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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주말 생활민원 불통 '단수'엔 주민 분통

'단수대란'에 무용지물… 일부 시민 당직실 찾아 항의
이승훈 시장 부재 중 市 재난시스템 가동 안해 사태 악화… 위기관리 시스템 정비 필요

  • 웹출고시간2015.08.03 20:10:19
  • 최종수정2015.08.03 20:10:02
[충북일보=청주] 청주시 상당구와 청원구 일대 9개 동에서 발생한 단수사태로 위기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단수가 발생한 지역 시민들이 가장 큰 불만을 제기한 부분은 상수도사업본부 담당자와의 전화 연결조차 안 됐다는 것.

2일 오후 9시30분께 상당구 금천동 부영5단지 아파트 단지에서 급수차가 물탱크에 물을 공급하고 있다.

ⓒ 안순자기자
청주시는 전화 한통을 다양한 생활민원을 해결할 수 있는 바로콜(☏120)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번 단수 사태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주민등록, 가족관계, 여권, 지방세, 상하수도 요금, 불법 주정차, 환경개선부담금, 교통유발부담금에 대한 민원 전화를 해당 부서에 연결해주는 선에 그칠 뿐 긴급전화로는 활용되지 않고 있다.

그나마 평일 민원 집중 접수시간(오전 9시~오후 6시)에만 운영되고 주말에는 바로콜이 운영되지 않아 곧바로 시청 당직실로 연결돼 당직실에 근무하는 직원 3~4명이 전화 민원을 일일이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지난 1~2일에는 단수로 민원전화가 폭주하며 수화기를 내려놓기 무섭게 전화벨이 울려댔다.

그러나 당직실마저 상수도사업본부와 연락이 제대로 닿지 않아 실시간으로 정확한 정보를 받지 못하면서 시민들에게 "곧 수돗물이 공급될 것"이라는 답변만 할 뿐이다.

일부 시민은 전화 연결이 되지 않자 직접 당직실을 찾아와 강력히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안전정책과에서 재난 발생 시 재난상황실을 가동할 수 있지만 이번 단수는 재난에 속하기 어렵다고 보고 재난시스템을 가동하지 않았다.

청주시가 폭염과 열대야로 무더위에 고통받는 시민들의 불편과 단수 규모 등 사태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했더라면 탄력적으로나마 재난상황실을 가동할 수 있었지만 이번 단수 사태에서는 고려되지 않았다.

사실상 컨트럴타워의 판단과 결정이 아쉬운 대목이다.

휴가를 갔다가 긴급 복귀한 이승훈 시장은 3일 기자들과 만나 "사실상 이번 단수는 재난에 가까웠다. 재난상황 대응 매뉴얼에 맞춰 대응했어야 하는데 안이하게 상수도사업본부에만 맡기다가 상황이 악화됐다"고 인정한 뒤 "책임 소재를 분명히 가려 엄중 문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읍·면사무소와 동주민센터의 현장 대응능력도 논란이 되고 있다.

2일 오전 8시20분께 단수가 발생한 동별로 주민센터 직원이 소집, 급수차와 병물지원에 투입됐지만 지역마다 행정력에 차이를 보이며 시민들은 상대적 소외감을 경험해야만 했다.

시민 A씨(탑대성동)는 "단수예고는커녕 언제 물이 공급된다는 말도 없어 내수읍 초정리에 가서 물을 길어 왔다"며 "홀몸노인이나 장애인 가구 등은 이번 단수로 목숨까지 위협받을 수 있었는데 청주시가 단수 사고를 너무 가볍게 인식한 것 같다"고 비난했다.

이어 "무심천 하상도로 통제나 폭염주의보 등 안내문자는 잘도 보내더니 이번 단수사고는 왜 이렇게 늑장대응을 한 것인지 이해가 안된다"며 "먼저 알려주지 못할 바에는 전화라도 제대로 받아야 했는데 책임지고 알려주는 공무원 하나 없으니 답답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 안순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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