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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이

국문인협회 증평지부 회원

요즘 들어 점점 자연사하는 인간의 혼을 안내하는 자들보다 살아 있는 인간들의 혼을 훔쳐 실적을 채우고는 남는 시간에 엉뚱한 짓을 하는 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듯하다. 전에는 그래도 다른 사자들의 눈치를 살피며 그런 짓을 했다면 지금은 들어내놓고 하는 자가 늘어나고 있다. 그렇지만 그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자들은 우리 몇 말고는 거의 없다는 게 심각한 문제다. 그러나 그들은 그런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우리가 오히려 문제가 많은 자들이라고 자기들끼리 수군거리고는 한다.

"칫, 그렇게 깨끗한 척 하면 누가 상이라도 주나."

"그러게. 그래봤자 지들이 저승사자지 별거야."

"눈꼴사나워 못 봐주겠다니까."

"이번에 본보기로 퇴출을 당해봐야 정신을 차릴 테지. 그러고 나면 우리보다 더 눈이 벌게서 도적질을 할 걸. 흐흐."

"아직 배가 부른 거지."

이제는 도적질을 하다못해 그 짓을 하지 않는 자들을 오히려 미친놈 취급을 하는 분위기가 돼버렸다. 더구나 그동안은 뭔가 있는 것 같은데 겉으로 깔끔하게 몸을 사리던 강림차사까지도 요즈음은 대놓고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아직 최종 퇴출자가 결정되지도 않았는데 다음 구조조정 계획을 짜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벌써부터 그의 주변에 얍삽한 사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들은 강림차사를 돕는다는 명분을 내세워 사조직을 만들려는 움직임까지 보였지만 내가 보기에는 강림차사에게 빌붙어서 다음번에도 퇴출대상자에 속하지 않으려는 몸부림으로 보였다.

저승사자들이 인간들의 혼을 훔치기 시작하고부터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 인간들의 세계도 조금씩 변하는 것 같았다. 특히 정치에서 두드러진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정치인들의 행태를 보면 모두들 이념이나 신념보다는 자신이 유권자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까, 에만 초점을 맞추다보니 쇼를 하는 경우가 많아 코미디 프로를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얼마 전에 우리가 속한 인간 세상에서 선거가 있었다. 시내 네거리에서 후보자 피켓을 들고 지나가는 차량들을 향해 인사를 하는 운동원들, 무표정한 사람들에게 명함을 내밀며 악수를 청하는 후보자들, 그들을 대상으로 밥벌이를 하는 많은 자들 모두가 불안정하고 들떠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 틈을 타서 저승사자들이 떼거지로 몰려와서 그들의 혼을 훔치는 것이 여기저기서 목격됐다.

시내 네거리에서 아르바이트 대학생 예닐곱 명이 음악에 맞춰 율동을 하면서 후보자 피켓을 흔들고 있는데 그들이 떼거지로 와서 순식간에 ㄱ들의 혼을 훔쳐서 달아났다.

"저, 저런."

내가 혀를 차며 그 모습을 지켜보는 사이에 불과 얼마 되지 않아 다른 패거리가 와서 또 훔치는 것이었다.

"저런. 아직 어린 아이들인데……."

아이들은 자신들의 혼을 도둑맞은 줄도 모르고 머리를 흔들고 엉덩이까지 흔들며 춤을 추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들의 눈빛이 달라진 걸 볼 수 있었다.

대학생들이 서 있는 맞은편에는 다른 당의 후보자와 그의 가족의 고개를 구십 도로 숙이며 지나가는 차량에 대고 인사를 하고 있었는데 또 다른 패거리 사자들이 다가와서 그들의 혼도 슬쩍 가로채가는 걸 보았다. 후보자가 잠깐 휘청거리다가 자세를 바로잡고 다시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혼을 도둑맞은 저 자가 당선된다고 해도 제대로 정치를 할 수 있겠는가· 쯧쯧."

인간들이 정치니 선거니 하고 들떠있는 동안 저승사자들도 다른 때보다 혼을 훔치기 수월하다며 들떠있었다.

"세상이 요지경속으로 돌아가고 있구먼. 언제까지 이 모양으로 가려는지, 휴."

"어차피 돌만큼 돌아야지 제 자리로 오지 않을까요·"

내가 한숨을 쉬고 있는데 언제 왔는지 동방이 내 말을 거들었다.

"언제 왔는가·"

"저야, 늘 사자님 주변에서 돌다가 사자님이 찾으시면 요렇게 착, 하고 바로 오지요. 헤헤." ⇒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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