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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03.11 15:58:5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경쟁력과 효율성이 대학의 최대 화두가 된 지는 오래다. 그런데 명문사학을 지향하는 충북의 서원대학교는 학내 문제로 경쟁력과 효율성을 스스로 떨어트리고 있다. 서원대는 현재 재단 이사장의 채무변제 불이행 등을 놓고 교수회가 이사장 사퇴를 요구한데 이어 이 대학 안교모(안정을 바라는 교수 모임)의 반발과 총학생회의 강경투쟁으로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서원대 사태는 지난 1992년 설립자 아들의 해외도피와 이로 인한 부도 사태로 촉발됐다. 이후 후임 재단이사장의 도피와 관선이사 파견, 박인목 현 이사장 영입 등으로 이어지면서 외형상으론 안정을 되찾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올 들어 총학생회가 박 이사장이 2003년 재단 인수 당시 조건으로 내세운 법인 채무 변제 등을 통한 학내 분규를 해결할 의지가 없다면서 이사장실 점거 농성에 들어간데 이어 교수회마저 이사장 퇴진을 결의함으로써 휴화산이었던 학내 갈등이 폭발했다.

서원대의 내홍은 단순히 한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충북도민의 문제이자 좁게는 청주시민의 문제이기도 하다. 서원대는 지금까지 도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중부권 중심 사학으로써 충북을 대표하는 사학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도민들 역시 서원대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고 있다. 서원대가 이번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도민들의 눈과 귀가 쏠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서원대의 건학 이념은 뚜렷하다. 궁극적으로 경쟁력과 수월성을 갖춘 세계 수준의 대학을 만들어 세계 속의 명문 사학으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로만 본다면 진정성이 엿보이지 않는다. 경쟁력과 수월성은 대학의 생존을 위한 당연한 담론이다. 그런데 서원대는 지금 경쟁력과 수월성 논의는 고사하고 재단과 교수, 학생들이 서로 피 터지는 싸움을 벌이며 자꾸 후진하고 있다.

우리가 본란을 통해서도 수차례 지적했듯이 사태의 해결은 간단하다. 재단은 약속을 지키고 교수와 학생들은 받아들이면 된다. 이사장이든, 총장이든 책임자가 나서 사태의 시작과 끝을 밝히고 해결책을 내놓으면 된다. 서원대 사태는 지금까지 정황으로 보아 재단 측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발생했다. 그러다 보니 의심이 의혹을 낳고 의혹은 불신을 만들었다. 결국 온갖 의혹과 불신의 진원지는 재단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단은 우선 협약서를 통한 당초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 뚜렷한 해결책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학원을 소용돌이로 몰아간 일차적인 책임은 재단 측에 있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수회도 미래지향적으로 사고를 전환해야 한다. 조직이 시끄러운데 안정을 기대할 수 없다. 재단과 교수회, 그리고 학생회는 대학의 민주적 운영을 위해서라도 건설적 파트너로서 기능해야 한다.

도민들의 마음은 안타갑기만 하다. 대학의 미래를 위해 더욱 정진해야 할 구성원들이 상호불신을 허물지 못하고 있으니 답답할 뿐이다. 따라서 우리는 서원대가 구성원 상호 불신으로 반목과 대결 구도가 계속된다면 지역사회의 관여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 서원대 발전을 바라는 여러 뜻있는 시민사회단체의 참여를 촉구할 수밖에 없다. 서원대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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