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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12.19 17:46:10
  • 최종수정2018.12.19 17:46:10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 수필가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의 가산리(駕山里)와 남이면의 가마리(駕馬里)는 한자로 '駕'로 표기됐는데 남일면의 가중리(佳中里)와 남이면의 가좌리(佳佐里)는 '佳'로 표기됐다.

 남일면의 가중리(佳中里)는 남일면의 서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원래 청주군 남일상면의 지역으로서 옛적에 큰 인물이 살았다해 '대감(大監)이 사는 마을'이라는 의미로 '감실'이라 했는데 '감실'에서 '가암실, 갬실, 개미실'로 변화됐다고 전해진다.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가서리(佳西里), 거치리, 하가리(下佳里) 일부를 병합해 가중리(佳中里)라 해 남일면에 편입됐다.

 그런데 예로부터 한자로 가곡(佳谷)이라 표기한 것으로 보면 큰 인물이 살아서 '대감(大監)'의 '감'이 어원이 됐다고 하는 것은 글자의 음을 가지고 연상한 것으로 짐작이 된다. 중요한 것은 '감'이라는 어원이 보존돼 왔다는 것이다.

 가중리의 자연 지명은 개미실이며 상당구 남일면 장암동 방죽말마을과 남일면 가중리의 개미실마을 사이의 골짜기를 '개미실들'로 불린다. '개미실'은 '개미'와 '실'로 분석된다. '개미'는 '가마'가 변이된 것으로 보인다. 가마의 어원이 지명에서 '감', '검', '금', '가마', '가매', '고마', '가미', '가무'로 변이되고 나아가서 '거미, 개미, 개마, 개매' 등으로도 나타난다. 특히 '개미'의 경우 '감'에 조음소 '-이'가 붙어 '가미'가 되고, '가미'에 'ㅣ'가 첨가돼 '개미'로 실현된 것이다.

 다른 지역의 지명에서 예를 들어보면 진천군 덕산면 인산리의 개미실(가미실), 단양군 영춘면 동대리의 거무실, 음성군 원남면 주봉리의 거미들, 음성군 감곡면의 가미실(감미곡), 대구광역시 동구 신천동의 가무실(玄谷), 경북 봉화군 명호면 고계리의 거무실(蛛谷), 경남 사천시 서포면 선전리의 거무실, 경북 김천시 지례면 거물리의 거무실(거물, 검울, 금곡), 충남 예산군 예산읍 산성리의 거무실(검곡리) 등을 들 수가 있다.

 따라서 남일면 가중리의 '가'는 가미실(감실, 개미실)에서 그 어원을 찾을 수 있으며 '가마리'와 같이 '큰 마을'이라는 의미인데 가미실과 가서리, 하가리 등의 중심되는 마을이라 해 '중'을 붙여서 '가중리'가 된 것이며 가서리는 개미실의 서쪽이기에 '가서리(佳西里)'라 한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면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의 가좌리(佳佐里)는 어떤 의미를 가진 이름일까?

 가좌리(佳佐里)는 본래 청주군 남이면의 지역으로서 가재가 많이 있으므로 가재울, 가재골 또는 가좌곡(佳佐谷)이라 했는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서당리(書堂里), 거치리(巨致里)와 정암리(亭岩里), 양촌리(陽村里), 공수동(公須洞)의 각 일부를 병합해 가좌리(佳佐里)라 했다. 가재가 많아서 가재골이라 했다고 전해지는 마을 유래를 받아들이기에는 전국에 가재울이라는 지명이 많이 존재하므로 공통되는 유래를 찾아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가재울이라는 지명은 진천군 덕산면의 신척리를 비롯해 충남 논산시 상월면 석종리, 충남 홍성군 홍동면 금당리, 충남 예산군 삽교읍 신가리, 충남 홍성군 광천읍 상정리, 충남 당진시 송악읍 가교리, 충남 서산시 해미면 석포리, 강원 횡성군 우천면 상하가리, 경기 양주시 광적면 우고리, 경기 포천시 가산면 마전리, 경기 이천시 부발읍 가좌리, 경기 화성시 팔탄면 가재리,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가재월리 등 많이 있는데 한결같이 '가재'라는 음을 따라서 가재와 연계시키고 있으나 한편으로 산에 둘러 싸인 지형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산줄기의 '가지(갖)'가 그 어원일 것으로 추정해볼 수가 있다.

 실제로 남이면의 가좌리 인근에 있는 갈원리도 가지리(佳芝里)와 구미리(九尾里)를 병합해 지어진 이름이며 이곳 가지리 마을에 있는 가지뜰을 가재뜰이라고도 부른다.

 따라서 남이면 가좌리는 산줄기의 한 작은 능선을 산이 갈라진 작은 가지로 보아 '가지울'이라 했던 것이 가재울로 변이됐으며 가재울을 한자로 표기하다보니 가좌리(佳佐里)가 된 것으로 추정이 된다. 이와같이 남일면의 가중리(佳中里), 가산리(駕山里), 남이면의 가마리(駕馬里), 가좌리(佳佐里) 등에 쓰인 '가'는 같은 소리이지만 그 뿌리는 모두 다른 것이니 지형과 관련지어 생각하면 그 의미를 쉽게 알 수가 있고 구분도 쉬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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