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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스타그램 - 청주 북문로1가 비건빵집 '하일'

#비건빵집 #청주비건베이커리 #건강한빵 #두두 #빵스타그램

  • 웹출고시간2020.07.07 13:56:57
  • 최종수정2020.07.07 13:57:07
ⓒ 하일 인스타그램
[충북일보] 일반적인 빵집과 조금 다른 재료를 고집하는 가게가 있다.

베이킹이라 하면 흔히 떠올릴만한 재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그게 안 들어가도 빵이 된다고?'라는 의구심이 들 만큼 많은 재료가 배제된다. 대표적으로 달걀과 버터, 우유가 빠졌다. 모든 동물성 재료는 물론 흰 밀가루와 정제 설탕, 방부제, 첨가물, 색소와 유전자 변형 식품도 이곳에는 없다.

어느 여름날을 떠올려 '하일'이라 이름 지은 이 가게는 비건베이커리다. 채식주의자를 뜻하는 비건은 이전에는 소수의 사람들이 찾는 하나의 취향으로 치부됐다. 사회 전반적으로 환경과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비건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
실제로 이 가게를 찾는 손님들 가운데는 채식주의자가 아닌 사람들이 많다. 기본적으로 맛이 좋은 빵을 찾아오는 이들이지만 '기왕이면' 건강까지 챙길 수 있기에 하일을 선택한다.

비건 빵집 하일은 같은 자리 3층에서 마카롱 전문점 '반비반트'를 운영하던 부부가 지난해 11월 새로운 콘셉으로 문을 연 가게다.

최영석 김솔이 대표가 운영하던 '반비반트'는 이미 마카롱으로 유명한 맛집이었다. 베이킹을 배운 뒤 가장 예쁜 디저트를 선택했다. 마카롱에서도 건강하고 맛있는 맛을 찾았지만 온전히 비건베이커리의 이름으로 시선을 돌린 것은 좀 더 다양한 것을 시도할 수 있는 실력을 쌓은 뒤였다.
비건 빵이라 하면 종류가 한정적일 것 같지만 하일의 메뉴는 여느 빵집만큼 다양하다. 식빵은 홍국쌀, 공주 알밤, 꿀 고구마 등 국내산 신선 재료를 넣어 만든다. 크랜베리나 올리브, 깻잎이나 씨앗호떡 맛을 내는 특별한 식빵도 지속적으로 찾는 이들이 있다. 직접 텃밭에서 재배한 토마토를 말려 포카치아에 사용하기도 한다.

통밀 파운드에 들어가는 재료도 모두 부부가 직접 조리해 넣는다. 단호박을 찌거나 고구마를 구워 재료 본연의 달콤한 맛을 빵의 식감과 함께 느낄 수 있도록 만든다. 국산 팥을 쒀서 쑥과 함께 맛을 내는 쑥팥앙금 파운드도 남녀노소 좋아하는 메뉴다.

직접 졸여내는 사과를 이용한 애플크럼블과 콩가루를 더한 인절미 크럼블도 독특한 식감과 맛을 자랑한다. 처음 비건 빵으로 한계를 마주한 메뉴는 케이크였다. 생크림의 부드러움을 대신할 재료와 조리법을 수없이 고민한 끝에 연두부로 맛을 잡았다. 비건 초콜릿을 이용해 만든 두부 초콜릿 케이크는 알고 먹어도 비건 빵인지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완성도 있게 자리 잡았다.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철 과일 주스도 시럽이나 과일청 없이 생과일만 사용한다. 하일에서 판매하는 모든 메뉴는 원물의 맛이 곧 제품의 맛을 결정할 수밖에 없다. 과일과 채소가 가장 맛있을 때 가장 좋은 재료를 고심해 선택해야만 하는 이유다.

이들 부부가 하일에서 판매하는 것은 단순한 빵에 그치지 않는다. 건강을 전하는 건강 전도사의 느낌으로 새로운 맛을 전한다. 많은 이들이 기피하는 재료를 빼고도 충분한 맛을 낼 수 있음이 그 핵심이다.

아토피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이 새로운 맛을 알게 됐다며 감사를 표할 때 가장 뿌듯하다. 어린 자녀에게 안심하고 먹일 수 있어 좋다는 엄마들이나 손주가 사다 준 빵이 맛있었다며 찾아오는 노년층의 인사도 가슴 깊이 남는다.
어떤 경로로 먹어봤는지 모를 다른 지역 손님들도 꾸준히 택배 주문을 이어간다. 감사한 마음을 보답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하일의 빵 맛이다. 두고 먹어도 맛있게 먹을 방법에 관한 연구가 계속된다. 영석씨와 솔이씨는 더 많은 재료를 다양하게 풀어내려 노력하고 있다. 비건이라서, 알레르기가 있어서, 그렇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바꾸고 싶어서다.

하일의 빵이 진화를 계속할수록 조금씩 더 많은 이들이 행복해진다. 적어도 맛있는 것을 먹는 즐거움 앞에 소외되는 사람은 없어야 한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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