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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준

전 음성교육장·수필가

청주에서 진천으로 가는 17번 국도는 청주에서 진천을 거쳐 서울로 가는 주요 도로로 이용되어 왔다. 1990년대 들어서면서 교통량이 급격히 증가하자 주민들의 요구에 의하여 4차선으로 시원하게 확포장 사업이 이루어지면서 청주에서 진천과 광혜원, 대소, 이월로 가는 거리가 훨씬 가까워지고 편해지게 되었다. 우리는 17번 국도가 청주에서 진천으로 가는 도로라는 단편적인 생각만 하고 있지만 사실 17번 국도는 남과 북을 연결하는 총연장 416.7 Km의 긴 도로의 일부라는 것을 안다면 이 도로를 달리는 느낌이 조금은 달라질 것이다. 이 국도는 경기도 용인시 양지면에서 시작하여 죽산-진천-오창-청주-대전-전주-임실-남원-곡성-구례를 거쳐 여수에 도달하는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여수에서 돌산대교를 건너 돌산읍에 이르고 돌산도를 가로질러 77번 국도에 바톤을 넘겨주면서 그 역할을 다하게 된다. 17번 국도에 연결된 77번 국도는 부산에서 개성까지 남해안과 서해안의 해안 도로를 연결하는 부산개성선을 말하는 것인데 화태대교를 건너서 화태도에 도달하게 된다. 결국 17번 국도가 한반도의 남쪽끝까지 연결된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의미 있는 도로인가·

청주에서 17번 국도를 통하여 달리다가 진천을 지나면 대소로 가는 표지판이 보이는데 이 길로 들어서서 낮은 고개를 넘자마자 '살천이'라는 마을을 만나게 된다.

'살천이'라는 마을은 음성군 대소면 내산리에 속해 있으며 마을 뒤에 나지막한 산이 있는데 모래가 많다 하여 사다산(沙多山)이라 부른다. 그래서 살천이라는 마을도 사다산의 이름을 따서 한자로 '사산(沙山)'이라 표기해 왔으며 조선 시대에는 충주군 사다산면(沙多山面)이었다. 사다산면(沙多山面)이라는 이름이 이 마을 이름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아 이 마을 이름과 어떠한 연관성이 있거나 어떤 깊은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된다.

그렇다면 살천이라는 마을 이름에는 어떠한 의미가 들어 있을까? 처음에 마을 이름을 지을 때는 어떻게 불리었으며 어떤 의미를 가진 말이었을까? 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하여 다른 지역에도 이러한 마을 이름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음성군 생극면 차곡리에 살천이들이라는 자연 지명이 있을 뿐 다른 지역에서는 찾기가 쉽지 않은 데 다행히 지리산 자락에 있는 경남 산청군에서 살천이라는 말과 연관성을 지닌 시천면을 찾을 수 있었다. 시천의 옛 이름이 살천이였으며 '살천'을 한자로 '시천(矢川)'이라 표기한 것은 '시(矢)'가 '화살'의 의미이므로 의미를 한자로 옮긴데 불과하다. 위치는 지리산 천왕봉 동쪽 일대로서 중산천 계곡물과 내대천이 합류하여 흐르는 냇물을 살천이라 하였으며 살천이 흐르다가 외공리 끝자락 '음수 모퉁이'를 경계로 해서 그 위쪽을 물윗골, 아래쪽을 물아래라고 하였다고 한다. 따라서 지형으로 보아 '살천'이란 두 지형지물의 사이를 흐르는 냇물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가 있지 않을까?

실제로 이러한 의미를 지닌 '새내'라는 지명이 다음과 같이 여러 지역에 존재하고 있다.

괴산군 청천면 상신리의 '새내'를 비롯하여 충남 당진시 신평면 금천리, 당진시 송악읍 영천리,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장평리, 경북 의성군 다인면 가원리, 경북 영주시 단산면 사천리, 경남 창녕군 유어면 풍조리 등에 '새내'라는 지명이 있으며, 강원도 영월군 한반도면 신천리와 충남 금산군 남일면 신천리의 '새내'는 한자로 '신천(新川)'으로 음차 표기함으로써 오늘날 그 의미에 혼란을 주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음성군 음성읍 신천리는 '신대(新垈)'의 신(新)자와 '한천(寒泉)'의 천(泉)자를 써서 신천리(新泉里)라 한 것이므로 이와는 관련이 없다고 하겠으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의 신천리,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의 신천리, 강원도 영월군 한반도면의 신천리, 경기 화성시 송산면의 신천리, 경기 가평군 설악면의 신천리, 경기도 부천군 소래면의 신천리 등은 '새내'라는 지명을 한자로 표기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새내'라는 지명이 널리 쓰이고 있었음을 알 수가 있다.

원래 '사이(새)'의 옛말은 '샅'이었다. 따라서 지명에서 '샅(사이의 고어)+내(냇물)'가 '살내, 살천, 시천(矢川), 새내, 신천(新川),' 등으로 변이되어 온 것으로 짐작이 된다.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두 산줄기 사이를 흐르는 작은 냇물'을 자연스럽게 부르는 아름다운 이름이 바로 '살천'이라면 좀더 친근감이 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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