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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고발-퇴진운동…서원대 사태 ‘악화일로’

  • 웹출고시간2008.03.12 15:55:5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충북 서원대학교 재단과 설립자, 교수회, 총학생회 등 대학 구성원간의 내재된 갈등이 표출되면서 16년을 끌어온 서원대 사태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서원학원(옛 운호학원) 전 이사장 강기용씨(1978년 작고)의 차남 인욱씨는 12일 “박인목 서원학원 이사장이 2003년 법인인수 당시 조건으로 내걸었던 법인부채해결 등 협약서상의 약속사항(사재 100억원 출연 등)을 4년이 넘도록 전혀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박 이사장이 최근 발표한 대체부동산 제시 등 학내분규 수습책도 전혀 믿을게 못된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불거지고 있는 교수진간의 갈등과 총학생회의 반발 등 일련의 학내분열사태를 보면서 설립자의 아들로서 할일이 뭔가 고심해왔다”면서 “학내 구성원을 기만하고 학원을 나락으로 몰고가는 박 이사장에 대해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강씨는 이날 오전 형인 인호씨 명의로 작성한 고소장을 흥덕경찰서에 제출한 뒤 오후 2시 청주 복대동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 이사장을 사기.소송사기.업무상배임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소장에서 강씨는 ▲박 이사장이 2002년 법인인수 당시 납입키로 했던 현금 53억원의 경우 입금계좌표를 발급받은 직후 돈을 인출하고 계좌를 해지한 점 ▲서원학원 운영권을 부당하게 인수해 교육부와 학내 구성원을 속인 점 ▲교육부의 감사에 따라 결정된 53억원 재예치 지시를 현재까지 이행하지 않은 점 ▲법인부채 해결부 담보물을 임의처분한 점(배임) 등을 고소이유로 들었다.

강씨는 “서원학원은 부친을 비롯한 가족과 학교 구성원이 피땀을 흘려 만든 결정체”라면서 “정직하지 못한 현 이사진을 퇴진시키고 학원을 정상화하는데 마지막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해 ‘복귀’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법인측이 강씨의 이 같은 고소에 대해 맞고소를 추진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서원대 사태는 전현직 이사진간의 법정공방이라는 중대 국면을 맞게 됐다.

1992년 설립자(강인호씨)의 해외도피로 인한 당시 교육인적자원부의 이사승인취소결정과 부도 사태로 촉발된 서원대 사태는 후임 최완배 이사장의 도피, 관선이사 파견, 박인목 현 이사장 영입 등으로 이어졌지만 외형상으론 안정을 되찾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총학생회가 이달초부터 “박 이사장이 2003년 재단을 인수할 당시 조건으로 내세운 법인채무 변제 등을 통한 학내 분규를 해결할 의지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이사장실 점거 농성에 들어간데 이어 교수회(의장 조명화교수)마저 재단퇴진운동에 나섬으로써 휴화산이었던 학내갈등이 재점화됐다.

총학생회와 교수회는 박 이사장이 밝힌 학원정상화 방안에 대해 ‘지난 4년간의 거짓말을 몇년 연장하겠다는 술책에 불과하다’면서 이사장 퇴진 요구란 카드를 꺼내 재단측을 압박하고 있다.

교수회는 하루 전 운영위원회를 열고 다음주부터 교수.직원.학생 등 구성원을 상대로 재단퇴진을 위한 서명운동에 들어가기로 했다.

반면, 20여 명의 교수들로 구성된 ‘서원대 안정을 바라는 교수모임(안교모)’은 교수회의 재단퇴진결정을 반박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내거는 등 교수회 등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한편 교수회가 지난해 박 이사장의 교비횡령 의혹을 수사해달라며 제출했던 내용의 진정서는 이날 혐의없음 결정이 내려졌지만 교비 7억원 횡령 혐의로 이들이 고소한 사건은 진행 중이다.

학원내분사태에 위기를 느끼고 설립자측과 공조를 취하기 시작한 채권단은 다음주 중 공식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고 현 재단을 압박해 나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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