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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송이

세명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최근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넷플릭스의 '더 글로리(The Glory)'를 통해 학교 폭력의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간 언론을 통해 학교 폭력 문제는 종종 보도되었으나, 드라마를 통해 피해자가 느낀 아픔과 상처들에 대해 다시금 주목하게 되었다. 이와 함께 드라마에 등장했던 주인공 문동은의 담임 교사 김종문의 방임과 폭력에 대한 문제도 재조명되고 있다. 이른바 '교폭(교사폭력)'이라는 키워드로 학교 폭력의 또 다른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미 여러 연구들을 통해 학교에서 교사는 학생에게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주체임이 밝혀졌다는 점에서, 이러한 문제 교사들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이 이루어지고 이러한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적, 제도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학교 현장에는 학생을 위해 먼저 나아가는 진짜 선생님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일부 문제 교사들로 인해 대다수의 선한 선생님들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학창 시절에는 그것이 좋았던, 나빴던 각자의 추억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인간과 교육'이라는 교양 수업을 진행하며 학생들에게 지난 학창시절에 겪은 교육적 경험을 성찰해보며 제시된 주제에 대한 에세이를 작성해 보는 과제를 내주고 있다. 한 과제의 주제는 '내가 만난 선생님'이었다. 학생들은 자신의 학창시절을 돌이켜 생각해보며 '좋은 선생님'과 '나쁜 선생님'이란 어떤 선생님인지에 대한 의견을 작성했다. 학생들은 폭력, 폭언만큼 편견을 가지고 학생들을 차별하는 선생님을 '나쁜 선생님'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한편 '좋은 선생님'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었다. 대표적으로 공부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신 선생님, 학생들 한 명 한 명을 신경써주시면서 관심을 기울여주시는 선생님, 늘 긍정적인 에너지로 응원을 해주시는 선생님, 차별 없이 모든 학생들을 평등하게 대해주시는 선생님, 학생의 말을 경청해주는 선생님, 학생들에게 모범이 되어 본받고 싶은 선생님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이러한 선생님을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갖고, 꿈과 목표를 세울 수 있었으며,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용기를 얻었다. 학생들의 과제를 그저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선생님은 글자 그대로 먼저(先) 살아가는(生) 사람이다. 학생들보다 먼저 배움의 길을, 인생의 길을 살아가며 자신의 경험과 깨달음을 나누어주는 사람이다. 선생님은 먼저 고민해보고, 고난도 겪고, 그럼에도 성취할 수 있었던 경험들을 잘 다듬어서 뒤따라오는 학생들에게 전해주는 사람이다. 부모의 직업, 가정의 소득 수준, 거주하는 지역 등 학생 개인의 배경 요소들이 학생의 성취에 큰 영향을 준다는 사회구조적 문제는 여전하지만, 이와 마찬가지로 학생이 만나는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한 명의 선생님과의 만남, 찰나의 한 순간들이 학생의 인생을 의미있게 만들고 있다는 점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스승의 날을 최초로 제안한 윤석란 수녀가 고등학교 3학년 시절 남긴 말이 있다. "학교는 여전히 아름답고 훌륭한 선생님들이 많습니다. 그것은 샘물의 물이 마르지 않는다면 언젠가 마른 흙도 생명을 얻고 되살아나게 되는 이치입니다." 우리 학교 현장에는 학생들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치기 위해,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해, 학생의 어려움을 살피고 마음을 어루만져주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선생님들이 있다. 여전히 우리의 학교는 이러한 선생님들 덕분에 아름답고, 계속 변화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스승의 날은 이미 지났지만, 지금 이 순간 마음 한 구석을 따뜻하게 해주었던 선생님이 떠오른다면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면 어떨까. 선생님들이 계속해서 힘을 내고 학교 현장을 마르지 않게 채워주실 수 있도록, 여전히 아름답고 훌륭한 선생님들을 우리 모두 응원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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