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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준

전 음성교육장 / 수필가

청주의 상당산성에서 낭성으로 가다보면 현암리, 무성리, 지산리를 지나 낭성에 이르게 된다. 낭성면 갈산리는 지나는 길목이 아니고 현암리에서 일부러 찾아들어가야 하기에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으나 것대산에서 상당산성, 구녀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의 여러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갈산리에서 합쳐져서 감천을 이루게 되므로 산촌이면서 들판도 이루어 일찍부터 사람이 모여 살기에 적합한 조건을 갖춘 곳이었다.

남한강의 지류인 달천강은 예로부터 물맛이 좋기로 이름이 났으며 조선 3대 명수의 으뜸이 바로 달천수였다고 하니 달천강이 굽이굽이 흐르는 충북 지역의 사람들은 참으로 복받은 사람들이다. 이 달천강의 발원지가 속리산 천왕봉이라고 하지만 청주의 감천도 지류로서의 또 다른 발원지임에 틀림이 없다.

갈산리에는 말구리고개, 절골, 안골, 새치발골, 산소골, 달기밭골, 아낭골, 돈돌백이골, 둔버골, 사주뱅이들, 돼지미등이, 둔막골, 방아다리들, 잿밭 등 순수한 우리말로 이루어진 자연 지명들이 많이 남아 있어 물 좋고 산 좋은 청정 지역임을 말해주고 있다.

그러면 갈산리라는 지명은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을까?

산에 칡이 많아서 갈미, 갈산(葛山)이라 하였다고 전해지고 있으나 사실은 마을 동쪽에 우뚝 솟은 가래산(해발 543.2m)에서 비롯된 지명이다. '갈미, 갈산(葛山)'과 '가래산'은 결국 같은 말인데 어느 말이 먼저 생겼는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으나 지형에서 산줄기나 물줄기는 여러 갈래로 갈라지게 되므로 지명에서는 '가래, 갈'이 '가르다'의 어근으로서 '여러 갈래로 가르다, 갈라지다'의 의미로 쓰이고 있다.

가래산의 위성사진을 보면 산의 지형이 유난히 여러 갈래로 갈라진 모습을 볼 수가 있으므로 이 산의 이름을 가래산이라고 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인근에 있는 미원면 대신리의 '갈매봉(해발 512.2m)'도 원형은 '갈미봉'이므로 역시 산줄기가 갈라지는 봉우리의 의미를 지닌 지명인 것이다.

전국의 지명에서 '갈미, 갈산, 가래산'을 찾아보면 충남 서산시 갈산동, 충남 홍성군 갈산면, 경기 이천시 갈산동,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갈산동, 인천 부평구 갈산동, 전북 익산시 갈산동, 대구 달서구 갈산동을 비롯하여 충북 진천군 이월면 사곡리의 갈미들, 충남 아산시 음봉면의 갈미,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신갈리의 갈미, 충남 예산군 광시면 동산리의 갈미들, 충북 제천시 백운면 평동리의 갈미, 경기 하남시 감북동의 갈미, 경북 청송군 부남면 하속리의 갈미, 전북 남원시 아영면 의지리의 갈미들, 전북 남원시 대산면 수덕리의 갈미산, 전북 남원시 화정동의 갈미산골, 대구 달성군 유가읍 본말리의 갈미들, 경기도 이천시 율면 고당리의 가래산, 충북 괴산군 괴산읍 동부리의 가래산, 경북 문경시 가은읍 죽문리의 가래산들 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나타난다.

'가르, 가라, 갈'은 한자로 표기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로 변이가 이루어진다.

'가르, 가라, 갈'이 '갈라지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알고 그 의미를 한자로 표기한 지명은 '가지'의 의미를 가진 '지(枝)'로 표기하였고, 그 의미를 모른 채 한자로 표기한 지역은 어느 산에나 흔하게 있는 칡으로 해석하여 '갈(葛)'로 표기하거나 '가래'를 가래나무로 해석하여 '추(楸)'로 표기하기도 하였다. 음성군 삼성면 덕정리의 '가래실'은 한자로 '지내곡(枝內谷)'으로 표기하여 '가래실'로 읽을 수 있도록 조음소 '내(內)'를 첨부하였지만 '갈미'의 원형은 '가래잣'이므로 '가래잣'이 '가래정'으로 불리다 보니 '가래나무 정자'의 의미로 해석하여 '추정(楸亭)으로 표기한 지명도 많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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