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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스타그램 - 청주 율량동 디저트카페 '멜팅타임'

#파블로바 #로키로드초콜릿 #바나나푸딩 #마카롱 #청주카페

  • 웹출고시간2021.07.06 13:23:14
  • 최종수정2021.07.07 11:26:13
[충북일보] 메뉴를 주문하면 짧은 편지가 따라온다. 컵 홀더나 디저트 상자에 몇 줄 담긴 손글씨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매번 다른 문구가 컵을 감싼다. '멜팅타임'이라는 귀여운 글씨 밑에 커피잔이나 웃는 표정이 함께다. '예쁜 일들만 가득하세요' '달달한 하루 보내세요' 등 별 것 아닌 한 줄의 메시지가 손님들의 입가에 웃음으로 번진다.

멜팅타임의 시작부터 2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임유경 대표의 손글씨는 손님들과의 대면이 쑥스러웠던 사장님의 소통 방법이었다. 처음 자신의 가게를 열었을 땐 손님이 들어오면 커튼 뒤로 숨거나 CCTV로 가만히 지켜보기도 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어려워도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한줄 한줄 진심을 담아 손님들에게 적어 건넨 메시지가 이제는 이런저런 요청사항이 생길 만큼 특별한 멜팅타임의 콘텐츠가 됐다.
15년 전 방송된 드라마가 멜팅타임의 시작이었다. 화면 속으로 보이는 제빵의 매력에 빠진 중학생 유경씨는 취미로 제빵학원에 등록했다. 가루였던 재료가 부드러운 반죽 덩어리가 되고 숙성과 성형을 거쳐 향긋한 빵 냄새를 내며 부풀어 오르는 과정은 화면 너머로 본 것보다 재미있었다.

단지 취미로 배우려던 빵에 대해 다른 감정이 들었던 것은 처음 완성한 따뜻한 단팥빵부터다. 잔뜩 구운 첫 빵을 가지고 집에 가면서 택시기사님께 건넨 단팥빵 하나로 어색했던 공기마저 따끈하게 데워졌다. 갓 구운 빵이 전하는 빵 이상의 무언가가 특별하게 와닿았다.

꾸준히 취미로 익혀온 제빵은 전공으로도 이어졌다. 취미로 배운 기술에서 크게 나아가지 않는 대학에서의 교육에 약간의 실망을 느끼며 실전으로 뛰어들었다. 현장에서의 빵은 달랐다. 끊임없는 새로움이었다. 수많은 종류의 빵을 배우고 만들며 10여 년을 빵과 함께 보냈다.

멜팅타임 김도균·임유경 대표

빵을 구우며 만난 남편의 제안으로 둘만의 가게를 준비한 것이 멜팅타임이다. 좋아하는 빵이지만 다른 가게에서 일할 때는 원하는 대로만 만들 수는 없었다. 정말 만들고 싶은 제품만을 손님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다. 그간 해온 제빵보다는 디저트류에 집중해 보기로 했다.

처음 서너 가지에 불과했던 멜팅타임의 제품들이 지금은 20여 가지가 넘는다. 유경씨가 먹어보고 싶은 메뉴가 한 달에 하나씩 신제품으로 출시되고 손님들의 성원 때문에 생긴 메뉴도 있기 때문이다.

가게를 준비하면서 연마한 파블로바는 여행에 관해 찾아보던 중 마음이 갔던 디저트다. 달걀흰자와 설탕 등으로 만드는 간단한 머랭 케이크지만 재료 비율에 따라 전혀 다른 식감과 맛을 낸다. 생크림과 딸기 등으로 마음껏 달리 꾸밀 수 있어 이채롭다. 구름을 입에 넣은 듯한 느낌에 파스스 부서지는 맛이 손님들이 꼽는 멜팅타임 파블로바의 매력이다.
ⓒ 멜팅타임 인스타그램
견과류를 좋아하는 유경씨가 더 맛있게 먹고 싶은 욕심으로 배워온 것은 로키로드초콜릿이다. 마시멜로와 견과류가 듬뿍 들어간 초콜릿은 독특한 식감과 맛으로 인기를 끈다.

무스 케이크처럼 부드러운 맛을 자랑하는 바나나 푸딩은 인근 숙소에 머물다 맛보러 온 승무원들이 현지보다 맛있다고 극찬하기도 한다.

빅토리아 케이크, 흑임자갸또, 얼그레이, 녹차 등도 남녀노소 입맛을 만족시킬 흔하지 않은 케이크를 연구하다 출시한 메뉴다.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14가지 종류의 마카롱이나 라즈베리 잼까지 제한적인 달콤함을 유지한다. 모든 메뉴에서 지나친 단맛을 느끼긴 어렵다. 엄마가 만든 것은 무엇이든 입에 넣으려는 다섯 살 딸 덕분이다. 신제품을 맛보는 아이의 영상은 맛을 짐작하게 하는 것을 넘어 보는 이의 기분마저 충전시킨다.
수제 디저트 맛집이라는 명성 뒤로 잠시 미뤄둔 빵 제품들도 곧 내놓을 생각이다. 담백하고 든든한 식사 대용 빵이 매장에 준비되면 식사와 디저트까지 온전히 즐길 수 있을 듯하다. 먹어보고 싶어도 흔히 볼 수 없었던 디저트가 이곳에는 있다. 마음의 무게를 덜어내는 시간은 디저트 한 입의 여유면 충분하다. 멜팅타임을 나서는 손님들의 발걸음이 가볍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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