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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11.15 12:17:02
  • 최종수정2017.11.15 15:03:40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수필가

영동군 영동읍에는 미선나무 자생지와 배밭으로 유명한 매천리(梅川里)라는 지명이 있다. 문의의 미천리는 '미'를 '美, 米' 등 좋은 의미의 한자로 표기하여도 소리가 좋지 않은 이미지를 연상하게 되므로 원래의 아름다운 의미를 되찾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어원을 밝혀본 바가 있다. 그에 비하여 매천리는 '매화(梅)'의 의미를 지닌 한자로 표기함으로서 듣는 사람에게 좋은 이미지를 연상하게 해 주는 훌륭한 지명임에 틀림이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어원을 밝혀보면 미천리와 매천리는 결국 같은 말에서 나온 것이고 매천리라는 지명이 미천리의 어원을 찾아주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재미있는 일이 아닌가?

영동의 매천리는 본래 영동현 남남일면 마군천리(馬郡川里)였다가 1909년 영동군 군내면 매천리로 바뀌었고, 1914년 행정구역통폐합에 따라 매천리라 이름하고 영동면에 편입하였다. 이곳에는 자연마을인 매끄내와 밴드골(반곡동), 새심이(鳥心洞)가 있는데 밴드골은 굽지 않고 평평하며 반듯한 골짜기라 하여 불리워진 반드골이 밴드골로 변하였고 한자로는 반곡동(盤谷洞)으로 표기하였다. 여기에서 매천리는 원래 매끄내라 불리어 왔는데 매끄내란 용두봉 끝 냇가의 의미라고 한다. 즉 이를 풀이해 보면 '매'는 용두봉이라는 산을 의미하는 '뫼'가 '매'로 변이된 것이며, '끄'는 '끝'을 나타내고 '내'는 하천을 뜻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자연 환경의 형태를 가지고 땅이름을 지은 전형적인 지명의 형태로 보인다.

매천(梅天)이라는 말은 여름을 달리 이르는 말인데 아름다운 의미를 지니고 있으므로 한자 표기로는 다르지만 소리로는 같은 음을 가진 '매천'이 예로부터 선비들의 호로 많이 쓰였다.

매천(梅泉)은 조선 초기 명재상 황희 정승의 후손인 황현의 아호이며, 매천(梅川)은 조선 중기의 문신 신희복의 호이기도 하다.

매천(梅泉) 황현은 1910년 한일합병조약 체결 소식을 듣자 비통함을 이기지 못하고 며칠 동안 식음을 전폐하다가 9월 10일 절명시(絶命詩)를 남기고 자결하였으며 '매천야록(梅泉野錄)'을 남겼다. '매천야록(梅泉野錄)'은 6권 7책으로 된 필사본으로서 한말 위정자의 비리, 비행, 외세의 침략과정, 특히 일제의 만행, 우리 민족의 끈질긴 저항 등이 실려 있어 식민통치가 끝날 때까지 세상에 드러낼 수 없었다. 저자도 죽을 때, 바깥 사람에게 보이지 말 것을 자손에게 당부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부본(副本) 1부가 상하이(上海)에 망명해 있던 지우(知友) 김택영(金澤榮)에게 보내져, 김택영이 '한사계'에 내용의 일부를 인용하면서 처음 세상에 알려진 것이다.

이와같이 선비들의 호에 쓰인 매천(梅泉)과 매천(梅川)을 보면 '泉, 川'이라는 한자가 지형지물을 나타내므로 출신지나 연고지인 지명을 호로 쓴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예전에 '매천'이라는 지명이 여러 지역에 두루 쓰였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지금도 다른 지역에 남아 있는 매천리라는 지명을 찾아보면

대구광역시 북구에 매천동(梅川洞)이 있다. 조선 광해군때 송원기(宋遠器)가 폭정을 간하나 이를 듣지 않자 자신의 호를 '벙어리(언어 장애인)'이라는 뜻에서 '아헌(啞軒)'이라고 고치고 현재 매천동 지역에 내려와 매역서원(梅易書院)을 세워 후진을 양성했는데 여기에서 매남(梅南)이라는 마을 이름이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이 지역에는 '매남, 못안'이라는 자연 지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매남이라는 지명은 일반적으로 '뫼넘이<무너미, 매남이'에서 온 말로 거꾸로 '매남'에서 '매천'으로 변이되어 온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가 있다.

따라서 '샘'과 관련지어 '물'의 의미로 부터 파생된 '물내리, 무내리, 무리실'등의 지명이 만들어진 반면 다른 한편으로는 '산에 있는 샘에서 흘러내리는 내'의 의미에서 '뫼'가 '매' 또는 '미'로 변이되어 '매천. 미천'이라는 지명으로 쓰이는 두 가지 변이 과정으로 설명해 볼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매천리와 미천리는 '산에 있는 샘에서 흘러내리는 내'의 의미에서 '뫼'가 '매' 또는 '미'로 변이되었다는 점에서 결국 같은 말임을 알 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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