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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 없는 '단수'에 씻지도 못한 청주시민

금천·용담동 등 1천300여 가구 수돗물 공급 중단
市, 비상급수 없이 미온적 대처 일관에 사태악화… 시민들 "주말 폭염에 화장실도 못 가"

  • 웹출고시간2015.08.02 19:33:37
  • 최종수정2015.08.03 19:28:19
[충북일보=청주]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주말, 청주 통합정수장 도수관로 연결공사로 청주 일부지역 수돗물이 이틀 동안 단수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시는 도수관로 연결공사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단수 문제를 간과했을 뿐 아니라 비상급수나 시민 안내 등에 미온적으로 대처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청주시 통합정수장 현대화사업은 낡고 오래된 영운·지북정수장을 대체할 12만5천t(하루 공급 용량) 규모의 현대식 정수시설을 짓는 사업으로 오는 12월 말 준공 예정이다.

2일 새벽 2시께 청주시 상당구 지북정수장 인근에서 통합정수장 도수관로 연결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 박태성기자
청주시에 따르면 상당구 지북정수장 인근 통합정수장 도수관로 연결공사로 1~2일 24시간 동안 금천동과 용담동, 용정동, 용암동, 탑동, 수동, 주중동과 상당구 고지대·청원구 일부 지역 등 1천300여 가구에 수돗물 공급이 중단됐다.

최초 단수가 이뤄진 시간은 지난 1일 오후 6시께.

상당구와 청원구 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지북정수장 가동을 중단하고 서원구와 흥덕구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한국수자원공사의 도수관로을 연결하는 수계전환을 하고 공사에 들어가 단수는 예상치 못했다. 이에 단수 예고 안내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

하지만 수돗물 공급이 펌프식이 아닌 자연유화방식으로 물이 저층부터 고층으로 차오르다 보니 고지대에 있었던 상당구와 청원구 일부 지역에서 단수현상이 발생했다.

이날 오후 밤 10시20분께 시 관계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는데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해 공사가 지연됐다. 상수도관 파열에 따른 단수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펌프를 가동시켜 일부 지역은 물이 공급되기 시작했다"며 "밤 11시~11시30분 사이는 정상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얼마 가지 못해 또다시 단수됐다.

시는 단수 이틀째인 2일 오후 3시50분께 보도자료를 내고 단수의 원인을 전날 오후 6시께 발생한 도수관로 파열 때문이라고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시는 "800㎜와 900㎜ 수도관을 연결하는 이음부가 갑자기 높아진 수압을 이기지 못하면서 누수가 발생한 것 같다"고 밝혔을 뿐 전날 연결공사 지연에 대한 내용은 한 줄도 언급하지 않았다.

도수관로 연결공사에 이어 도수관로 파열에 따른 복구가 지연되면서 시민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시는 수자원공사와 소방서 등의 협조를 받아 급수차량 12대, 병물 지원차량 3대, 소방차 1대 등을 투입했으나 대규모 단수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았다.

특히 시가 단수에 따른 안내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면서 시민들도 큰 혼란에 빠졌다.

시는 단수 안내 예고는커녕 단수 피해가 확산된 2일 오전이 돼서야 시청 홈페이지에 '수돗물 단수 안내'라는 제목의 공지사항을 게시했다.

청원구 내덕동에 사는 장모(여·25)씨는 "토요일(1일) 오후 6시께 집에 들어왔는데 물이 나오지 않아 구청에 전화문의를 했더니 알아보겠다고 한 뒤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며 "단수와 관련해 아무런 예고를 해주지 않아 씻는 것은 물론 화장실도 못 가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시민 이모(여·32·상당구 용암동)씨는 "갑자기 물이 나오지 않아 봉명동에 있는 친정집까지 아이들을 데리고 가 씻기고 젖병을 닦았다"며 "어떻게 사전 안내도 없이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안순자·박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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