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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스타그램 - 청주 복대동 '재경이네곱창'

#한우곱창 #점심영업 #숙성 #손질 #홍대전골

  • 웹출고시간2021.08.03 13:01:01
  • 최종수정2021.08.04 13:04:14
[충북일보] 뜨겁게 달궈진 무쇠판 위에 먹기 좋게 자른 한우곱창이 가지런히 놓였다. 노릇하게 구워진 곱창 옆으로 떡과 감자, 단호박, 버섯, 양파, 반쯤익은 염통이 익어가기를 기다린다.

다른 재료가 익기 전 곱이 가득한 곱창을 먼저 입에 넣으면 담백하고 고소한 쫄깃함이 느껴진다. 신선한 부추무침과 한 입, 뜨끈한 선지국과 한 입, 다양한 맛의 변주를 즐기다보면 금세 바닥을 드러낸다.

곱창은 원재료 가격에 비해 소비자 가격이 다소 높은 음식 중 하나다. 손질하는 이의 노력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특성 때문이다. 같은 곱창을 받았더라도 어떤 방법으로 손질하고 조리하는가에 따라 손님이 느끼는 맛은 크게 달라진다.
식당에서 파는 맛있는 음식에는 몇가지 조건이 붙는다. 좋은 재료와 정성, 일정한 맛이 기본이다. 기본을 지켜 만든 음식은 손님들이 먼저 알아본다. 손님들의 입은 냉정하다. 조금이라도 변했다 싶으면 돌아서는 것이 예사다. 첫인상과 같은 정갈한 차림과 맛이 유지되는 것이 장기적으로 손님을 끌어들이는 비법이자 관건이다.

청주 복대동 재경이네곱창은 단순하지만 명확한 이 시스템을 믿고 가게를 열었다. 타지역에서 오랜기간 곱창집을 운영했던 어머니의 맛으로 청주에서 승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이경호 대표와 직접 가서 맛보고 그 확신에 동의한 이재형 대표의 합작이다.

중학교 때부터 컴퓨터에 재미를 느껴 프로그래머의 길을 걸어온 이경호 대표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나면서 가장으로서의 변화를 시도했다.

프로그램의 논리와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작성하는 일에 익숙했던 이 대표는 동일한 결과값을 얻기 위해 늘 같은 작업을 반복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이경호대표

어머니가 세월로 만들었던 손맛을 정확하게 계량화했다. 물 한 컵도 허투루 넣지 않는 것이 한결같은 맛을 지키는 방법이다. 마늘을 갈아 넣은 땅콩소스나 전골에 들어가는 양념도 모두 가게에서 직접 만든다.

새벽까지 가게를 지키고도 다음날 오전이면 가게에 나온다. 음성 도축장에서 직거래로 받는 한우 곱창을 스스로 만족할만큼 여러번 세척하고 과일 등을 갈아 만든 비법 소스에 일정기간 숙성시킨다. 숙성을 거친 곱창은 또 한번 세척해 센 불에 구워낸다. 열기를 이겨가며 가장 먹기 좋은 상태로 굽고 잘라 손님 상에 올리는 것은 적어도 지불한 가격만큼은 대접받는 기분을 주고 싶어서다.

평소 곱창을 좋아하지만 아이를 키우느라 제대로 즐길 수 없는 아내를 보고 낮 시간에도 곱창을 원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대부분 저녁에만 영업하는 곱창 가게들과 차별화 하기로 결심하고 이왕 손질하기 위해 가게에 나와있는 시간에도 손님을 받는다.

낮 12시부터 영업을 시작하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낮 시간을 즐기기 위해 찾아오는 엄마들이 의외로 많았다. 몸이 조금 더 힘들면 만족하는 손님이 늘어났다. 곱창전골이 부담스러운 이들을 위해 출시한 홍대전골도 인기다. 영업 중간에 직원 식사를 위해 소특수부위로 만들었던 것이 메뉴로 자리 잡았다. 걸쭉한 맛을 빼고 깔끔하게 끓여내는 선지국도 곱창과 어우러진다.
ⓒ 재경이네곱창 인스타그램
부부가 함께 찾아와 40인분을 먹고 간 손님도 있다. 입맛에 맞는다며 5인분씩 추가를 계속하더니 8번의 재주문 끝에 10인분을 따로 포장해 가기도 했다.

방문 손님보다 배달이 많아진 시대지만 전골만 배달 메뉴에 넣고 곱창구이는 배달하지 않는다. 갓 구워 불판 위에서 먹는 맛을 도무지 재현하기 어려워서다.

곱창은 저녁에만 즐길 수 있다는 편견을 깨자 다양한 이들이 재경이네곱창을 찾는다. 한결같이 곱창을 매만지는 부지런한 손길이 한껏 부드러워진 맛으로 손님에게 전해진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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