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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흥업백화점 또 매각 '이번엔 진짜?'

법정관리 인수대금보다 13억7천여만원 낮은 금액
"덤핑 사태 받아들이기 어렵다" 지역사회 중론
건동때도 의혹 난무 …앞으로 귀추 주목해야

  • 웹출고시간2016.01.06 19:47:05
  • 최종수정2016.01.11 16:08:24
[충북일보=청주] '이번 매각은 과연 정상적으로 이뤄질까.'

청주지역 마지막 향토백화점인 흥업백화점이 또 한 번 새 주인을 맞는다. 지난해 매각 계약이 파기된 지 3개월 만이다.
새롭게 인수에 나선 기업은 다이소아성산업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는 ㈜한웰. 1988년 설립된 한웰맨파워가 모체로 현재는 한웰그룹 계열사인 다이소아성산업이 전국 1천여개 다이소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달 30일 기업 공시를 통해 알려진 매각 대금은 122억원으로 흥업백화점의 자산 총액 165억6천800여만원의 73.6%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해 매각대금 보다도 8억원 낮은 액수다.

지난 2011년 법정관리 당시의 인수금액 135억7천200만원에 비해선 13억7천200만원이나 적다. 이윤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기업이 진행한 매매계약이라고는 선뜻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지난 1년여 매각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의문점을 낳았던 흥업백화점 사태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본다.

◇석연치 않은 매각 과정

1991년 향토백화점으로서의 첫 문을 연 흥업백화점은 4년 뒤 부도를 맞고 16년 간 법정관리를 받다가 2011년 유통 대기업인 LS네트웍스로 인수된다. 당시 매각 대금은 135억7천200만원으로 자산총액 내지 실거래가보다 낮은 가격이었다. 확정채권액 보다 적은 채무 변제를 하는 조건도 있었다.

법원에서 내세운 반대급부는 직원들의 100% 고용승계와 입점 업체의 영업 보장이었다. LS네트웍스는 흥업백화점을 지역의 랜드마크로 키울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모든 것은 공염불에 그쳤다. LS네트웍스는 단 한 푼도 백화점 리모델링에 투자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영업난을 이유로 지난해 4월 백화점을 단칼에 처분한다.

매수자는 ㈜건동이라는 신설 법인이었는데, 사실상 '페이퍼 컴퍼니'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언론 취재결과 드러났다. 성안길 상인 등 공동 투자자 4명이 25%씩 지분을 투자해 설립한 이 업체는 별도의 사무실도 없을뿐더러 자본금도 6억원 밖에 되지 않는 부실기업으로 확인됐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건동 측은 총 매입금 130억원 중 계약금 10%를 제외하고 잔금 90%를 납기일인 9월 하순까지 내지 못했다. 부실한 재정상태와 불분명한 향후 운영계획 탓에 은행 담보조건이 성립되지 않아 잔금 대출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LS네트웍스는 재정능력도 없는 부실기업에 무책임하게 지역의 마지막 향토백화점을 넘겼다는 비판과 함께 '페이퍼 컴퍼니'를 내세워 '우회 매각'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동시에 받았으나 끝내 침묵으로 일관했다.

◇130여 직원들만 희생양

매각 실패의 최대 희생양은 백화점 직원들이었다. 6월30일을 마지막으로 정직원과 매장 판매사원 등 130여명이 해고당했다.

건동 측은 "매도자인 LS네트웍스가 알아서 처리할 일"이라며 고용승계의 뜻이 없다는 점을 했고, LS네트웍스 역시 "고용승계는 계약사항에 없다"고 발뺌했다. 4년 전 법원과 약속했던 내용은 안중에도 없었다.

오랜 세월 흥업백화점에 몸담았던 직원들은 갑의 횡포에 분개하며 짐을 꾸렸다. 상당수는 의류 판매업종에 재취업했으나 나이가 많은 일부는 공장으로, 또 일부는 병원 근로자로 갔다.

◇LS네트웍스, 정말 손해 봤나

LS네트웍스는 지난해 건동과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자신들의 매입금 보다 5억7천200만원을 손해보고 넘겼다고 밝혔다. 소위 일각에서 제기하는 '먹튀'가 아니란 얘기였다.

하지만 해명이 석연치 않았다. 4년여 간의 영업 이익과 투자 대비 손실액도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 지역 언론의 지속된 취재 요청에도 '모르쇠'로 일관했다. 매각 실패 후 건동 측은 연락조차 닿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매각대금은 8억원이나 더 내려갔다. 자산가치 대비 73.6% 밖에 되지 않는 금액이다. 일각에서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LS네트웍스가 전국의 지분을 급하게 처분, 유동자산을 확보하려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으나 그것만을 이유로 흥업백화점의 덤핑 사태를 선뜻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게 지역사회의 중론이다.

좀처럼 석연치 않은 매각 과정에서 등장한 반(半) 일본 자본. 지역유통업계가 더 이상 소용돌이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역사회 모두가 앞으로의 매각 진행절차와 계약 세부내용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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