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틀샵 - 74. 청주 복대동 '블라썸빈' 이혜영 대표 [충북일보] “고향은 조치원이에요. 남편을 따라 청주에 오게 된 거죠. 아이들이 자라나는 동안엔 일할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아이를 돌보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짧았거든요. 그런데 결국 내 손이 덜 필요해지는 순간이 오더라고요. 공허했죠. ‘나는 어디로 갔나’하는 생각이 들던 찰나. 뜬금없이 찰떡이 생각났어요. 친엄마가 늘 해주셨던 그 찰떡이요.” “딸 부잣집의 둘째예요. 명절마다 여자들이 쪼르르 앉아 음식을 만드는 게 일이었죠. 친정은 종갓집이었으니까요. 추석 시즌엔 송편 공장이 따로 없을 지경이었죠. 누군 반죽을 치대고, 누군 구멍을 내고, 누구는 소를 채우며 몇 시간을 내리 송편만 빚는 거죠. 컨베이어 벨트 위에 송편이 돌아가는 기분이랄까요. 시집을 와 가장 좋았던 건 명절 격무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는 거예요.(웃음) 시어머님이 격식을 많이 없애주셨거든요. 송편을 빚은 건 결혼하고 3년 정도 뿐이었죠. 그래도 여전히 송편은 싫어요.(웃음)”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떡집을 차렸어요. 일도 재밌고, 손님들도 많았어요. 하지만 육체적으로 감당이 안 되더라고요. 방앗간처럼 쌀을 나르며 떡을 찌다보니 어깨를 사용할 수 없는 지경이 오게 된 거죠. 눈물을 머금고 일을 그만 뒀어요. 몇 년간 요양을 했고요. 그러다 떡에 대한 욕심이 다시 꿈틀대더라고요. 머리에 전구가 번쩍 하고 켜졌어요. 맞춤형 방식의 작고 예쁜 떡이 떠오른 거죠. 디자인을 공부한 제 전공도 활용할 수 있는.” “꽃 종류가 너무 다양해졌어요. 떡케익을 만드는 저희 입장에선 구현할 수 있는 디자인이 풍부해진 셈이죠. 플라워 잡지를 보거나 꽃꽂이를 할 때도 모두 영감이 돼요. 다양한 꽃 디자인에 호박이나 녹차, 비트 등으로 색감을 입히는 거죠. 여자라면 꽃을 다 좋아하잖아요. 그래서인지 꽃모양의 떡케익을 보고 있으면 흐뭇해져요. 제게 꽃다발 선물을 중단한 남편에 대한 서운함도 사라졌고. 콩을 싫어하는 아이들도 앙금 꽃은 신나게 먹어주는 게 고맙기도 하고.” “동생이 공방 일을 도와줘요. 중학교 때부터 내 옷을 몰래 입고나가는 얄미운 동생이었지만. (웃음) 특히 이 공방을 하면서 몰랐던 동생의 능력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어요. 꽃꽂이를 즐겨하는 동생의 감이 굉장히 좋거든요. 정보검색능력도 탁월해 어떤 정보를 원하면 열배가 넘는 결과물을 가져오는 아이죠. 동생이지만 너무 든든해요. 나보다도 내 자신을 빠꼼히 알고 있어 불편할 때도 있지만.” “앙금플라워는 떡을 예쁘게 꾸미는 거죠. 하지만 본질은 떡에 있어요. 떡이 맛이 없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으니까요. ‘예쁜 쓰레기’를 만드는 건 의미가 없잖아요. 떡의 맛은 쌀의 선택이 중요해요. 떡의 용도로 보통 저렴한 쌀을 구입하게 되는데, 그것부터 틀렸어요. 몇 천원 차이라도 좋은 쌀을 사용하면 확실히 떡의 맛이 달라지거든요.” “가족들이 전부 술을 못하지만 술떡만큼은 좋아해요. 떡을 쪄내면 알콜향은 사라지지만 묘한 감칠맛이 남거든요. 유통기한도 조금 길어지고요. 남들이 술 먹을 일이 있다면, 저희 가족은 대신 술떡을 나누곤 하죠 (웃음).” “떡 수업을 배운지 얼마도 되지 않아 많은 주문을 받아오신 분이 계셨어요. 주문량을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하소연 하시더니 뚝딱 주문받은 양을 만들어내더라고요. 깜짝 놀랐죠. 본인은 손재주가 없다고 하셨는데 떡 만드는 소질은 탁월했으니까요. 결국 떡 수업이 끝날 때 쯤 수업료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유유히 사라지셨어요. (웃음) 기특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그렇던데요.” /김지훈·김희란기자 2015.11.23 | 지도 크게 보기 © NAVER Corp.
[충북일보] 의대 증원을 둘러싸고 의료계와 정부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충북대학교병원 교수 1명이 사직을 선언했다. 이는 의정 갈등으로 인해 사직하는 첫 사례다. 충북대병원 김석원 정형외과 교수는 29일 의대 구관 첨단강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7일 충북대 의대 기자회견을 통해 사직 의사를 밝힌 후, 오는 5월 1일을 사직 희망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다음 달 10일 마지막 외래진료를 끝으로 사직서 수리와 상관없이 병원을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의 의대 2천 명 증원안과 필수의료패키지는 아무리 이해해 보려고 해도 근거도 없고 문제가 있는 정책"이라며 "사직서 제출 후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의대 정원 정상화를 위해 나름대로 싸움을 이어가며 노력했지만, 이제는 버틸 힘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지난 22일 고창섭 총장은 의대 교수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가 지원한다고 하니 다른 지방 거점 국립대병원 정도는 돼야겠다고 싶어 200명 의대 증원안을 냈다는 무책임한 발언을 했다"며 "정말 의대 정원이 200명이 된다면 그 학생들을 가르칠 자신이 없다"고 한탄했다. 김 교수는 자신이 돌보던 환자들에 대해서도 사죄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정부가 30일 글로벌 혁신특구 지정을 확정 발표하는 가운데 충북은 첨단재생의료 특구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이 분야의 최종 후보 지역으로 선정된 청주 오송은 인프라가 잘 갖춰졌고 바이오 개발 전주기를 지원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클러스터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혁신특구는 규제를 최소화하는 네거티브 규제가 적용된다. 오송이 유치에 성공하면 바이오와 첨단재생의료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하는데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28일 충북도와 충북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30일 규제자유특구위원회를 열어 글로벌 혁신특구를 신규 지정할 예정이다. 앞서 중기부는 지난해 12월 충북(첨단재생바이오), 부산(차세대 해양모빌리티), 강원(AI 헬스케어), 전남(에너지 신산업) 4곳을 최종 후보지로 선정했다. 위원회는 규제·실증·인증·허가·보험 등 글로벌 기준에 맞는 제도가 적용되는 특구 지정을 결정해 5월 고시할 방침이다. 1차 관문을 무난히 통과한 충북은 최종 지정도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청지인 청주 오송은 연구개발 등의 기획 단계부터 실증, 사업화까지 원스톱 추진이 가능한 것이 최대 강점이다. 국내 바이오산업의 메
[충북일보] 가격 하락 영향으로 전국 마늘 재배면적이 감소세로 돌아섰으나 충북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마늘·양파 재배면적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전국 마늘 재배면적은 2만3천291㏊로 2023년(2만4천700㏊)보다 5.7%(1천410㏊) 감소했다. 통계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마늘 재배면적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마늘과 달리 가격이 오른 양파는 기대 심리가 상승하며 재배면적도 늘었다. 전국 양파 재배면적은 1만8천628㏊로 2023년(1만7천282㏊)보다 7.8%(1천347㏊) 증가했다. 충북은 마늘·양파 재배면적 모두 증가했다. 충북 마늘 재배면적은 765㏊로 1년 전(669㏊)보다 14.2%(95㏊) 증가했고 양파 재배면적은 74㏊에서 137㏊로 84.9%(63㏊) 증가했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카미스)를 분석한 결과 29일 기준 마늘 1㎏(상품) 가격은 9천854원으로 전년 대비 18.86% 하락했고 양파 1㎏(상품) 가격은 2천830원으로 21.2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 안혜주기자 asj1322@han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