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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파업 첫날 표정

학생들 빵·우유로 끼니…단축수업도
도내에서만 47개 학교 급식 차질
"사정 알지만…" 원성 고조

  • 웹출고시간2014.11.20 19:31:00
  • 최종수정2014.11.20 20:07:54

비정규직들의 파업으로 청주 샛별초 급식소가 썰렁한채 학생들에게 나눠줄 빵과 우유가 학급별로 나뉘어 있다.

20일 낮 11시40분. 점심시간이 임박했지만 청주시내 산남동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은 텅 비어있었다.

평소 같으면 1천140명과 66명의 교직원에게 배식할 점심 준비로 한창 분주했을 때다.

충북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20일 충북도교육청 정문에서 집회를 갖고 비정규직들의 처우개선을 요구했다.

충북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가 정규직과의 차별 철폐를 요구하며 이날부터 이틀간 파업에 돌입하면서 충북도내에서만 47개 학교에서 급식 차질이 빚어졌다.

이 탓에 이 학교 학생들은 급식실 대신 교실 한 쪽에서 학교 측이 나눠준 단팥빵과 오렌지 쥬스, 우유, 바나나, 귤 등으로 끼니를 때웠다. 한창 성장할 학생들에겐 매우 적은 양이라 짜증섞인 반응이 많았다.

1학년 3반 김모(8)양은 "집에서 엄마가 도시락을 싸줘서 가지고 왔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급식 중단에 따라 대체식을 제공한다는 가정통신문을 받아보고 이른 아침부터 도시락을 챙겨주느라 분주했다.

청주 샛별초의 한 교사가 학생들에게 빵과 우유를 나눠주고 자신이 싸온 김밥을 학생들에게 펼쳐 주고 있다.

또 교사가 집에서 김밥을 만들어 도시락을 싸오지 않은 학생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또 청주분평초와 제천화산초는 급식이 실시되지 않아 단축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급식이 이뤄지지 않은 대부분 학교에서는 21일에도 빵과 음료수 등 대체식을 제공할 예정이다.

청주 일부 초등학교 정문에는 자녀들에게 도시락을 주기위해 학교를 찾아온 부모들이 자녀들과 짧은 인사만 나눈 채 도시락을 전달해주기도 했다.

학부모 이모(여.35)씨는 "파업이 아무리 정당하다고 해도 아이들 밥 먹는 문제로 장난치면 안 된다"며 "지금 학부모들 사이에서 원성이 자자하다. 직장에서 일하다가 급하게 왔다"고 말했다.

중학교 다니는 딸을 둔 정모(여.45)씨는 "식당에 도시락을 맞춰 지금 가지고 왔다. 급식 일하시는 분들 사정은 알겠지만 급식을 가지고 파업을 하는 것을 학부모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아이들 밥 먹는 문제는 좀 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시내 한 초등학교 교장은 "조리종사원들이 파업에 참가하느라 점심 배식을 하지 못해 방과 우유로 대체했다"며 "어린 학생들은 이벤트 쯤으로 여길 수도 있겟지만 학교측으로서는 아주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날 도내에서는 급식종사자 280여명 등 비정규직 조합원 400여명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47개 학교에서 급식에 차질을 빚었다.

충북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정규직과의 차별 해소를 요구하며 20일 전면파업에 돌입함에 따라 도내 47개 학교에서 급식 차질이 빚어졌다. 청주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점심식사로 빵과 우유를 나눠주고 있다.

ⓒ 김태훈기자
각리초 등 42개 학교는 빵과 우유로 급식을 대체했으며, 제천 신백초는 외부 업체에서 배달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전체 480개 초·중·고교 가운데 433개 학교에서는 정상급식이 이뤄졌다.

연대회의의 파업과 관련해 충북도학교운영위원회협의회와 청주학교운영위원회협의회는 이날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대회의의 파업을 규탄했고 충북교총도 파업중단을 요구했다.

한편 연대회의가 21일에도 파업을 예고함에 따라 급식에 또 한 번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김병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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