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12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7.05.10 13:34:02
  • 최종수정2017.05.10 13:34:24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 수필가

박달재라고 하면 <울고넘는 박달재>라는 노래로 널리 알려져 노랫말에 따라 박달 선비와 금봉 낭자의 사랑이야기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박달재라는 이름의 원래의 의미는 무엇이며 그 이름이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을까·

박달재의 원이름은 천등산과 지등산의 영마루라는 뜻을 지닌 이등령이었으나 조선 중엽 경상도의 젊은 선비 박달과 이곳의 어여쁜 낭자 금봉의 애닯은 사랑의 전설이 회자되면서 박달재로 불리우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전설이란 대부분 땅이름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를 가지고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역사적인 소재나 전해오는 이야기와 연관지어 재미있게 꾸며진 것이 많다고 본다면 박달재라는 이름도 전설과 달리 이 이름이 생기게 된 원래의 뿌리는 따로 있지 않을까·

박달재는 문헌의 기록에 의하면 조선조 중엽까지 이등령이라고 불리어졌다. 이등령이란 천등산, 지등산(충주시 동량면 조동리에 있는 해발 534.8m의 산)이 연이은 영(嶺)마루에 위치한 고개라는 의미인 것이다. 그러나 이곳에는 인등산(충주시 동량면 손동리에 있는 해발 665m의 산)도 함께 있어 천(天), 지(地), 인(人)이 모두 갖추어진 유일한 곳이다. 이 지역은 아득한 옛날부터 인간과 하늘을 연결하는 성스러운 곳으로 여겨져 왔으며 그 중에서도 천등산, 지등산, 인등산의 영마루에 위치한 박달재는 하늘에 천제(天祭)를 올리던 곳이었던 것이다.

박달은 순수한 우리말로서 한자 자체가 가진 의미는 없다. '박'은 '밝다, 크다, 하얗다, 높다, 성스럽다' 등의 여러 가지 의미를 갖고 있는데 이것이 한자어로 차용이 되면서 지명에서 '朴, 白, 弗, 不, 發' 등으로 쓰였던 것이다. '달(達)'은 산이나 언덕 등을 나타내는 알타이어어의 고어인데 단군신화 에도 '아사달'이 나타나며 특히 고구려에서는 지명에 많이 쓰였다. 그러므로 박달은 '白山'으로 풀이되는데 이 백산은 '태백산, 백두산' 등과 동일한 의미와 기능을 갖고 있다고 볼 수가 있다.

그러므로 박달재는 '성스러운 높은 고개'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가 있으며 성스럽다는 의미의 '박'은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지명에서 '머리, 제일 높다'는 의미로 변이되어 쓰이면서 '제일 높은 고개'의 의미로 정착된 것으로 추정된다.

영덕과 울진에 가면 대게가 유명한데 대게란 게의 다리 모양이 대나무처럼 곧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그런데 대게 중에 암컷은 수컷보다 몸체가 작아 찐빵만 하다고 해서 '빵게'라고 부르며 법으로 잡을 수 없도록 보호하고 있다. 영덕의 진짜 대게인 참대게는 박달게를 말하는데 가격도 엄청나게 비싸다. 박달대게는 속살이 박달나무처럼 단단하다 해서 박달게라 불리었다고 하는데 살이 차고 크기도 좋으며 밟아도 깨지지 않을 정도로 야물다.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한자로 '죽해(竹蟹), 대해(大蟹), 발해(拔蟹)' 등으로 쓰는데, 대게는 대나무의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지만 우리말의 '대(竹)'과 한자어의 '대(大)'가 음이 같아 혼란을 주므로 대게 중에 큰 대게를 구별하기 위하여 '박달게'라고 부르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대해(大蟹), 발해(拔蟹)'는 바로 크기가 큰 대게인 박달게를 표기한 것으로 본다면 '박달'이라는 말이 '크다'는 의미로 일반적으로 쓰여온 말로서 박달재의 의미와도 연관지을 수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울고넘는 박달재>라는 노래의 첫머리에 나오는 '천둥산 박달재'라는 가사로 인하여 제 위치를 박달재에 빼앗겨버린 천등산의 다릿재는 어떤 의미를 가진 이름일까·

다릿재(해발 440m)는 천등산(806.6m)과 오청산(656.8m)을 잇는 산줄기를 넘는 고개로서 다락처럼 높은 고개라는 뜻인 다락재가 변화된 이름이라고 전해진다.

그러나 다릿재의 '다리(달)'는 원래 '산'의 의미로서 '달재'가 음의 변이로 '다릿재'가 된 것이며 '다락(樓)이나 '다리(橋)'와는 관련이 없는 말이다. 지명에 나타나는 '다리울, 다리말, 다릿골, 다락골' 등이 한자로 표기한 과정에서 '달(다리)'을 '달(月)'로 보아 '월골, 월동, 월정, 월탄, 월곡, 망월동, 망월산' 등이 생겨나기도 했던 것이다.

다릿재가 '달재'로서 '산을 넘는 고개'를 의미하는 일반적인 말이라면 박달재란 '주변의 달재 중에서 가장 높은 고개, 제일 높은 달재'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으며 박달재가 천등산 줄기에서 가장 높은 고개로서 천둥산 박달재라 해도 무리가 없음을 이에서도 알 수가 있는 것이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