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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자원이 미래의 운명 ③ 화전민

가진 것 없어도 산이 좋아 행복한 사람들

  • 웹출고시간2008.10.23 05:12:3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화전민이라고 하면 땅에 거름주기를 하지 않고 곡식을 재배하는 가장 원시적인 농법으로 일명 약탈농법(略奪農法)이라고도 부른다.
산의 나무와 풀 등을 태우면 재가 거름이 돼 조나 메밀, 옥수수, 보리, 통 등을 파종하고 수확을 하고 지력이 떨어지는 3~4년후에는 거주하던 곳을 버리고 새로운 곳을 찾아가 농사를 짓는 사람을 화전민이라고 불러왔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도 화전민이라는 단어는 살아있으나 지금은 거의 사라지고 화전이 아닌 산이좋아서 산에서 생활하거나 산촌을 발전시키기 위한 새로운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속리산의 산자락에서 전기도 없이 생활하고 있는 서광엽씨를 찾아 산속에서의 생활과 의미를 찾아본다.

/편집자주
#화전민의 유래

우리나라의 화전은 신라 진흥왕 시대부터라고 기록이 돼 있다.

화전민이 증가한 것은 조선시대 부터이며 일제의 식민정책 결과 농촌의 계급분화로 이농자가 많아져 화전민도 늘어났다.

특히 구릉지와 구릉성 저산지, 고원성 산지가 많아 그런 곳에서 화전을 많이 일구어 생활을 해왔다. 이같은 화전은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유행해 현재는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등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화전은 처음 1년 동안은 부덕(火德)이라고 불리웠고 2년 후부터 화전이라고 해 마을 부근의 숙전화(熟田化)한 것은 산전(山田)이라 불렀다. 처음에는 산골짜기의 궁핍한 주민들이 주인 없는 산을 불질러서 밭으로 사용한 데서 유래됐다.

우리나라의 화전은 1930년대에는 18만 정보(町步)였으나 1939년에는 43만 7천930정보로 늘어났다.

남한의 화전면적은 5만1천400정보에 이르기도 하였는데, 8·15광복(光復) 이후부터는 화전민의 이주 정착사업을 통해 안전농가로 육성하고 20 °이상의 경사지는 산림으로 복구하고 그 이하의 화전은 경지로 취급해 현재 화전영농은 찾아보기 힘들다.

서광엽 할아버지를 찾아간 지난 18일, 마침 셋째 아들이 다니고 있는 회사 사장(왼쪽) 내외가 서 할아버지의 일손을 돕기 위해 찾아오고 친구(가운데)도 찾아왔다. 하루일을 마치고 간단한 찬거리에 술 한잔으로 서로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화전만 47년 서광엽씨

좁다랗고 울퉁불퉁한 논두렁 같은 산골길을 따라 누렇게 벼가 익어가고 있는 다랭이 논을 30여분간 오르다 보면 길이 끝나는 곳에 47년간 전기불도 없이 살아온 서광엽(67·보은군 내북면 하궁리)할아버지의 두평 남짓한 흙집이 나온다.

이곳의 유일한 문명의 이기(利器)는 할아버지의 적적함을 달래주고 세상 소식을 전해주는 라디오 단 하나.

할아버지의 집 마당을 어지러이 돌아다니는 여섯 마리의 토종닭만이 이 곳에서는 가장 분주한 존재로 여겨진다.

평안남도 안주군 계림리 출생인 서 할아버지는 해방 후 부모를 따라 보은으로 내려와 보은읍내와 중초리, 노티리 등에서 살다가 스무살이 되던 해 이 곳으로 옮겨와 화전(火田)을 일궜다.

스물 일곱 살 때 아랫마을에 살고 있던 네 살 아래의 아내를 만나 4남 2녀의 아들 딸들을 보고 넉넉하지는 않지만 행복한 삶을 살았던 서 할아버지는 지난 80년 막내 딸의 첫돌을 이틀 앞두고 순박하고 사랑스러운 아내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냈다.

전기불도 들어오지 않는 이 두평 남짓한 황토 흙집을 떠나지 못하고 지금까지 살아온 이유가 되기도 했던 서 할아버지의 아내에 대한 사랑은 먼저 세상을 등진 아내의 무덤을 집 근처에 두고 이틀에 한번 꼴로 아내를 찾아 묘를 돌보며 먼저 간 아내와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서 할아버지는 “아내가 마지막으로 남겨주고 간 막내 딸이 벌써 다 커서 10월 결혼을 하게 됐다”고 눈시울을 붉게 적시며 “요즘도 아내의 무덤가에서 귀로는 들을 수 없지만 ‘수고했어요, 여보’라며 가슴속으로 들려주는 아내의 목소리를 들으며 위로를 삼고 있다”고 말한다.

해가지고 어두움이 밀려들면 서 할아버지는 유일하게 어둠을 밝혀주는 기름등잔을 불을 켠다. 이 기름등잔은 밤하늘의 달과 별처럼 서 할아버지의 소중한 밤동무이다.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1급수에서만 산다는 중태기가 노닐고 있는 마당 앞 조그마한 도랑에서 세수를 하고 여기서 길어온 물로 아침밥을 지어 먹고 5천여㎡의 논과 밭에서 농사일을 하고 세 마리의 소와 두 마리의 개, 여섯 마리의 토종닭을 키우며 하루를 보낸다.

더 모을 것도 없고 더 남길 것도 없는 자급자족 수준의 농사일이지만 벼를 수확할 때 만큼은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하다.

특히 올해는 음성군 생극면에서 회사를 다니고 있는 셋째 아들과 그 회사(인창산업) 사장 내외가 서 할아버지의 일손을 돕기 위해서 이틀간 내려와 고생해 준 덕분에 추수가 편했다.

이렇게 손이라도 찾아오는 날이면 얼큰하게 한 잔 술을 먹을 수 있어 좋고, 해가 저물어지면 왔던 손이 하나 둘 자리를 털고 일어서 다시 홀로 남게 됐지만 이 시간 이후에는 어두운 주변을 밝혀줄 기름 등잔을 켜고 담배 하나 물고 라디오를 들으며 하루의 고단함을 스르르 감겨지는 눈을 붙이며 잊어버리곤 한다.

할아버지가 살아온 날들의 보금자리가 되어 온 두 평 남짓의 곧 쓰러질듯한 흙집과 풀벌레·바람소리, 도랑을 타고 흐르는 맑은 물소리가 어두움 속에서 도드라지면 어두움을 홀로 밝히는 기름등잔위로 흔들리는 불빛과 하늘을 수놓은 별들 속에 서 할아버지의 하루가 저문다.

자신이 살아오면서 마음에라도 담아놓은 소중한 재산은 28년 전 먼저 하늘나라로 간 마누라와의 사랑을 품고 살고 있다는 것.

어두움은 내일 새롭고 눈부신 자연과 하늘을 보여주기 위한 가리개일 뿐 자연에 물들어져 사는 생활에 아무런 불편이 없다는 서광엽 할아버지.

조선시대 선비들의 표상이었던 안분지족(安分知足)을 그는 아는 것일까.

그의 욕심은 먼저 간 아내의 무덤을 좀 더 보살피며 아내를 만나러 갈 때 웃는 모습으로 갈 수 있기를 바라는 것 뿐이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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