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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각수 군수 9번째 공판… 외식업체 임원들, 책임 떠넘기기

회장·상무·실장 '오락가락' 증언 이어져
내달 2일 결심공판… 재판부 판단 궈추 주목

  • 웹출고시간2015.10.26 18:35:37
  • 최종수정2015.10.26 21:01:58
[충북일보] 임각수(68·무소속 3선) 괴산군수 1억원 뇌물수수 의혹 사건에 대한 진실공방이 벌어지는 법정에서 뇌물공여자들의 일관성 없는 증언이 계속되고 있다.

청주지방법원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정선오)는 26일 오후 2시 621호 법정에서 외식 프랜차이즈업체 J사 회장인 K(46)씨 등 임직원 4명과 이들에게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임 군수·김호복(67) 전 충주시장 등에 대한 9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이 사건의 핵심인물인 J사 임직원들은 이날 증언대에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듯 한 진술을 쏟아냈다.

J사 회장 K씨는 임 군수에 대한 정치자금 제공이 당시 회사 경영을 주도했던 상무·실장 등의 요청으로 실행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이 괴산군에서 회사 사업을 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임 군수에게 돈을 건네자고 제안해 자신은 2천만원 정도를 생각했으나 이들이 1억원은 줘야 한다고 주장해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는 취지로 증언했다.

그러면서 본인은 상무·실장 등이 준비한 1억원을 임 군수에게 '전달'하는 역할만 했다고 했다.

서울지방국세청의 세무조사 축소를 위한 로비자금 전달도 본인이 직원들의 요청을 받고 승인했지만, 실행에 깊게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200억원대의 회사자금 횡령 역시 혐의를 인정하지만, "상무·실장 등이 자신의 뜻에 반해 일을 추진했다"며 "나를 함정에 빠뜨리려고 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라는 발언도 했다.

K씨는 이전 공판에서도 상무·실장을 '오른팔'·'왼팔'로 생각하며 신뢰했으나 이후 범행과정 등을 지켜보면서 불신하게 됐다는 진술도 했다.

이어 증인석에 앉은 J사 전 대표이사 C(44)씨도 "당시 대표 직함과 자금담당을 맡고 있었지만, 실제 경영은 상무·실장이 좌지우지 했고 그들의 지시를 따랐다"고 말했다.

본인도 범행에 관여하고 개인적인 횡령도 저질렀지만, 범행을 주도한 것은 상무·실장이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전 공판에서 회장의 지시로 임 군수에 대한 금품로비를 실행했다고 증언한 이 회사 전 상무 K(55)씨는 이날 공판에서 "임 군수에게 1억원을 건네자고 제안한 사람이 기억나지 않는다. 회장이 예전에 캐나다 유학 중 통화를 하면서 '다음에 누가 유력하냐'는 대화를 한 것은 기억난다"는 식의 애매한 답변을 했다.

9차례에 걸친 공판이 진행될 때마다 이들의 진술은 그때그때마다 말이 바뀌는 등 일관성 없는 증언이 이어지면서 재판부의 판단이 어떻게 결정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임 군수에 대한 다음 공판은 오는 26일 오후 4시30분 같은 법정에서 속행된다. 이번 사건의 전체 피고인들에 대한 결심공판은 11월2일 오후 2시 열릴 예정이다.

임 군수는 J사로부터 괴산군 식품외식산업단지·힐링파크 조성사업 등 인허가에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지난해 3월12일 괴산의 한 식당에서 J사 대표에게 1억원을 수수한 혐의(특가법상 뇌물·정치자금법 위반)로 구속 기소됐다.

임 군수에게 뇌물을 건넨 회장 등 임직원 4명은 200억원대의 회사자금 횡령혐의와 업체의 세무조사 축소·무마 청탁을 위해 국세청 고위직 출신인 김호복(67·새누리) 전 충주시장과 세무법인 사무장, 서울지방국세청 전 6급 직원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 형사사건 해결을 위해 전 괴산경찰서장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들에게 돈을 받은 김 전 시장, 세무법인 사무장 H(58)씨, 서울지방국세청 전 직원 K(57)씨는 구속 기소됐고, 전 괴산경찰서장 C(61)씨도 불구속 기소됐다.

/ 최대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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