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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8.15 15:14:04
  • 최종수정2018.08.29 13:55:02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 수필가

증평은 청주의 북쪽에 위치해 음성이나 충주, 제천을 갈 때는 이곳을 거쳐 가게 마련이다. 지명에 '증'자가 있는 예는 그리 많지 않으므로 증평을 지날 때마다 '증평'이라는 지명은 무슨 의미로 지어진 이름일까 하고 궁금하게 생각해 왔다.

지명에 '증'자가 들어 있는 곳을 찾아보면 대부분 '시루-'라는 지명을 한자로 표기한 경우다. 청주시 오송읍 상정리의 '시루봉',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 쌍수리의 '시루봉, 시루바위',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구룡리의 '시루봉', 괴산군 청천면 송면리의 '시루봉', 단양군 대강면 남조리의 '시루봉', 단양군 영춘면 장발리의 '시루봉', 단양군 어상천면 임현리의 '시루산', 보은군 마로면 소여리의 '시루산' 등 각 지역에 두루 쓰이고 있는 '시루'는 고어 '술(높음·으뜸)'에서 온 말로 '술→수루→시루' 혹은 '술→수루→수리'의 과정으로 변이돼 온 것으로 볼 때 '시루'는 '수리'와 같은 어원을 가진 말로서 '주변에서 으뜸이 되는 높은 봉우리'를 '수리봉, 수리산, 시루봉, 시루산'이라 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중의 일부 '시루산, 시루봉' 지명에서 '시루'의 의미를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甑(시루 증-떡이나 쌀 따위를 찌는데 쓰이는 둥근 질그릇)'으로 보아 '증산(甑山)'으로 표기했으니 괴산군 소수면 고마리의 '시루미'를 증산(甑山)으로, 보은군 내북면 이원리의 '시루산'을 '증산(甑山)으로, 보은군 산외면 증티리의 시루산, 시루봉을 증산(甑山)으로 표기한 것들이 그 예이다.

지명에서 '시루'를 '증'으로 표기한 지역을 제외하고는 '증'의 예를 찾기가 어렵기에 '시루산'과 아무 연관이 없는 증평이라는 지명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하는 궁금증이 더해져만 갔다.

그러던 중 증평의 장뜰 시장을 지나면서 증평이라는 말이 '장뜰'에서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장뜰시장은 증평역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데 '장이 선다' 해 '장뜰'로 부르다가, 장터 이름도 장뜰시장이 됐다고 전해지지만 사실은 장이 서기 전부터 이곳의 땅이름이 장뜰이었으니 '장'의 음이 같은 것을 가지고 연관 지어 해석한 것이리라.

'증평(曾坪)'은 본래 청안군 근서면의 지역인데, 1914년 전국적인 행정구역의 폐합이 이뤄질 때 청안군에 소속됐던 전체가 괴산군으로 합쳐지게 되자 청안군 남면의 26개리와 청안군 북면의 2개리, 청안군 읍내면의 회룡리, 청주군 산외2면의 초중리, 금대리의 일부와 월경, 청유 2개리를 병합해 증천(曾川)과 장평(莊坪)의 두 이름에서 하나씩의 글자를 떼어 붙여 증평면이라 이름해 괴산군 증평면이 됐으며, 1949년 8월 13일 인구 증가로 증평읍으로 승격됐다. 1990년 12월 31일 괴산군 증평읍, 도안면을 관할로 충청북도 증평출장소가 설치됐다가 2003년 8월 30일 괴산군에서 분리돼 군으로 승격한 증평군은 증평읍과 도안면의 1읍 1면으로 동해바다에 있는 울릉군을 제외하고는 전국에서 가장 작은 군이다.

그러면 장평(莊坪)의 어원은 무엇일까? 장평(莊坪)이라는 한자 표기는 장뜰에서 온 것인데 장뜰이란 자연 지명을 유지해 온 지역은 증평읍 장동리에 있다.

증평이란 행정구역 명칭이 이에서 비롯될 만큼 한때 증평의 으뜸 마을이었다는 증평읍 장동리는 웃장뜰이라 불리우는 장동1리를 포함해 모두 7개 마을로 이뤄져 있다.

장동1리의 마을이름을 '웃장뜰'이라 해 장뜰에 웃(위)자가 붙게 된 것은 증평군청 앞 사거리에서 청안 방면의 592번 지방도를 중심으로 '아랫장뜰'인 신동리와 구분키 위해 부른데서 유래된다고 한다.

그러면 장뜰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증평읍 남차리에 예로부터 장내, 장천(長川)이라고 부르는 하천이 흐르고 있는데 이 내에 해마다 홍수가 밀어닥쳐 농토의 피해가 많아 수살고사를 올려 이를 막아왔다는 기록이 전해온다. 그렇다면 이 장천의 하류 지역에 장천이 만들어낸 들판을 가리켜 자연스럽게 '장뜰(장들)'이라 불러온 것으로 짐작이 된다.

따라서 장내, 장천이라 부르는 하천의 아래쪽에 생겨난 들판이 장뜰이요, 이곳에 사람들이 모여 이뤄진 마을 이름도 역시 장뜰로 부르다가 한자로 '장평(莊坪)'으로 표기한 것으로 추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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