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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12.01 16:17:28
  • 최종수정2019.12.01 16:17:28

김병규

전 상당고 교장·교육학박사

역사의 연구(A Study of History)라는 명저를 낸 영국의 석학 A. J. Toynbee(1889~1975)는 말년에 한국의 효 사상을 알고는 감격에 겨워 '한국이 인류사회에 기여할 것이 있다면 부모를 공경하는 효자상(孝子像)일 것'이라 하였다. 삼대가 오순도순 모여 형제간 우애롭고, 윗사람을 공경하는 모습은 인류를 위하여 가장 필요한 사상이라 할 정도였다.

얼마 전 퇴임 교장 모임에서 만추 나들이가 있었다. 섬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한 선배가 작금의 한심한 정치행태를 비판하자 한참 후배가 목소리까지 변해가며 대든다. 옆에 있던 사람이 나지막이 '저 사람은 대깨문이구만'하기에 찾아보니 대가리가 깨져도 문00라는 뜻이란다. 이 무슨 해괴한 소리인가. 정치가는 교주나 스타도 아니요, 단지 국민이 생업에 전념하고자 대의제로 내세운 사람일 뿐 모름지기 정치의 근본은 국민에 있다. 국민을 위하여 정치를 잘 하면 지지해 주고 잘못하면 선거를 통해 잘 할 사람으로 대체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다. 옛날 군주제에서조차 국왕이 정치를 잘못하면 반정(反正)을 하였는데 '나라를 팔아도 문00'라는 말도 있다니 경악할 일이다. 이는 나라를 발전시켜야 하는 기본 책무가 있음을 망각하고 단지 정치가에게 감정적인 포커스를 맞춘 소치도 있겠다.

정치에서 포퓰리즘이나 파시즘은 절대 조심해야 함을 세계대전의 역사가 말해준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일제라는 군국주의자들에게 식민통치를 당해 본 아픈 상처가 있으니, 독일 사람들이 나치즘보다도 나치즘을 묵인했다는 사실을 후회하고 있음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텐데 말이다.

우리 역사에서 국론이 크게 나뉜 적은 당쟁도 있었고, 전쟁 이후 나라 처리를 놓고 찬탁이냐 반탁이냐 등으로 의견이 갈린 때도 있었다. 그런데 요즘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진영 논리는 좌빨이니 수구꼴통이라는 원색적 표현 때문이 아니라 세대 간 갈등을 야기하는 후폭풍 때문에 이보다 더 염려스럽다. 컴퓨터가 나오면서 기계에 어두울 수밖에 없는 윗사람을 대하는 젊은이들의 존경심이 약해졌다. 휴대폰으로 SNS가 확산될수록 노인의 지혜가 점점 더 쓸모없어지는 사회가 되었다. 비록 그러할지라도 인류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인 어르신에 대한 공경문화가 정치적 기회의 필요로 조장된 보수와 진보라는 진영논리 때문에 흔들리고 있다. 외국에서는 정치문제 정도야 카페에서 차 한 잔 놓고 벌이는 대화거리이다. 그런데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에서는 공적인 자리는 고사하고 가족 모임에서도 정치적인 이슈는 민감한 문제로 여겨 말도 삼가는 추세이다. 선대의 좋은 점을 후대가 이어받는데서 발전이 이루어지는데 후배가 선배를 능욕하는 마당에 무얼 더 바라겠는가. 정치가야 표 하나가 소중하니 그럴 수 있다손 상황을 냉정히 살펴야 할 책임은 국민에게 있는 것이다. 이성적으로 대처해야 할 국민이 맹목적 추종을 하고 있으니 '조빠'니 '개싸움' 운운도 나오는 것이다. 이러다가 우리나라에서 집단 파시즘이 나오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하겠으며, 그 피해가 아무 잘못도 없는 우리 후손에게 고스란히 넘어가게 되면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증오 광기 복수는 모든 면에서 버려야 하며, 특히 정치에서 증오와 광기 복수는 개인은 물론 국가를 망치게 만든다. 지역 간 단절은 도로와 교량으로 푼다지만 세대 간 갈등은 무엇으로 풀 것인가. 세대가 단절되면 존경받는 사람도 사라지고 선대의 자랑스러운 역사조차 계승이 요원해질 것이다. 외국에서도 부러워하는 '효경사상'을 이러다 책에서나 찾게 될까봐 걱정된다.

'인류에게 가장 큰 비극은 지나간 역사에서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하는 것이고, 역사를 모르면 우리는 같은 역사를 되풀이할 수밖에 없게 된다.' 역시 토인비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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