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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2.17 13:24:32
  • 최종수정2016.02.17 13:27:03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수필가

전국의 지명에 터골, 텃골 또는 토골, 톡골이라 불리는 지명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충북 지역에도 터골과 텃골이 청주시의 낭성면 이목리, 남일면 가중리, 문의면 신대리, 현도면 시동리, 북이면 내추리, 내수읍 덕암리, 미원면 대신리, 괴산의 괴산읍 검승리, 청천면 부성리, 단양의 영춘면 만종리, 단성면 가산리, 대강면 용부원리, 적성면 기동리, 어상천면 연곡리, 보은의 산외면 이식리, 삼승면 천남리, 옥천의 옥천읍 오대리, 옥천읍 구일리, 안내면 서대리, 음성의 감곡면 상평리, 음성읍 사정리, 생극면 생리, 대소면 미잠리 등에 나타나는데 보은군의 수한면 오정리의 터골은 절골 남쪽에 있는 골짜기로서 집터가 있는 골짜기라 터골이라 불리워온다고 전해지며 보은읍 중초리의 텃골은 북서쪽에 있는 골짜기로 좋은 터가 많다 하여 '터골'로 불린다고 하는 등 모두가 집터나 마을 터의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그런데 보은군 내북면 서지리의 터골을 토골이라고도 부르는 것처럼 '터'와 '토'가 혼용되고 있거나 아예 '토골'로 쓰이는 곳은 보은군 장안면 장암리의 토골, 옥천군 이원면 미동리의 토골, 남일면 송암리의 토골, 옥산면 장동리의 토골, 음성군 삼성면 덕정리의 토골, 음성군 생극면 관성리의 토골, 음성군 감곡면 사곡리의 톡실(토곡동) 등에 있으며 괴산군 소수면 옥현리의 토골은 '토옥동(土沃洞)'으로 표기하여 땅이 좋고 골이 깊어서 예부터 부자가 많이 살았다고 그 유래가 전해지기도 한다.

또한 '토'는 토끼가 연상되기에 청주시 옥산면 가락리의 토끼봉, 옥산면 금계리의 토끼모롱이, 가덕면 금거리의 토끼골, 가덕면 상야리의 토끼미재, 남일면 효촌리의 토끼모통이,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의 토끼바위, 단양군 영춘면 하리의 토끼봉처럼 지명에서 토끼로 나타나기도 한다.

'터'의 사전적 의미는 자리나 장소를 나타내는 말이므로 마을의 터나 집의 터로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음성읍 평곡리 약물재 동남쪽에 '터골'이라는 마을이 있는데 한자로 '기곡(基谷)' 으로 표기하고 '터가 좋은 마을'이라고 그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 그 예이다.

'토'는 지명에서 그 의미를 제각각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 음성읍 평곡리의 토계울(톳계울)은 '토계리(兎溪里)'라 표기하고 있는데 맹동면 마산리의 밤가실(방가실 · 배미+가+실), 삼성면 용대리의 '방개울(배미+가+울)'과 같은 어형으로서 '터+가+울'로 보아 '터골의 인근(가장자리)에 있는 마을'이라는 의미로 추정해 볼 수가 있는데 발음상 음이 비슷한 토끼와 연관짓고 있다. 이러한 예는 음성군 생극면 팔성리의 톡골을 토곡, 토계실, 토끼실이라 부르는 것과 일맥상통하며 '토계실', '토계울'의 '토'는 '토골'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가 있는 것이다.

다행이 '터'와 '토'의 원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단서가 지명에 남아 있는 곳이 있다.

음성군 감곡면 상평리의 터골은 덕동이라고도 전해지며 청주시 청원구 내덕동의 고유 지명은 원래 '안터벌'인데 '안덕벌'로도 불려왔기 때문에 한자로 표기할 때 내덕동(內德洞)이 된 것처럼 '터'의 원형을 '덕'으로 보아 '덕'이 '터'로 음운변이된 것으로 유추해 볼 수가 있다. 오송읍 만수리의 덕골(德洞), 덕골 고개, 보은군 탄부면 덕동리 덕골, 보은군 회인면 오동리 덕골, 남이면 팔봉리 덕고개, 단양군 매포읍 상괴리 덕고개, 단양군 대강면 괴평리 덕고개, 보은군 삼승면 우진리의 덕고개 들은 터골의 옛이름을 간직해온 귀한 마을 이름들이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덕'의 의미는 무엇일까· 음성군 원남면 상노리의 토옥고개는 돗골고개라고도 부르는데 음으로만 보아도 '돗골'은 자연스럽게 '돋골, 돋은 골'로 해석이 되며, 땅이름은 주로 지형의 형태를 가지고 만들어지기 때문에 지명으로서 유연성이 가장 타당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며 '덕'이 주로 '고개'의 앞에 붙어 쓰이는 것이 이러한 해석을 입증하고 있다고 하겠다.

음성군 감곡면 주천리의 '토돈, 토둔(土屯)'은 '돋은, 도둔'의 의미를 간직하기 위하여 '돈'이나 '둔' 음을 지켜온 것으로 생각된다. 또 이지역의 새터말을 '대돈, 대둔(垈屯)'이라고 표기하고 있는데 새터말의 '터'와 터의 의미인 '대(垈)', 그리고 '돋은, 도둔'의 의미를 간직한 '둔'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옛 의미를 알려주고 있지 않은가· 이렇게 본다면 '돋은 언덕'의 의미로 '둔덕'이라는 말이 만들어지고 청주시 북이면 내둔리의 둔덕, 보은군 삼승면 둔덕리 등의 지명에 사용된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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