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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8.25 14:26:04
  • 최종수정2021.08.25 14:26:04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 / 수필가

단양군 대강면에는 경북 예천군 상리면과의 경계를 이루는 곳에 '올산(兀山)'이라는 곳이 있다. 소백산에서 남으로 뻗어내린 백두대간 줄기가 도솔봉을 지나 황장산이 이르기 전에 해발 1천100m의 시루봉이 있고 그 시루봉에서 북쪽으로 원통암 계곡과 남조천을 가르며 그 사이에 솟은 산봉우리가 이름 그대로 우뚝하게 솟은 올산이다. 온통 바위로 이뤄져 있어서 다채로운 모양의 바위가 비경을 이루기도 하지만 조망이 일품인 암산이 바로 올산인 것이다.

첩첩산중에 있어 감히 접근하기조차 어려운 곳으로서 단양에서 가장 깊은 산골짜기 마을의 대명사로 불리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산행을 즐기는 등산 애호가들 사이에 널리 알려지고 단양의 사계절 관광휴양지로 개발을 시작하는 등 급속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해발 858m의 올산은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올산은 소유올산(所由兀山)이라고도 한다'는 기록이 있으며 소백산과 올산의 형세를 표기하고 그 사이에 죽령을 표기함으로써 오래 전부터 중요한 위치로 인식되어 온 산임을 알 수가 있다. 또한 '여지도서(輿地圖書)'에 의하면 '올산리는 군의 남쪽 30리에 있으며 올산리 마을 북쪽에 올산이라는 산이 있다'고 한 것으로 보아 오랜 옛날부터 '올산리'라는 마을에 주민이 살아온 것으로 보인다.

'올(兀)'을 한자 사전에서 찾아보면 '우뚝하다, 높고 위가 평평하다, 민둥산이 되다, 머리가 벗어지다' 등의 의미를 지닌 글자이며 사람의 머리를 의미하기도 한다.

지명에서 '올'이 지명 요소로 쓰인 지명은 찾기가 드물지만 변이형인 '울, 을, 월'이 쓰인 지명은 각 지역에 많이 찾아볼 수가 있다.

'울'이 쓰인 대표적인 지명으로 경상도에 위치한 '울산'과 강원도의 설악산의 유명한 '울산바위'를 들 수가 있는데 두 지명 간에 얽힌 재미있는 유래가 널리 회자되고 있다.

옛날에 금강산 산신령이 금강산을 천하제일로 만들기 위해 전국에 있는 명산에서 1만 2천개의 봉우리를 선착순으로 초청을 했다. 울산에 있는 바위가 이 소식을 듣고 금강산에 가기 위해서 길을 떠났다가 금강산까지 가지 못하고 설악산에 머물게 되어 울산바위라고 불리게 됐는데 울산 원님이 이를 알고는 설악산 신흥사 주지 스님에게 세금을 받아가려 하자 신흥사 동자승의 기지로 세금을 내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울산바위가 실제로 울산에서 옮겨온 것이 아니라 우연히 이름이 같아서 이러한 유래가 생겨났을 것이다. 그렇다면 울산이라는 이름의 어원은 당연히 울산광역시의 울산에서 찾아보아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울(蔚)'자가 울산광역시의 지명으로 사용된 것은 선사시대에서 그 연원을 찾을 수 있다. 삼한시대에는 울산광역시 울주군 웅촌면과 경상남도 양산시 웅상읍에 걸쳐 당시 소국인 우시산국(于尸山國)이 위치하고 있었는데, 이두의 표기법에 의해 울산으로 불리게 된다. 흔히 이두에서는 '시(尸)'를 'ㄹ'의 표기로 사용했으므로 '우(于)+ㄹ+산'이 되는 것이다.

아마도 '울뫼나라, 울산국' 정도로 불리지 않았을까 추정된다. '울'은 우리말의 옛말에서 울타리, 혹은 성(城)을 의미한다. 따라서 울뫼나라는 '성으로 둘러싸인 나라'나 '산이 성처럼 둘러싸인 나라'의 의미로 볼 수 있으며, '울뫼'가 '울산'이라는 지명으로 굳어졌다고 볼 수 있다. '울'을 한자어로 표기하기 위해 무성하다는 의미의 '울(蔚)'자를 차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단양군 영춘면 만종리의 '울미', 충남 태안군 남면 거아도리의 '을미, 을미도', 경남 창원시 진해구 수도동의 '을미도', 경기도 시흥시 산현동의 '을미', 경기도 시흥시 조남동의 '을미골' 경북 울진군 근남면 진북리의 '을미골' 인천시 중구 북성동의 '월미도' 등에서 보면 '울'과 '울'의 변이형인 '을, 월' 등이 공통적으로 '미(山)'의 앞에 쓰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울'은 산을 울타리처럼 둘러싸고 있는 지형의 형세를 묘사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단양의 '올산'에서 '올'은 '울'에서 변이된 것으로서 '산으로 둘러싸인 지형이나 마을'을 가리키는 것으로 '울산'과 어원을 같이 하는 말로 볼 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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