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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3.26 13:36:37
  • 최종수정2025.03.26 13:36:37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수필가

물한계곡(勿閑溪谷)은 충청북도 영동, 경상북도 김천, 전라북도 무주의 3도에 걸쳐 있는 삼도봉과 북으로 석기봉, 민주지산, 각호산 등 해발 1천100~1천200m의 고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깊은 골에 위치한다. 물한계곡의 상류에는 '한천'이란 마을이 있는데 물이 하도 차가워서 한천(寒泉)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따라서 물한계곡이라는 이름도 '한천(寒泉)'이라는 마을에서 흘러오는 물이므로 물이 차서 '물한'이라는 이름이 되었다고 전해지는데 이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하겠다. 왜냐하면 '물'은 순우리말이고 '한'을 '차다'는 의미의 한자어인 '한(寒)'으로 보는 것은 전혀 언어 구성상 맞지 않다. 마을 주민들에게 전해지는 말로는 삼도봉이라는 높은 산의 계곡을 흐르는 물이므로 물이 많아 물이 막힘없이 흐르므로 '물한이, 물한(勿閑)'이라 했다고도 전해지고 있으며 한자 표기를 '물한계곡(勿閑溪谷)'이라 한 것은 옛 지명에 '차다'는 의미가 전해오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한'이라는 지명 요소는 어디에서 왔을까· 전국의 지명에서 '물한리'라는 지명은 영동군 상촌면 물한리와 경북 안동시 북후면 등 두 곳에만 전해오는데 '물안리, 물안이'라는 지명이 보은군 수한면 묘서리, 단양군 단양읍 수촌리를 비롯하여 대전광역시 서구 흑석동, 강원도 횡성군 서원면 석화리, 강원도 춘천시 북산면 부귀리,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금대리, 경남 거제시 하청면 어안리, 충남 청양군 화성면 수정리, 충남 청양군 정산면 서정리, 강원도 횡성군 안흥면 상안리, 강원도 평창군 방림면 계촌리 등등 많은 곳에 분포하는 것을 보면 '물한리'라는 지명은 처음부터 만들어진 이름이 아니라 '물의 안쪽'이라는 의미를 지닌 '물안이, 물안리'에서 변이된 것으로 보인다.

'물안'이라는 이름은 지형의 위치나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므로 지명 명명의 유연성이 충분하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물안'이라는 지명이 한자로 표기된 곳은 없을까?

수안보 온천으로 유명한 충주시 수안보면 지역은 원래 고구려시대부터 상모현(上芼縣)이라 하여 오랫동안 '상모(上芼)'라는 이름으로 불리어 왔는데 2005년에 수안보면으로 개칭하였다.

'수안보'(水安堡)라는 이릉은 '보(洑) 안쪽의 물탕'을 한자로 표기한 것이다. 이 지명이 제일 처음 등장한 것은 18세기 문헌인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로 추정된다고 한다. 조선 후기의 학자인 오주(五洲) 이규경(李圭景 1788-1856)이 지은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는 1800년대 초 헌종 시기에 저술한 우리나라 전통 백과사전인 유서(類書)이다. 책 이름은 '오주 이규경이 문장을 부연하여 쪽지(부전지)를 붙인 이런저런 글'의 의미로 이 책의 '천지편 지리류 온정(溫井)'에 "湖西之延·縣水安保地有溫水。品佳。病者·集。此水亦有冷熱二源云。(충청도 연풍현 수안보 땅에 따뜻한 물이 나오는데 품질이 좋다. 아픈 이들이 모여들며 이 물은 또한 차가운 물과 뜨거운 물의 두 발원지가 있다고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수안보 온천은 우리나라 최초의 자연 용출 온천으로 태조 이성계가 피부병을 치료하고 숙종이 휴양을 위해 찾았다고 해서 "왕의 온천"이라 불리기도 한다.

수안보 온천은 약 200여년 전 이 지역이 농경지로 있을 때 피부병을 앓던 거지가 이 근처에 쌓아놓은 볏집 속에 살면서 땅 속에서 솟아 나오는 온수(溫水)를 발견하여 이 물을 먹고 이 물로 씻고 하였더니 병이 완치되어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별 시설이 없이 우물을 파서 목욕을 하다가 1885년에 소규모의 목욕탕을 판자로 지었으며 1931년 일제강점기에 근대식 목욕탕이 만들어지고 1963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하게 된 것이다.

수안보라는 이름은 원래 '물안보, 물안비'라고 불리다가 한자로 표기하면서 수안보가 되었다고 전해지는 것으로 보아 '물안보'라는 지명은 '물이 솟는 보(물탕)의 안쪽에 있는 지역'이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물한 계곡, 물한리와 수안보(물안보)는 공통적으로 '물의 안쪽'이라는 말에서 비롯된 지명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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