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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6.29 15:40:27
  • 최종수정2024.01.25 14:15:06

신한서

전 옥천군 친환경 농축산과장

지난 5월 29일 월요일, 석가탄신 대체공휴일이다. 빗방울이 겁도 없이 차창에 마구 뛰어내린다. 오전 9시부터 옥천 로컬푸드 직매장에서는 개장 4주년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서둘러 그곳으로 운전대를 돌렸다. 삼양 사거리를 지나 좌회전해 직매장으로 진입하려는 순간, 차량이 밀려 꼼짝달싹하지 않는다. 벌써 몰려온 사람들과 차량으로 북새통이다.

옥천 로컬푸드 직매장이 개장 4년 만에 누적 매출 178억 원을 달성했다. 하루 평균 1천200만 원, 연간 60억 원이다. 누적 방문객만도 65만 명으로 하루 평균 459명이 직매장을 찾고 있다. 참여 농가가 400여 호나 되며 소비자 회원은 1만 2천여 명에 달한다. 이 중 대전 시민이 약 30%나 된다. 3년 연속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먹거리 지수 A등급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여기서 잠시 옥천 로컬푸드의 지난 발자취를 더듬어 보자.

세상사 모든 것이 그냥 공짜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옥천 로컬푸드 직매장도 예외가 아니다. 마트 한구석에 나무 가판대 몇 개 설치하고 지역농산물을 전시한다고 해서 로컬푸드 직매장이 금방 되는 것이 아니다. 선각자 정신을 가진 일부 농민들의 희생과 지자체가 힘을 합쳐 20년 이상 노력한 결실이다.

지난 2004년 6월 12일 옥천 흙살림 회원(회장 주교종) 20여 명이 양평 팔달 생명살림 연대를 찾았다. 필자는 당시 친환경농업 담당 계장으로 함께했다. 마침 이곳을 방문한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을 우연히 만났다. 장관은 옥천 흙살림 회원들이 방문했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에서 즉석 강의를 자청했다.

"농민들이 더 이상 아스팔트 농사를 짓게 해서는 안 됩니다. 왜 이경해 열사가 저 먼 칸쿤에서 할복자살을 해야 합니까? 상생이란 게 뭡니까? 개방 압력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할 게 아니라 개방으로 얻은 이익을 농촌에 그만큼 투자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재미 본 놈 따로 있고, 죽어가는 놈 따로 있습디다. 여러분은 이제 친환경농업 일꾼으로 거듭나주시기를 바랍니다. '벌레 먹고 못생겨도 더 맛있고 안전해요' 이 구호를 힘차게 외쳐주시기 바랍니다." 김 전 장관은 친환경 유기농업을 뿌리내려 다른 자치단체의 모범이 되어 주기를 당부했다. 이때부터 뿌린 씨앗들이 자라서 오늘의 '옥천 로컬푸드 직매장'이란 열매를 맛볼 수 있게 된 것이다.

2006년에는 학교급식 지원조례를 제정하고 친환경 농민들이 옥천 살림영농조합 법인을 조직했다. 쌀과 두부를 시작으로 학교급식 품목을 점차 확대해 오늘에 이른다. 그 당시 농업협동조합조차 거들떠보지도 않던 학교급식을 농민들이 시작한 것이다. 품목을 바꿔가며 기반을 다지기 위해 안간힘을 아끼지 않았다. 학교급식에 그치지 않고 어린이 급식과 간식, 경로당 쌀 지원 등 다양하게 영역을 넓혀가면서 옥천 푸드 지원조례를 만들었다. 이를 기반으로 2019년 5월 개장한 옥천 로컬푸드 직매장이 날이 갈수록 성장하고 있다. 우선 공공일자리 수십 개가 만들어졌다. 농민들은 본인이 생산한 농산물을 스스로 가격을 결정해 유통마진을 줄이고 지근거리에서 좋은 가격을 받는다. 다품목 소량 생산의 중·소 가족농에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할 수 있게 되었다.

옥천 살림협동조합의 규모가 커지면서 지역사회에서의 위상과 역할도 매우 커졌다. 우선 연간 매출액이 74억 원에 달하고, 임직원이 30여 명이나 된다. 주민의 건강과 지역사회에 미치는 공공성이 어느 단체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제는 초심을 잃지 않고 좀 더 투명하고 건전한 운영으로 주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속 가능한 푸드플랜 사업추진이 불가능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안전한 먹거리, 지속 가능한 친환경농업을 위하여 헌신 노력한 분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특히 이선우 산계들 영농법인 대표, 주교종 옥천 살림 이사, 신한중 전 옥천 살림 대표와 김흥수 후배 공무원의 노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평생을 옥천 농정에 몸담아 왔던 군민의 한사람으로서 로컬푸드 직매장만 생각하면 옥천이 자랑스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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