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4.0℃
  • 맑음강릉 6.3℃
  • 연무서울 6.9℃
  • 구름많음충주 5.3℃
  • 맑음서산 2.4℃
  • 연무청주 7.2℃
  • 연무대전 7.5℃
  • 구름많음추풍령 4.3℃
  • 맑음대구 4.7℃
  • 맑음울산 3.8℃
  • 연무광주 7.1℃
  • 맑음부산 7.2℃
  • 맑음고창 2.0℃
  • 박무홍성(예) 5.3℃
  • 맑음제주 7.1℃
  • 구름많음고산 8.4℃
  • 맑음강화 5.8℃
  • 맑음제천 1.8℃
  • 맑음보은 2.7℃
  • 구름많음천안 4.0℃
  • 맑음보령 2.9℃
  • 흐림부여 7.0℃
  • 흐림금산 7.5℃
  • 맑음강진군 3.1℃
  • 맑음경주시 1.5℃
  • 맑음거제 5.4℃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권영이

증평군청 행정과

마님은 잠이 오지 않는다며 엎치락뒤치락 거리다 새벽이 되어서야 짧은 잠이 맛있어 죽겠다는 듯 입맛까지 다시며 잔다.

"마님, 오늘 일찍 나간다며?"

"아이, 몰라. 밤새 한잠도 못자다 이제야 겨우 잠들었단 말이야."

마님은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쓰고 짜증을 낸다.

"내가 안 깨워서 늦었다고 나한테 화풀이나 하지 마."

삼돌씨가 투덜대며 나간다. 마님은 방금 깬 잠이 아쉬운지 이불을 말고 끙끙댄다. 그때 마당에서 흰둥이와 촐랑이가 요란하게 짖어댄다.

"아이, 저 짜슥들, 심술이 삼돌씨 보다도 한 수 위라니까."

마님은 마지못해 하품을 하며 일어나서 창문을 열고 소리를 지른다.

"야! 마님이 늦잠 좀 자려는데 끝까지 훼방 놀래?"

마님이 소리를 지르는데도 흰둥이와 촐랑이가 한 곳을 응시하며 계속 짖어댄다.

"세상에, 세상에나, 어떻게 저런 일이……."

까치 한 마리가 흰둥이 밥그릇에 고개를 디밀고 사료를 쪼아 먹고 있다. 개가 짖거나말거나 아주 여유롭게 개 사료를 훔쳐 먹는 까치를 보고 마님은 기가 막혀한다.

삼돌씨가 무슨 일이냐며 다가와서 묻는다.

"삼돌씨, 오래 살다보니까 별 일도 다 있네. 저것 좀 봐. 까치가 주인이 저렇게 짖어대는데도 눈 하나 깜짝 않고 사료를 빼앗아 먹고 있잖아."

삼돌씨도 그 모습을 보고 '뭘, 저 정도를 가지고 수선을 피워' 하고 핀잔을 준다.

"지난달에 땅콩 도둑맞은 거 잊었어?"

마님네는 텃밭에 땅콩 두 고랑을 심었다. 지난 10월에 캐려고 뽑아보니 땅콩껍질은 있는데 그 안에 땅콩이 들어있지 않았다. 이럴 수도 있나싶어 자세히 들여다보니 껍질을 교묘하게 찢고 그 안에 들은 땅콩을 몽땅 꺼내먹은 흔적이 역력했다.

"어머! 어떻게 이런 일이……."

마님이 놀라서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자 삼돌씨가 몇 포기를 더 뽑아봤다. 그런데 나머지도 모두 알맹이 없는 빈 껍질만 올망졸망 달려 있었다.

"새가 이런 짓을 했군."

"말도 안 돼. 새가 어떻게 아무 흔적도 없이 알맹이만 쏙 빼먹는단 말이야?"

마님은 그때도 기가 막혔다. 땅을 판 흔적도 없고, 땅콩알도 주렁주렁 달려 있어 알맹이가 없어졌으리라는 생각을 누가 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주인이 버젓이 지켜보는 앞에서 당당하게 먹이를 빼앗아 먹는 걸 보고 놀라움을 감출 수 없는 모양이다.

"머리 나쁜 사람을 누가 새 대가리라고 하는 거야. 저렇게 고단수인 새를 보고."

마님이 하는 말을 듣고 있던 삼돌씨가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떡인다.

"우리야 재미삼아 조금 지은 농사지만, 농민들은 가뜩이나 농산물 수입개방에다 태풍 때문에 수확량이 감소하여 걱정이 태산인데 새까지 감쪽같이 농산물을 훔쳐가니, 원……."

마님 부부가 시름이 가득한 얼굴로 이야기하는 사이에 까치는 사료를 다 먹고 날아가 버리고 없다. 눈치코치 없는 흰둥이와 촐랑이는 자기들 먹이를 다 빼앗겨 놓고도 마님을 보고 좋다고 꼬리를 친다.

그나마 잃어버릴 거라도 가지고 있어 한숨도 쉴 수 있는 것이다.

- 천방지축 마님생각 ^^ -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