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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스타그램 - 청주 율량동 '커피미각'

#재사용 #커피찌꺼기 #아인슈페너 #로스팅 #카페마실가다

  • 웹출고시간2021.01.26 14:54:19
  • 최종수정2021.01.26 14:54:19
[충북일보] 환경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생각만으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실천하는 것만이 결과로 나타난다.

일상 속 작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텀블러를 이용하거나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포장이 많아진 요즘 불필요한 용기를 줄이고 다회용기를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열심히 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판매자가 기꺼이 불편을 감수한다면 훨씬 많은 이들이 자연스레 동참할 수 있다.

커피미각 허동욱 대표

청주 율량동의 '커피미각'은 앞장서 환경을 생각한다. 직업 군인으로 군생활을 했던 허동욱 대표는 20대 초반부터 커피에 대한 관심을 가졌다. 두루 다니면서 먹어보는 것은 물론 기계를 사들여 집에서 내려먹는 커피 맛을 알게된 뒤에는 원두를 구입해 로스팅하는 과정까지 다다랐다. 앞서 군생활을 마치고 로스터의 옷을 입은 아버지의 길과도 무관하지 않다. 아내를 포함한 모든 가족이 함께 커피를 공부하며 즐거움을 나눴다.

전역 3년 전부터 동욱씨의 색을 담은 커피숍을 구상했다. 전역 후를 차근차근 준비하며 비하동의 한 주택가에서 아내가 먼저 동네 카페를 열었다. 누구나 마실나오듯 편안하게 들러 차와 커피를 즐기는 공간으로 꾸렸다. 아늑한 공간에 어울리는 달콤한 맛도 준비했다. 로스팅한 커피와 특제 크림을 이용한 아인슈페너나 직접 끓이는 바닐라빈 시럽이 들어간 라떼 등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커피로 다가갔다. 손님들은 연령층을 불문하고 이들의 맛을 즐기러 찾아왔다.
ⓒ 커피미각 인스타그램
도심에서 멀지 않은 쉼터로 자리 잡았지만 조용하던 주택가에 누를 끼칠까 걱정됐다. 찾아오는 사람들이나 주차 문제는 어쩔 수 없더라도 환경 미화는 가능 할 것 같아 빗자루를 들었다. 비교적 고령 인구가 많은 동네 이곳 저곳을 돌며 매일 주변을 청소했다.

선의로 시작한 행동에서 깨달음을 얻었다. 카페에서 발생하는 쓰레기가 생각보다 많았다. 손님들이 들고나가는 컵부터 작은 비닐과 빨대까지 카페를 나서는 순간 쓰레기로 변했다. 커피 맛에 대한 자신감으로 시작한 공간이 생각지 못한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인근 제로웨이스트 샵과 교류하며 커피와 환경에 대한 고민을 이어갔다. 율량동으로 자리를 옮겨 커피미각을 열면서 그간의 고민을 온 공간에 녹였다. 커피향으로 가득한 널찍한 공간을 천천히 살펴보면 동욱씨의 노력이 보인다.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번 더 고민하면 충분했다. 커피미각에서 즐기는 커피 한잔은 환경에 대한 부담을 조금 내려놓을 수 있다. 빨대를 원하는 손님들에게는 플라스틱 빨대 대신 생분해 빨대를 제공한다. 커피를 담는 컵은 재사용이 가능한 세미텀블러 재질로 제작했다. 카페미각에 다시 가져와 커피를 담아가면 할인도 받을 수 있다.

여러번 사용할 수 있는 컵은 커피를 먹은 뒤에도 다른 음료를 마시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배달 서비스로 집에서 받아보는 손님들도 집에서 잘 사용한다며 만족을 표한다. 따뜻한 음료를 담는 종이컵은 뚜껑까지 종이로만 만들었다.
흔히 쉽게 재활용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종이캐리어도 접착제가 있어 제대로 재활용 되지 못했다. 접착제 없이 종이의 조립으로만 연결하는 캐리어로 변경했다. 단순히 비료나 방향제로 필요한 손님들이 찾았던 커피찌꺼기도 다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다.

조금만 찾아보면 커피찌꺼기(커피박)를 활용한 다양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커피를 내리고 남는 커피박은 연계된 공장으로 보내 새로운 형태의 연필과 화분으로 받아본다. 쿠키나 커피 외에 의미있는 선물을 원하는 손님들을 위해 선물 세트로도 구성해서 판매한다. 선물 세트 포장 역시 재사용이 가능한 에코백으로 제작했다.

커피 맛에 대한 자신감으로 시작한 커피미각은 커피를 마시는 순간은 물론 마신 후까지 생각한다. 이곳에서는 작은 죄책감도 없이 오롯이 커피맛을 음미할 수 있다. 동욱씨가 직접 고르고 로스팅해 맛보이는 커피 한잔은 환경에까지 맛있게 스민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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