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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발 투기…충북 지역사회 의혹 수면 위로

청주 넥스트폴리스·음성 맹동인곡산단
"일반에 개발 계획 발표 전 땅 구매" 풍문
정부·지자체 연관된 사업 전수조사 필요

  • 웹출고시간2021.03.08 21:15:46
  • 최종수정2021.03.09 16:12:54

청주지역 개발 예정부지 곳곳에 보상을 염두에 둔 행위로 의심되는 묘목 심기가 만연한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동네 주민 등은 지난해 중순부터 이러한 행태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입을 모았다.

ⓒ 독자제공
[충북일보] 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의혹이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과연 신도시 뿐일까'라는 의구심이 지역사회에 퍼지고 있다.

충북 도내에서 진행 중이거나 마무리된 각종 대규모 택지·산업단지 개발 사업 과정에서도 지역 공직자들이 이와 비슷한 행위를 했을 수 있다는 풍문(風聞)이 일고 있다.

이에 도내 개발 사업 관련 기관과 관공서가 앞장서 발본색원을 목표로 전수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추진되는 충북 도내 사업에서도 보상금을 목적으로 한 '관계자들의 투기'가 의심되는 사례는 찾아볼 수 있다. 우선 '청주 넥스트폴리스 산업단지 조성 사업'이다.

충북도의회 산업경제위원회는 지난해 6월 충북개발공사가 제출한 '청주 넥스트폴리스 산업단지 조성 사업 추진 계획안'을 원안 의결했다.

청주지역 개발 예정부지 곳곳에 보상을 염두에 둔 행위로 의심되는 속칭 벌집들이 즐비한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동네 주민 등은 지난해 중순부터 이러한 행태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입을 모았다.

ⓒ 독자제공
충북개발공사는 첨단산업벨트 구축 등을 위해 오는 2027년까지 청주시 청원구 정상·정하·정북·사천동 일원에 산업용지(68만㎡), 주거·지원시설용지 53만㎡) 등 총 189만1천574㎡(약 57만 평)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 사업 내용이 일반에 공개된 건 지난해 1월, 연초다.

사업 계획이 발표된 이후 투기행위가 성행했다. 넥스트폴리스 사업 계획 발표 이후 개발행위 허가지역으로 묶인 지난해 8월 말까지 예정지 내 건축허가는 200건으로 집계됐다. 99㎡(30평) 이상 40건, 99㎡ 이하 160건이다.

사업 내용 공개 이후 '눈에 보이는' 투기 행위는 예상된 일이다. 하지만 이보다 앞서 '지역 위정자'들의 토지 매입이 있었다는 의혹이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넥스트폴리스 예정지 내 곳곳에는 속칭 '벌집'이 수도 없이 들어서 있다. 관리되지 않은 채 묘목들만 심겨진 밭 또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지역 정관계 인사들이 수년전부터 이 곳에 '벌집'을 짓고 묘목을 심었다"는 풍문은 더 이상 숨길 일도 아니다.

청주 넥스트폴리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음성군 맹동면과 금왕읍 일대에서 추진되는 171만㎡ 규모의 '음성 맹동·인곡 산업단지' 조성사업에도 의혹이 눈길이 머물고 있다.

충북개발공사가 추진하는 맹동·인곡 산업단지는 올해 착공해 오는 2024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맹동·인곡 산업단지 계획이 일반에 공개된 것은 지난 2017년 2월께다. 토지 보상은 현재진행형이다.

LH 직원들의 투기의혹에 대한 보도가 이어진 후 인근 지역민들 사이에선 "어디 기관 관계자라는 사람들이 산단 조성 계획 발표 전에 땅을 많이 사들였다"는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다.

청주 넥스트폴리스, 음성 맹동·인곡 산단에 앞서 '충북혁신도시' 사업에서도 관계자들의 투기가 있었다는 의혹들이 속속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지역 경제계 인사는 "LH 직원들의 투기의혹을 'LH 직원 전수조사'에서 그칠 게 아니라, 정부·지자체 기관 등이 연관된 사업은 전수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행정력 낭비가 아닌 더 투명한 행정·정치를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특히 민감한 부동산 문제에 공직자들이 연관됐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서민들의 박탈감이 상당하다"며 "박탈감 해소를 위해서라도 확실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성홍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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