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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3.30 21:28:04
  • 최종수정2017.03.30 21:29:07

한정호

충북대병원 내과 교수

2006년에 필자가 뇌출혈로 응급실에 실려온 환자에 대한 칼럼을 쓴 적이있다. 이 환자는 중풍예방주사란 처음 들어보는 주사를 맞고 뇌출혈이 생겼었다. 당시 이 주사가 무엇인지 알아보니 성분이 헤파린이었다.

헤파린이란 거머리가 다른 동물의 피를 빨 때, 피가 응고되지 못하도록 분비하는 물질로서 인체의 혈액이 굳어서 유발되는 질병인 중풍, 심근경색, 하지혈전의 치료제로 사용되는 약물이다. 그런데 이것은 치료제로서만 효과가 있지, 평소에 이 주사를 맞는다고 하여 뇌졸중이 예방된다는 근거도 없으며, 의학적으로 이치에도 맞지 않는다.

병원에서 급성심근경색이나 급성 뇌경색에서도 혈전을 녹이는데 사용하는 경우에는 1회 주사는 효과가 없고, 24시간 내내 혈관을 통해서 계속 주입되어야 효과가 있는 약이며, 혈전을 녹이는 반작용으로 저절로 출혈이 생겨서 뇌출혈같은 부작용이 많아 조심해서 사용해야하는 약제다.

이미 중풍, 뇌졸중의 원인이 되는 혈전을 예방하는 약으로는 아스피린이라는 훌륭한 약이 있다. 간편한 복용과 적은 부작용으로 전세계적으로 수십년간 사용되어온 약이다.

그런데 이런 좋은 약을 두고 왜 효과도 없고 위험한 헤파린 같은 주사제를 일주일에 3번씩 병원에 와서 맞으라고 시키는 것인지 도저히 납득을 할 수 없었다. 이러한 의료기관에서는 정부의 눈을 피하여 몰래 처방하고 있었다. 그래서 당시 이 문제에 대하여 칼럼도 쓰고, 공중파 티비의 탐사프로그램과 함께 방송도 2차례 제작에 참여하였다.

10여년이 지난 지금은 어떠할까· 이런 사이비 치료가 사라졌을까·

그랬으면 좋겠지만, 여전히 도시 외곽이나 시골에서는 성행하고 있다는 것을 최근 알게 되었다. 바로 나의 친척 어른신이 이 중풍예방주사를 맞는다고 자랑을 하시는 것을 듣고 알게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 의료기관에 전화를 해서 확인하니, 자랑스럽게 중풍예방주사가 있다는 설명을 나에게 늘어놓았다.

세상에 중풍예방주사는 없다. 현재로서 가장 좋은 중풍예방약제는 아스피린과 클로피드와 같은 혈전용해제들이다. 중풍과 같은 뇌혈관질환이나 뇌출혈, 뇌졸중을 예방하고 싶으면 가장 중요한 것은 혈압을 낮게 유지하는 것이므로 최고의 예방약은 고혈압약이다. 그 다음 혈당과 고지혈증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에 특정 부위만 살을 빼는 다이어트약이 있을까· 그럼 세계의 부호들이 뭐가 아쉬워서 매일 달리기 하고, 먹고 싶은 산해진미를 마다하고 식사량을 조절할까· 세상 이치는 마찬가지이다. 공부를 잘하고 싶으면 꾸준이 공부를 해야한다.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는 말이다. 건강도 마찬가지다. 뇌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운동과 체중관리, 혈압과 혈당관리를 해야하는데, 이건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일확천금의 복권과 같이 나만의 특별한 방법이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욕심이 있는 사람이 이런저런 사이비 의료에 속는 것이며, 다른 경제적 사기에도 '팔랑귀'가 되어 속기 쉽다.

의사와 한의사들도 근거없는 치료는 하지 말아야하며, 환자들도 소문에 휩쓸려 입증되지 않은 위험한 치료를 받으러 다니는 일이 없어야 한다.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다. 제대로된 예방과 치료를 받지 않으면 나만 아니라 가족들도 고통을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한 종류의 사이비 치료에 현혹되는 사람은 다른 사이비 치료에도 다시 속을 것이다. 그리고 그 가족들도 그런 성향을 가질 것이다. 우리 자식들을 위하여서라도 어른들이 제대로 검증받은 정도를 걷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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