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매각 불발로 무주공산이 된 청주 흥업백화점을 놓고 새로운 인수자와 기존 계약 대상자 간 치열한 물밑작업을 벌이는 모양새다.
10일 지역 유통업계와 부동산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흥업백화점 소유주인 LS네트웍스는 본사 차원에서 유력 대기업 2~3곳과 계약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한편, 잔금 미납으로 흥업백화점 인수에 실패했던 청주지역 업체 ㈜건동 역시 아직까지 백화점 인수를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22일자로 건동과의 계약을 종료한 LS네트웍스가 전국 단위 유통 대기업 몇 곳과 새로운 매매 계약을 추진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현재도 유력 대기업 몇 곳이 상당 부분 협상을 진척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돌발 변수가 등장했다. 바로 서면 상 계약 종료된 ㈜건동이 아까지도 잔금 대출과 임대 사업자를 물색 중이라는 내용이다.
성안길 상인 2명과 대구지역 상인 2명으로 구성된 신설유통법인 건동은 지난 4월 LS네트웍스와 총액 130억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계약금 10%를 제외한 잔금 117억원을 납기 시일인 9월22일까지 내지 못하면서 백화점 매입에 실패했었다.
당시 건동은 잔금의 대부분을 은행 대출로 메우려 했으나 6억원 밖에 안 되는 자본금과 건물 매입 후 임대사업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담보되지 않으면서 거액의 대출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제2금융권인 A저축은행에서 명확한 사업계획과 향후 건물 임대사업자가 담보되면 대출을 승인해준다는 의사를 타진했고, 건동은 이에 따라 백화점 매장에 입점할 브랜드 회사를 지속적으로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S네트웍스도 계약금 13억원을 떼어먹었다는 부정적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제3자 매각 전까지 잔금을 납입하면 건동 측에 백화점을 넘겨주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다수의 성안길 투자자들은 "제2금융권까지 손을 내밀 정도로 자본력이 부실한 업체와는 더 이상 계약을 진행해서는 안 된다"며 "만약 계약이 성사되더라도 백화점 운영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이 불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본보는 건동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매각 불발 이후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LS네트웍스 측도 "매각 확정 전까지 정확한 내용은 확인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 임장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