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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송이

세명대 교양대학 교수

현대 사회는 모든 것이 빠르게 나타났다 사라진다. 그러다보니 오랜 시간 머무르는 것들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음악 차트는 그 어느 것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노래가 발매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100위권에 남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노래가 있다. 바로 하이키(H1-KEY)의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이다. 노래는 리듬과 멜로디, 그 안에 담겨 있는 가사, 이를 부르는 가수의 목소리로 구성된다. 한 노래가 오랜 시간 사랑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 노래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인 노랫말, 즉 '가사(歌詞)'의 힘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노래가 사랑받고 있는 것도 바로 노래가 전하고 있는 메시지에 있다.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는 제목 그대로 건물 사이에서 힘겹게 피어난 한 장미에 대한 이야기이다. 건물 사이에서 '어렵게 나왔기' 때문에 '악착같이 살고 있는' 장미는 '삭막한 도시를 아름답게 물들 때까지' 꺾이거나 쓰러지지 않고 '고갤 들고 끝까지 버틸 것'임을 노래한다. 어렵고 힘든 상황일지라도 간신히 피어낸 꽃을 끝까지 피워 나가겠다는 다짐을 이야기한다. 이 점이 이 노래가 사랑받는 이유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 또한 늘 삭막하고 힘든 시간들이 존재지만, 누구나 이 삶을 헤쳐나갈 희망의 장미를 끝까지 피워내고 싶은 마음이 노래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끝까지 피워내야 할 희망의 장미는 무엇일까. 다양한 답이 있겠지만, 이번에는 교육에 주목하고자 한다. 인간의 삶에서 교육이 중요하다는 점에는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그러나 그 교육을 어떠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지에 따라 교육이 이루어지는 모습은 다르게 나타난다. 다른 사람과 협업하며 함께 성장해 나가는 공동체의 장(場)인지 혹은 남들보다 더 높은 지위에 올라 더 높은 것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는 투쟁의 장(場)인지에 따라 교육이 이루어지는 방식은 당연히 달라질 것이다.

지금 우리 교육은 큰 슬픔에 빠져 있다. 소중한 사람들을 잃었으며, 수많은 교사들은 그동안 곪아왔던 응어리를 터뜨리고 있다. 수많은 학생들도 상처를 받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교육에 대해 우리 사회가 가졌던 시선에 따른 결과일 것이다. 더 이상 가슴 아픈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충분히 숙고하며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갈 정책과 제도, 지원책 등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

여기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장미'이다. 현실에 좌절하지 않고 결국 언젠가는 꽃을 피워 그 꽃으로 아름답게 물들이고 말 '장미'가 필요하다. 이 장미는 다른 곳에서 가져다 심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피어나야 하는 것이다. 이는 지금도 묵묵히 교육 현장을 지키며 그 안에서 교육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는 이름 모를 선생님, 학생, 학부모, 그리고 이를 응원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피워내는 것이다. 교육에 대한 믿음으로 선생님과 학생, 학부모, 사회 모두가 경쟁이 아닌 각자의 향기를 드러낼 수 있는 상생의 공간이어야 한다는 시선에서 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주변에 있는 장미 한 송이 한 송이를 지켜야 할, 나아가 이를 위해 우리 사회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지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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