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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강화만으론 확산세 못잡는다

확진자 증가에 거리두기 상향 패턴 반복
현행 방역지침 유명무실화…벚꽃길 행정명령 한계 드러내
"시기에 맞는 방역규제 조정 필요" 목소리

  • 웹출고시간2021.03.31 20:31:39
  • 최종수정2021.03.31 20:31:39

31일 청주 무심천변이 하얀 벚꽃으로 뒤덮이며 장관을 이룬 가운데 교복 차림의 학생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을 지키지 않고 벚꽃구경을 하고 있다.

ⓒ 김태훈기자
[충북일보] 현행 방역수칙 상당수가 유명무실화 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실효성 있는 방역지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감염 유형이 변하고 있어, 확진자가 늘면 방역규제만 강화하는 기존 패턴으론 더 이상 대응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충북도에 따르면, 충북에선 지난 2월 15일부터 오는 11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가 적용 중이다.

앞서 방역당국은 지난해 12월 1일 충북 전역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에서 1.5로 상향했다.

당시 청주와 제천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이어진 데 따른 조처다.

거리두기 1.5단계 발령 이전 2주일(11월 17~30일)간 도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41명이다.

이후 확산세가 잡히지 않자 같은 달 8일부터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격상했다.

직전 2주일(11월 24일~12월 7일)간 나온 신규 확진자는 215명으로, 1.5단계 상향 때보다 34.4%(74명) 증가했다.

지난 2월 14일까지 이어지던 거리두기 2단계는 이튿날 1.5단계로 하향됐다.

1.5단계 하향 직전 2주일(2월 1~14일)간 신규 확진자가 61명에 그치는 등 확산세가 다소 주춤했고, 거리두기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이 심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리두기 1.5단계가 시행된 지 40여 일만에 방역규제가 다시 강화되고 있다.

증평군은 지난달 25일부터 교회 관련 확진자가 쏟아지자 같은 달 28일부터 1일까지 5일간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올렸다.

청주시는 최근 1주일간 확진자 92명이 발생하는 등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1일부터 오는 11일까지 2단계에 준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기로 했다.

충북 전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될 움직임도 보인다.

도 관계자는 "거리두기 상향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시작되진 않았지만, 국내와 도내 상황을 볼 때 가능성이 크다"며 "어쩌면 이번 주말에 긴급 조치가 내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31일 기준 직전 2주일(3월 17~30일)간 도내 신규 확진자는 197명으로, 지난해 12월 8일 2단계 격상 당시(215명) 수준에 근접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행 방역 지침과 기준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주시의 경우 오는 11일까지 벚꽃길인 무심동로와 무심서로에서 △마스크 착용 △2m 이상 간격 유지 △음식물 취식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을 시행 중이지만, 방역활동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현재 청주시 서원구는 야간 단속반을 투입해 연일 청소년들의 집합금지를 위한 해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26일과 28일엔 500여 명의 인원을 해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저녁마다 학교와 학원을 마친 학생들이 무리지어 몰려오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인 근로자와 유학생 관련 집단감염 사례도 계속 나오고 있지만, 불법 체류자나 자취를 하는 유학생에 대한 방역관리는 사실상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도내 감염 유형이 다양화되고 무증상과 감염경로 불명 확진자가 늘고 있어 현행 방역지침으론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청주시민 김모(33)씨는 "식당 몇 군데만 가 봐도 '5명 이상 모임 금지'가 유명무실화 됐고, 관광지를 가면 거리두기가 사라졌음을 금세 알 수 있다"며 "언제까지 규제만 강화할 것인가.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31일 오후 6시 기준 도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청주 9명, 제천 2명, 증평 6명 등 17명이며 누적 확진자는 2천207명이다.

/ 신민수기자 0724sm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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