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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2.22 14:33:59
  • 최종수정2024.02.22 14:33:59

신한서

전 옥천군 친환경 농축산과장

요즘 명절을 앞두고 사과 등 과일값이 크게 올랐다. TV, 신문 등 언론에서는 "금값"이란 제목을 뽑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하지만 물가지수 가중치가 사과는 불과 2.3으로 사실상 가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총 가계지출비 1천 원이면 2.3원에 불과하다. 물가지수가 커피 8.8, 빵 6.8, 치킨 8.6에 비교하면 그 진실을 금방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사과, 배 등 농산물이 전체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취급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물가 당국과 일부 언론의 무분별한 보도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최근 통계청에서 2022년도 기준 소비자 물가지수 가중치를 발표하였다. 정부는 5년마다 소비자 물가 가중치를 개편하였지만, 이번에는 급격한 변화 추세를 감안하여 2년 만에 발표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2020년 일시적으로 증가했던 농산물의 소비자 물가 가중치가 다시 감소하였다. 쌀은 2020년 5.5에서 4.2로 23% 하락하여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외식 커피는 7.2에서 8.8로 22%나 증가하였다. 1990년도 쌀의 가중치는 45.3이었고, 외식 커피는 2.4이었다. 쌀은 32년 만에 10분 1로 떨어졌다. 1인당 소비량 감소와 쌀값이 상대적으로 오르지 않아 가계지출 비중이 줄었기 때문이다. 외식 커피 가중치는 쌀의 19분의 1에 불과하던 것이 현재는 쌀의 2배로 커졌다. 가정에서 매달 쌀 구입비가 1만 2천 원이면, 외식 커피는 2만 5천 원을 쓰는 셈이다.

그렇다면 소비자 물가 가중치란 무엇인가? 가계에서 일상생활을 위하여 구매하는 상품가격과 서비스 요금 변동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지수를 말한다. 즉, 2020년 기준으로 전체 1,000에서 458개 조사 품목 각각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주요 품목 가중치를 살펴보면, 휴대전화 29.8, 라면 2.4 반려동물 5.9, 중고생 학원비 13.8, 해외여행 5.5이다.

78개 농축산물 조사 품목 중, 쌀 4.2, 사과 2.3, 딸기 1.5, 배추 1.3, 쇠고기 11.7, 돼지고기 9.8, 달걀 3.0에 불과하다. 눈에 띄는 것은, 휴대전화, 커피, 반려동물, 해외여행 가중치가 쌀보다 더 높다는 사실이다.

지난해부터 유례없는 흉작으로 사과값이 강세를 보이자, 언론들은 뒤질세라 금(金) 사과라는 제목을 뽑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공급이 부족하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데도 언론은 사과를 금으로 만들었다. 지난 가을배추도 사과 신세가 됐다. 9월 비수기에 반짝 금 배추가 되는 바람에 매기가 줄어 성출하기 11월에는 평년 이하로 값이 내렸다. 유난히 극심했던 무름병과 싸우며 간신히 김장철에 물량을 공급한 농민들은 값이 폭락하여 가슴에 피멍이 들었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농산물 가격을 두고 "금값, 고공행진, 천정부지" 같은 수식어를 마구 붙인다. 이어서 소비자들을 카메라 앞에 세워놓고 "장보기 두렵다, 지갑 열기가 무섭다."라는 인터뷰를 유도한다.

이와 같은 일부 언론 보도에 소비자들이 구매를 망설이면 그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의 몫이 된다. 그리고 정부도 툭하면 농산물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긴급 수입하겠다며 농민의 가슴에 돌을 던진다.

사실, 농산물 가격이 밥상 물가와 밀접한 것은 맞지만, 구매 단위당 금액도 세지 않고 소비자 물가지수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다. 전체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실정이다.

기상이변이 상존하고, 생산비 폭등, 인력난, 밀려오는 수입농산물 등으로 고통받는 농민들을 외면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농산물값이 오를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고 실제 가계지출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다. 농산물은 가격과 수요변화가 비례하지 않는 비탄력적인 특성이 있다. 또한, 생산량이 조금만 넘쳐도 값이 폭락하고 조금만 모자라도 값이 뛰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 언론이나 물가 당국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조금이라도 헤아려 주시길 바란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3고 시대에 급등한 농자재값, 인건비 등으로 농민들이 많은 고통을 받고 있다. 설상가상 농산물값이 물가 폭등의 주범으로 취급받고 있는 현실이 씁쓸하고 답답할 따름이다. 더 이상 농산물 앞에 "금값, 천정부지, 고공행진"이란 수식어를 남용하는 사례가 없기를 농민의 한사람으로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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