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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서

전 옥천군 친환경농축산과장

"어머니, 제 등에 업히어 꽃구경 가요, 세상이 온통 꽃 핀 봄날 어머니는 좋아라하고 아들 등에 업혔다, 마을을 지나고 산자락에 휘감겨 숲이 짙어지자, 어머니는 그만 말을 잃고 잠시 눈을 감는다. 솔잎을 따서 가는 길에 뿌린다. 아들아 내 아들아 너 혼자 내려갈 일 걱정이구나…"

고려장하러 가는 것을 알면서도 어머니는 오히려 아들이 내려갈 때 길 못 찾을까 걱정하는 가슴 절절한 장사익 선생의 '꽃구경' 노래 가사다.

농촌은 이미 초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고 시골은 거대한 경로당으로 변했다. 특히 고령의 홀몸 어르신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요즘 어른들의 가장 큰 화두는 현대판 고려장, 요양원에 가는 문제다. 어떤 어르신은 여간해서는 아프다는 말을 자식들에게 하지 않는다. 병원에 간답시고 요양원에 보낼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누구나 가끔 나이가 들면 삶을 어떻게 마무리할까 고민에 빠지게 된다. 그저 사는 날까지 건강하게 살다가 함께 살아온 가족들과 평생 살던 집에서 생을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일 것이다. 몸도 마음도 허약해진 어른들이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과 낯선 환경, 현대판 고려장 요양원에서 생을 마감한다는 것은 죽기보다 더 싫을 것이다.

요즘 어른들은 며칠 보이지 않으면 대부분 요양원에 가 계신다. 필자는 요양원에 갔다가 건강이 회복되어 다시 집으로 돌아온 사람을 아직 보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충남 보령시에서는 새로운 개념의 농촌 가족 형태로 살아가는 공동생활 홈을 운영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고령 홀몸 어르신들을 위한 공동생활 홈 사업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토지는 마을 영농조합 법인에서 구입하고 보령시가 건축비와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총 일곱 명이 거주할 수 있는 규모다. 1층에는 화장실 딸린 방이 다섯 개, 2층에는 두 개가 있다. 1인 1실을 사용하며 거실과 부엌은 공유한다. 같이 살되 충분히 사생활은 보장받는 건물 구조다. 운영결과 특히 입주자 자녀들이 가장 반기고 있다. 도시에 살기에 자주 찾아뵐 수 없는데 수시로 안부를 확인해 줄 수 있는 사람이 항상 옆에 있어 마음이 놓인다. 함께 계신 분들이 모두 부모님 같다며 고향에 올 때마다 고마움을 전한다.

생활비도 줄었다. 특히 겨울 난방비가 크게 줄었다. 그동안 집에서는 추운 겨울에도 연료비가 무서워 전기장판만 켜고 살았다. 지난겨울에는 난방 걱정 없이 보냈다. 운영비는 시청과 노인회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충당한다.

농촌의 고령화가 심각하다. 자녀들은 모두 도시로 떠나고 반평생을 함께한 반려자는 먼저 저세상으로 갔다. 홀로 외롭게 지내다 제때 돌봄을 받지 못하고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2021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고독사 실태를 보면 3천300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1% 정도에 달한다. 공동생활 홈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서로 얼굴 보고 이야기하면서 밥을 같이 먹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돌봄이 된다. 여기에 다 함께 텃밭을 가꾸고 거기서 나오는 제철 농산물을 함께 먹는다는 것, 흙을 만지며 농작물이 커가는 모습을 본다는 것, 평생을 살아온 마을에서 이웃들과 함께 생을 마감한다는 것, 모든 어른들의 소망이자 버킷리스트가 될 것이다. 봄이 오면 고령의 어른들도 현대판 고려장, 요양원 걱정 없이 마음 놓고 꽃구경 갈 수 있는 그런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야 한다. 특히 농협에서 지자체 협력 사업으로 추진하면 딱 이다. 8억 원의 혈세로 농사에 그렇게 필요도 없는 예초기를 2천 대씩이나 공급하지 말고 이런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지자체 협력사업의 기본 취지에도 부합할 뿐만 아니라 존경받는 조합장으로 농민들의 가슴속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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