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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스타그램 - 청주 율량동 '돈나의부엌'

#율량동돈까스나라 #23년전통 #부모님을잇는 #추억의돈까스 #혼밥

  • 웹출고시간2025.02.18 17:24:18
  • 최종수정2025.02.19 13:49:51
[충북일보] 지난 2002년부터 20년 넘게 청주 율량동 골목을 지켜온 '돈까스나라'가 지난해 자취를 감췄다. 추억의 맛을 찾았다가 당황한 단골들이 주위를 둘러보다 이내 평온을 되찾는다. 바로 건너편에 따뜻한 분위기로 새단장한 '돈나의 부엌'을 발견할 수 있어서다.

'돈나'는 '돈까스나라'를 줄여부르던 단골들만의 애칭이었다. 부모님이 운영하는 '돈까스나라'에 3년 전 쯤 아들 강민 대표가 합류했다. 부모님의 가게가 가족의 가게가 되면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부모님의 20여 년에 새로운 이야기를 덧입혀 오랜 시간 이어가기 위한 시도였다. 가족의 역사에 손님들의 추억을 새겨 앞으로의 방향을 정한 이름이'돈나의 부엌'이다.
돈가스집 아들이라는 것이 괜히 수줍던 어린시절, 강민 대표는 친구들도 잘 데리고 오지 않을 정도였다. 돈가스집을 이어받는다는 것은 더욱 생각해 본 적 없었다. 하지만 돈가스를 좋아하는 기호는 변하지 않았다.

취향을 찾다보니 어느새 조리를 전공하고 자연스레 요식업계에 자리를 잡았다. 이태리, 프랜치 등 여러 업장에서 넓은 범주의 메뉴를 배우고 다뤘다. 요리를 하는 것은 좋았지만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돈가스만큼의 열정은 생기지 않음을 깨달았다. 기업을 통한 단체 급식 등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영역에도 도전했다. 어느정도 자신만의 경험 세계가 구축된 뒤 부모님과 함께 '우리의 가게'를 이어가기로 결심했다.

돈나의 부엌에서 오랫동안 대표 메뉴로 이어온 것은 경양식 돈가스다. '돈까스나라' 만의 특제 소스를 특징으로 한 추억의 맛은 변함없이 제공하되 이전한 가게에서는 또 다른 메뉴들을 덧붙여 선보이기 위해 부엌을 가게 이름으로 썼다.
신선한 한돈 등심을 직접 손질해 숙성 후 사용하는 돈가스는 전통적인 경양식 돈가스를 지향한다. 너무 얇지도 두툼하지도 않은 보통의 두께로 손질한 고기에 튀김 가루를 묻혀 바삭하게 튀긴다. 사골육수를 기본으로 토마토 소스와 함께 끓인 특제 소스는 여느 가게에서 맛보기 어려운 독특한 맛이다. 신선한 양파와 당근, 피망을 넣고 한번 더 끓이되 너무 익혀 물렁하지 않게 적당한 아삭함으로 씹히는 식감이 재미있는 요소다. 야채를 싫어하는 어린이들도 이질감 없이 고기와 함께 썰어 삼키는 정도다.

강민 씨가 가장 좋아하는 맛을 재해석해 만든 메뉴는 '김치피자돈까스'다. 큼직하게 썰어 볶은 김치가 듬뿍 들어간 매콤한 소스와 모짜렐라 치즈가 어우러진다. 돈가스 위를 가득 덮은 소스를 함께 썰면 쭉쭉 늘어나는 치즈가 독특하다.

김치를 어머니의 비법으로 양념해 따로 볶지 않고 돈가스 속에 모짜렐라 치즈와 함께 넣은' 김치치즈돈까스'와는 또 다른 맛이다. 같은 김치를 활용하지만 볶은 것과 생김치 그대로의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자주 오는 손님들도 '치즈고구마돈까스', '반반돈까스', '두툼바삭돈까스' 등 다양한 메뉴로 변화를 시도할 수 있다.
클릭하면 확대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 돈나의부엌 인스타그램
혼자 오는 손님을 위한 테이블도 여럿이다. 손님이 많을 때도 눈치 볼 것 없이 혼자만의 여유로운 식사를 즐길 수 있게 한 배려다. 테이블마다 준비된 메모지와 연필도 눈에 띈다. 키오스크와 테이블 오더 등으로 디지털화 되는 가게들의 흐름에 상반된 아이템이다. 상세 주문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불편함에도 그런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손님 개개인에게 맞는 서비스를 하고 싶어서다. 말로 하기 어려운 부탁도 종이에 적으면 서로에게 부담이 없다. 오랜 단골들은 자리에 앉자마자 익숙하게 연필을 든다. 밥을 빼달라든가, 양배추 많이, 마카로니 많이, 소스 따로, 치즈 토핑 추가 등 세세한 요구사항이 각각의 메모지에 적힌다.

메모지에 적힌 각양각색의 조건을 그릇에 반영하는 주방의 손놀림은 빠르고 정확하다. 20여년 경험이 녹아든 움직임이다. 정해진 메뉴 안에서 최대한의 만족을 선사하려는 마음을 손님들도 자연스레 알아챈다. 깨끗하게 비운 그릇 아래 메모지가 남았다. 변함없는 맛을 오늘도 잘 먹고 간다는 감사의 편지다. '슥슥' 테이블 위로 연필이 지나는 소리가 따뜻한 인테리어를 완성하는 음향 효과처럼 들린다.

/김희란 기자 ngel_r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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