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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조합장선거 '의미와 과제'

'깜깜이 선거' 개선 의지…'돈 선거' 여전

  • 웹출고시간2015.03.11 21:52:15
  • 최종수정2015.03.11 21:52:13

전국 동시조합장선거가 실시된 11일 청주시 용암동 청주농협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조합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 김태훈기자
11일 실시된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충북지역은 현역 조합장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72명의 조합장을 선출한 이번 선거가 진행되면서 가장 문제가 됐던 것은 현역 조합장과 비현역 후보자간 불공정 시비다. 정보취득 불공정성과 함께 불법 선거운동 시비가 끊이지 않고 제기됐다.

정보취득 불공정성은 그대로 선거에 반영됐다.

충북도 내에서는 청주지역 15곳, 북부권(충주, 제천, 단양) 22곳, 중부권(음성, 진천, 괴산, 증평) 24곳, 남부권(보은, 옥천, 영동) 11곳의 농협·축협·산림조합에서 조합장을 선출했다. 이 가운데 현역 조합장이 출마한 곳은 46곳, 19곳의 조합에서 현역 조합장이 불출마했다. 7곳의 조합은 단일 후보로 출마해 무투표 당선됐다.

도내 농협조합은 다른 지역보다도 유독 현역 조합장의 불출마 지역이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청주지역은 15곳 중 무려 33%에 가까운 5곳에서 현역 조합장이 불출마했다. 이런 정서는 그대로 투표에 반영됐다.

도내 46곳에서 현역 조합장이 출마했지만 제천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지역에서 지역에서 현역의 약세로 나타났다. 7곳의 무투표 당선 조합 중에도 현역 조합장이 5명이나 포함된 것을 감안하면 현역 조합장에 대한 불신임이 확인됐다.

1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일인 11일 오후 제천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에서 선관위 직원들이 개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절대적인 현역 조합장의 위세는 불공정 시비에 휘말릴 공산이 커지고 있다. 현역 조합장이 이미 조합원들에 대한 정보를 소유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후보자들은 정보취득에서 뒷전으로 밀려났다. 선거인명부에서 조차 여타 후보들은 조합원들의 전화번호도 얻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유는 선거인명부에 전화번호 없이 '주소, 성별, 생년월일, 이름'만 기재됐기 때문이다.

현행 농협법(50조 4항)과 정관(77조)에는 개별 조합원 방문을 금지하고, 전화와 문자메시지로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이런 이유로 선거후유증은 다른 어느 때보다도 높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어 불법선거로 인한 선거법위반 사례도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식 선거운동이 지난 달 26일 시작된 이후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전국적으로 500명이 넘는 후보자들이 적발됐다.

금품 살포나 향응 제공 등 불법 선거운동 사례가 잇따르면서 선거자체에 대한 불신이 커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도내에서는 여타 시도보다 이런 사례가 적었다.

지난 10일 현재 충북도선거관위원회에 따르면 도내에서는 모두 41건의 사례가 적발돼 검찰 고발 9건, 수사의뢰와 수사기관 이첩이 각각 1건, 30건이 경고 조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선거가 끝나면 이런 불법사례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동시 조합장선거는 이제껏 실시됐던 조합별 선거에서 불·탈법 행위가 다수 적발되면서 전국적으로 동시에 실시하게 됐다.

하지만 '돈 선거'라 불리는 조합장선거의 개선책으로 등장한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도 같은 양상이 나타나고 있어 개선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깜깜이' 선거하는 이미지는 어느 정도 해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 대부분이 오랫동안 조합원으로 활동하면서 조합사업에 적극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농협 선거관리사무국 분석에 따르면 전국의 농협, 축협 조합장 후보자 2천600여명을 대상으로 조합원 자격 및 이용실적을 분석한 결과, 조합원 유지기간이 평균 24년4개월에 달했다.

15년 이상 자격을 유지한 조합원은 조사대상의 83.4%(2천428명)인 반면 5년 미만 자격유지 조합원은 2.2%(58명)에 그쳤다.

임형수 농협충북본부장은 "이번 선거는 예전의 선거보다 깨끗해졌다"며 "동시조합장선거는 농협의 변혁을 이끌어갈 수장들이다. 앞으로 많은 것들이 이들 조합장들을 통해 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 엄재천기자 jc00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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