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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1.05 15:29:40
  • 최종수정2017.01.05 15:29:40

한정호

충북대학교 내과 교수

대한민국의 검색 포털 중의 하나인 '네이버'는 과거 전지연 씨를 모델로 기용하여 날개달린 모자를 쓰고 광고를 한 적이 있다. 어린이들에게 더 유명한 '그리스 신화'의 헤르메스란 전령의 날개달린 모자에서 따왔다고 한다. 이 헤르메스는 나그네의 수호신으로 지금까지 전해오는 것은 여행자 가이드북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도둑의 수호신이기도 해서 각종 영화에서도 많이 나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다양한 신을 수호성인으로 꾸준히 기리는 것은 힌두교, 불교, 도교 등 여러 종교에서 볼 수 있고, 인도나 중국 등을 방문하면 각종 공원과 거리에서 발견할 수 있다.

가톨릭은 유일신 신앙이라 그런지 신이 아닌 사람인 성인이 수호성인으로 기념된다. 재미난 수호성인으로는 아시시의 성 클라라(1194-1253)란 '텔레비전의 수호성인'도 있다. 클라라는 수녀로서 평생을 헌신적인 삶을 살았다고 하며, 1252년 크리스마스의 밤 중병으로 몸을 가누지 못하여 누워 있던 클라라 수녀를 위하여 하늘에서 내려온 성령이 클라라의 병실 벽에 예배를 실시간으로 전송시켜줬다고 한다. 그래서 당대에 이런 기적 때문에 성인으로 등록이 되었고, 현대에 이르러 '텔레비전의 수호성인'으로 지정되었다고 하다. 텔레비전이 보급되기 자그마치 700년 전에 '원격 생방송'을 보다니, '와우'. 인터넷에서는 우스갯소리로 '텔레비전이 나오기도 전에 지정된 사람'이 어떻게 '텔레비전의 수호성인'이냐고 비판하기도 하고, 마찬가지로 헤르메스의 경우에도 여행자가 도둑을 만나 걱정인데 여행자도 수호하고 도둑도 수호하면 진짜 지키는 건 누구냐고 묻기도 한다. 신화의 신이 정말 있었는지, 가톨릭의 성인 앞에 기적이 있었는지는 나로서는 알 길이 없지만, 기적을 간절하게 바라는 인간의 기원과 상상력이 합쳐진 것은 아닐까 상상하며 듣고 넘어가 문득 '우리나라에는 수호성인이나 수호신을 기리는 장소와 병원이 왜 이렇게 드물지? 란 생각으로 이어졌다.

신화와 전설, 위인이 아이들 동화에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 상상력과 기려야할 정신이 제대로 전승되고 생동하려면 끊임없이 우리 삶과 만나고 이어져야한다. 몇 년에 한번 독립기념관에 가서 유관순 누나를 만나고, 전승기념관에서 백선엽 장군의 업적을 평생 한번 읽어보고, 단재 신채호 선생은 교과서에선 나오는 독립운동가여서는 우리와 우리 후손들이 제대로 '기억(memory)'하고 우리의 현재에 녹아들지 못할 것 같다. 누구에게나 평생을 살다보면 후대에 보면 잘못된 선택이 있을 수 있다. 누군가는 단재를 무정부주의자라고 비난할지 모르지만, 잘한 일과 좋은 면, 배우고 기릴 내용으로 다듬고 채워서 우리 지역에 '단재 기념 병원', '유관순 기념 도서관', 우리 지역의 호국용사를 기리는 체육관의 이름을 볼 수 있으며 좋겠다. 역사의 인물이 정치적인 논쟁으로 부담스럽다면, 일본 지하철에서 타인을 구하고 자신을 희생한 유학생 '이수현' 또한 좋다. 조선시대의 의사로서 의서를 집필한 '허준'을 기리는 '허준 기념 병원'이나 거점공공의료기관에 작은 기념공간이 있어도 좋겠다. 건물하나 공원 하나를 모두 이름 붙이기 어렵다면, 새해부터라도 작은 휴게실, 작은 지역센터부터라도 우리의 현재가 있도록 해주신 분들의 좋은 정신을 잠깐이나마 생각할 수 있는 이름 부여가 있기를 바란다. 이런 의식과 행동이 쌓여야 세월이 흘러도 훌륭한 당신을 당신의 자손들이 기억할 것이란 다소 이기적인 이유라도 좋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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