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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7.02 11:01:40
  • 최종수정2019.07.02 11:01:40
ⓒ 애쁘르팜 인스타그램
[충북일보] 첫사랑의 싱그러움이 가득하다는 '애쁘르과수원'이 지난해 농업회사법인 '애쁘르팜'으로 거듭났다. '애쁘르'는 윤보근 정은혜 부부가 운영할 사과 과수원의 이름을 고심하다 '애플'을 빨리 발음한 귀여운 어감으로 선택받았다.

미원에서 나고 자란 보근씨와 20여년 전 부모님의 귀농으로 미원에 발을 들인 은혜씨는 초등학교 동창이다. 어려서부터 똑부러진 성격을 자랑하던 은혜씨는 새까만 개구쟁이 보근씨의 첫사랑이었다. 추억 속의 초등학교 친구로 남을 뻔했던 이들은 대학 시절 동창회를 통해 다시 만났다. 이번엔 건장한 청년으로 성장한 보근씨가 은혜씨의 마음에 들어왔다.

이들에게 농업은 필연적인 무엇이었다. 부모님의 과수원을 잇고자 미래를 계획하던 보근씨는 농업고등학교를 거쳐 한국농수산대학에서 과수학과를 전공하고 있었다. 은혜씨는 대학을 졸업한 뒤 농업기술원에서 인턴 생활 중이었다.
ⓒ 애쁘르팜
다시 만난 이들은 6개월만에 결혼을 결심했고 부모님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24살 어린 나이에 함께 미원에 정착했다.

보근씨의 부모님이 심어두신 사과나무가 이들의 현재이자 미래가 됐다. 3천평 규모의 과수원은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했다. 청년 농부들이 그린 신혼의 단꿈은 함께 사과밭 살리기였다.

동이 트기도 전 어렴풋이 나무가 보이기 시작할 때부터 밭에 나가 해가 저물어 앞이 안 보일 때까지 일하기의 반복이었다. 시간이 날 때 떠난 여행은 유명 사과 산지 체험으로 대신했다. 경남 거창 등 사과로 유명한 곳은 모조리 찾아다니며 사과를 배웠다. '애쁘르과수원'의 지력을 증진시키고 수세를 안정시키는데 1년 여의 시간을 보냈다.

시행 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어엿한 청년 농부가 된 이들 부부에게는 사과가 달려야할 곳과 솎아내야할 곳이 눈에 보였다. 둘이 하기 빠듯한 업무량이었지만 일조량이 많고 일교차가 큰 애쁘르과수원에서는 당도가 높고 맛이 좋은 사과를 수확할 수 있었다.
정직한 농산품,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주창하는 이들 부부는 제초제나 비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8천평 규모로 커진 과수원의 풀을 일일이 뽑아내고 비료 대신 축사 퇴비를 이용해 미생물로 거름을 만들어 활용한다. 애써 생산한 사과는 직거래로 판매하고 사과즙 등 2차 가공품 판매에도 열을 올렸다.

이들 부부의 이야기는 2016년 '사과밭 첫사랑'이라는 제목으로 인간극장에 소개되기도 했다. 방송 이후 젊은 부부의 싱그러운 이야기에 매료돼 애쁘르과수원의 사과를 구매하고자 하는 이들이 몰려들었다. 수확할 때까지 알 수 없는 농산물의 특성상 판매 예약은 수확 2주 전부터 시작되지만 전화에 불이 난다는 말을 실감했다. 그때 맺은 인연 중 상당수가 몇 년째 단골 고객으로 연을 이어가고 있다.

애쁘르과수원이 한단계 더 성장한 것은 지난해 은혜씨의 언니 부부가 귀농을 결심하면서다. 바쁜 시기 일손을 거들던 박종관씨와 정지혜씨 부부는 부쩍 바빠진 과수원 사업에 손을 보태기로 했다. 은혜씨의 임신 소식과 맞물려 이뤄진 이들의 귀농에 애쁘르과수원은 2차 가공품 사업을 확장한 농업회사법인 '애쁘르팜'으로 다시 태어났다.

사과와 궁합이 잘 맞으면서도 수확시기가 겹치지 않는 품종으로 레드비트 재배도 시작했다. 사과와 비트를 조합해 색소, 향, 과당 등은 물론 정제수조차 넣지않은 착즙주스로 판매한다.
디자인과 마케팅 분야에서 수년간 근무했던 언니 지혜씨의 손길에 투박했던 애쁘르팜의 디자인이 새 옷을 입었다. 네이밍도 업그레이드 돼 '너하나면돼빨간사과' '너하나면돼비트사과' 등의 이름을 갖췄다.

일손이 늘자 할 수 있는 일은 더 많아졌다. 사과 농사는 여전히 바쁘지만 여러 종류의 2차 가공품 생산 판매는 물론 사과 비트청 만들기 같은 체험 활동도 운영한다.

어느덧 6년차에 접어든 젊은 농부들의 꿈은 신선하다. 언젠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커피 체인점이나 놀이 문화 공간이 애쁘르 과수원에 들어서게 할 생각이란다. '애쁘르팜'이 사과 과수원이나 농업법인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지역 유명 명소가 되게 할 셈이다. 젊은 농부들의 싱그러움이 과수원을 채웠다. 사과가 익기도 전에 상큼한 향기가 코 끝에 맴돈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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