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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이

증평군 문화체육과장

동방은 입을 삐죽 내밀고는 나를 쏘아보며 투덜거렸다.

"에이, 치사해요. 안 놀린다고 약속하시고 자꾸 놀리시는 건 반칙이잖아요·"

"흠흠. 그렇게 느꼈다면 미안하이. 자네를 놀리려는 게 아니고 그저 재미있어서 그랬네."

나는 동방의 어깨를 잡고 내 쪽으로 끌며 토닥여주었다. 동방은 샐쭉한 얼굴을 풀고 금방 헤헤 웃었다. 나도 동방을 따라 웃었다.

"그래, 그래서 그 다음은 어찌 되었나·"

"아이고, 말도 마세요. 그 양반, 진짜 알 수 없는 분이더라고요."

동방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이야기를 계속 했다.

"제가 도망 나오느라고 죽을 뻔했다니까요. 아휴, 생각만 해도……."

동방은 몸을 부들부들 떠는 시늉을 냈다.

"어허, 이 사람. 무슨 호들갑을 그리 떠는 겐가·"

"아, 글쎄. 제가 창피를 무릅쓰고 옷을 벗은 건 그 아기 영혼을 얼른 데려다주고 싶어서 그랬던 건 아시죠·"

"그럼, 알고말고. 자네처럼 심성이 고운 사자가 어디 그리 흔한가· 자네니까 그랬을 게야."

동방이 코를 벌름거리며 되물었다.

"사자님. 지금 그 말씀은 칭찬이죠·"

"그럼."

"뭐, 칭찬이든 아니든 그건 상관없지만요. 암튼 사공 사자는 이상해요."

나는 동방의 어깨에 얹은 손을 걷으며 물었다.

"뭐가 이상한지 말해보게. 이거야 원, 궁금해서 숨넘어갈 것 같구먼. 허허."

동방은 땅바닥에 털퍼덕 앉더니 나보고 옆에 앉아보라고 손바닥으로 바닥을 탁탁 소리 나게 쳤다. 나는 못이기는 척하고 그가 가리키는 자리에 동방을 따라 편한 자세로 앉았다. 동방은 내 귀에 대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김 사자님. 제가요. 사공 사자랑 이쪽에서 저쪽으로 서른여섯번이나 왔다 갔다 하고 왔어요."

".....·"

"아휴, 서른여섯 번 왔다 갔다 하는 사이에 옛 이야기를 스무 가지도 더 했을걸요."

나는 고개를 천천히 끄떡였다. 동방이 의아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나중에는 할 이야기가 없어 이야기를 꾸며서 했다니까요. 듣고 보니 제가 참 불쌍하죠·"

나는 다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자네도 힘들었겠지만 그 사자도 이해가 되네."

동방의 얼굴이 새초롬해졌다.

"에이, 제가 힘들었다니까요! 사공 사자님이 힘든 게 아니고요. 왜 사공 사자님 편을

드세요·"

"하하. 나야 당연히 자네 편이지. 그런데 그 자 편도 들고 싶구먼. 그러면 안 되겠는가·"

"당연히 안 되죠.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고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생각해 보게. 그 사자가 얼마나 지루하고 심심했으면 자넬 붙들고 이야기를 해달라고 졸랐겠나· 만날 마주치는 사자들은 제 할 일 하느라고 그 사자에게 관심을 보이지도 않을 테고, 저승사자에게 잡혀 오는 인간들 또한 그 자에게 관심을 가질 처지가 못 될 테고. 그러니 그동안 참으로 지루했을 게야."

동방이 팽팽 소리를 내며 코를 풀었다. 나는 슬쩍 동방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얼굴에서 그 자에 대한 연민이 어른거렸다.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러면 그렇지. 자네는 역시 따뜻한 사자임에 틀림없어.'

"피, 뭐가 그래요· 저는 아직도 사공 사자를 생각하면 밉단 말이에요!"

나는 깜짝 놀랐다. 내 속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동방이 경이롭기까지 했다. 아직 우리 중에 서로의 속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자는 없다. 나는 동방의 눈을 들여다보며 진지하게 물었다.

"자넨 누군가· 도대체 어디서 왔는가·"

"네· 아이, 사자님. 왜 그러세요. 장난치지 마세요. 저, 동방이잖아요. 신입 사자, 동! 방!" ⇒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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