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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주차군사령관 아키야마 요시후루의 마쓰야마 무덤

한중일 역사분쟁 그 뿌리를 찾아가다
'언덕 위의 구름' 주인공이 잠든 묘지에 햇빛이 쏟아진다!
일본근대사에서 드러나는 한국침략의 어두운 실상

  • 웹출고시간2012.10.16 19:39:3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3. 조선주차군사령관 아키야마 요시후루의 마쓰야마 무덤

일본 근현대사의 주요 인물들 중에는 한국과 관련이 깊은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들 중 한국인과 좋은 인연을 맺은 사람은 많지 않다. 유명한 소설과 드라마인 「언덕 위의 구름」 주인공인 아키야마 요시후루(秋山好古)도 그런 인물이다. 시바료타로가 영웅으로 만든 그는 의화단운동을 진압하고 배치했던 일본군 청국주둔군의 사령관을 지냈고, 1916년에는 조선주차군사령관으로 왔다. 무단통치의 가장 악랄한 시기의 군사령관이었던 것이다.

■ 마쓰야마의 도고온천과 「시키기념박물관

시키기념박물관

에히메현 마쓰야마시에 있는 도고(道後)온천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3대 온천 중 하나라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고대 시가를 모은 『만요슈(萬葉集)』에도 나오는 관광명소이다.

오래된 온천이라 건물도 욕탕 시설도 낡았다. 하지만 도고에서 용출되는 온천물을 쇼토쿠태자(聖德太子)까지 찾았다니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다. 허름한 탕 안에서 일본의 고대사를 음미할 수도 있다.

마쓰야마시에서는 도고온천을 널리 홍보한다. 온천 본관건물은 중요문화재로서 지정되었고, 황실전용 욕실은 입장권을 사면 견학이 가능하다. 옛날식 전차를 도고온천까지 운행하기도 한다. 이 전차는 '봇짱열차'라고 한다. 봇짱은 '도련님'이란 뜻으로 나쓰메 소세키의 장편소설 제목에서 따왔다. 근대문학의 거장이 된 작가가 마쓰야마에서 1년 간 교사생활을 한 경험이 이 소설에 녹아있는데 작가와 소설 속의 주인공까지 관광상품이었다.

나쓰메 소세키는 마쓰야마 출신으로 「언덕 위의 구름」 세 주인공 중 한 사람인 마사오카 시키(正岡子規)와 도쿄 고등중학교 동급생이다. 문학도로서 가깝게 지낸 두 사람은 도고온천에서 만나서 같이 지내기도 한다. 나스메 소세키가 마쓰야마에 내려와서 중학교 교사로 근무할 때 결핵으로 고생하다가 휴양차 고향을 찾아온 시키를 만난 것이다.

도고온천에서 한몫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시키기념박물관」이다. 온천 상가의 남쪽에 도고공원이 접해 있다. 이 공원은 본래 250년 이상 이 일대를 다스린 이요국(伊予國)의 정치 중심이었던 탕축성(湯築城) 자리였다. 「시키기념박물관」은 그 한 귀퉁이를 웅장한 모습으로 차지하고 있다.

마사오카 시키는 일본 근대문학에 커다란 영향을 준 사람이다. 34세의 짧은 생애 동안 하이쿠(俳句)와 신체시 그리고 단가에서 쌓은 업적은 근대문학사에서 진부한 옛 형태를 개혁한 이정표가 되었다. 한국의 도쿄유학생들이 일본의 신문학운동에서 영향을 받았다면 시키의 창작도 그런 작품이었을 것이다.

시키는 결핵에 걸려서 일찍 세상을 떠나 애처로운 생각이 든다. 하지만 청과의 전쟁에 고무되고 조선을 식민지로 만드는데 기여한 신문기자 시키를 생각하면 더 애처로운 생각이 든다. 사람과 자연을 순수하게 바라보고 정서를 아름답게 만들어주어야 할 문학인이 종군기자로 일본군의 혁혁한 전과를 보도하려고 열망했다고 하니 더욱 그러하다.

■ 온천마을 뒷산에 묻힌 아키야마 요시후루

도고온천 본관건물

도고온천의 뒤쪽으로 시립 사기타니(鷺谷) 묘지가 있다. 이 묘지에는 지역의 유명인사들이 묻혀있다. 도고온천을 지금처럼 부흥시킨 초대 촌장(町長) 이사니와 유키야(伊佐庭如矢)가 묘지의 주인처럼 보인다. 그는 12년간 촌장으로 지내면서 1894년 본관을 개축하는 등 시설을 근대화시킨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유명한 인물 4명은 모두 군인이었다.

가장 앞세운 인물이 「언덕 위의 구름」 주인공인 아키야마 요시후루. 그는 노일전쟁의 봉천전투에서 기병 제1여단을 지휘하여 세계 최강이었던 러시아 기병대를 격파하는 공을 세웠다. 이 결전을 앞두고 척후대를 파견하여 중요 정보를 획득한 과정이 소년잡지에 연재되었는데 1957년에 '적중횡단 3백리'란 전쟁영화로도 제작되어 전설적 인물로 회자되었다.

한국과의 관계는 악연으로 시작된다. 명치 40년 헤이그의 제2회만국평화회의에 이준열사 등이 밀사로 파견되었는데 이때 일본측 육군전문가로 참석한 아키야마 요시후루가 한국밀사의 활동 상황을 통보해와 고종을 핍박하게 만든다.

근위사단장을 역임한 그는 1916년 식민지 점령군인 조선주차군 사령관으로 온다. 『순종실록』에 망국의 왕 순종은 아키야마 요시후루를 인정전에서 영접하거나 고종이 덕수궁 석조전에서 맞이하는 기사가 나온다. 아마 고종과 순종은 헤이그에 있던 일본 첩자가 요시후루인지 몰랐을 것이다. 대장으로 승진하자 축하선물까지 고종과 순종이 각각 보내고 있다.

아키야마 요시후루의 비석

교육총감을 지내고 예편한 후 마쓰야마에 돌아와서 사립 중학교 교장으로 6년간 재임했다. 육군대장 출신이 고향의 중학교 교장이 된 것은 드문 사례였다. 죽은 뒤 도쿄에 묻혔는데 유골 일부를 가져다 사기타니묘지에 또 하나의 무덤을 만들었다.

■ 사기타니묘지의 시라카와 요시노리

사기타니 묘지를 알리는 또 하나의 인물이 육군대장 시라카와 요시노리(白川義則)이다. 아키야마 요시후루의 동생인 사네유키의 유년시절 친구였던 그는 1832년 윤봉길의사의 상해 홍구공원 의거로 죽은 상해파견군사령관이다. 관동군사령관과 육군대신을 지내고 상해를 공격해서 점령한 파견군을 지휘하였다. 그는 요시후루와 마찬가지로 도쿄와 마쓰야마에 유골을 나누어 묻어 무덤이 두 군데에 있다.

군인으로 출세한 사람이 또 가와시마 요시유키(川島義之)이다. 그는 마쓰야마중학에서 나츠메 소세키에게 배운 학생으로 육군대장에 오른 사람이다. 한국과 관련도 적지 않아 함경도 나남에 주둔했던 19사단장을 거쳐 1932년에 조선군사령관이 된다. 파벌이 심했던 육군 내에서 무색무취해서 육군대신에 올랐으나 1936년에는 청년장교들의 2.26반란 사건 직후 예편하였다. 그후 국민정신총동원조선연맹 총재가 되어 한국의 인적 물적 수탈에 앞장서기도 한다.

이 묘지에 묻힌 사쿠라이 타다요시(櫻井忠溫)도 전설적인 인물이다. 육사 졸업 후 마쓰야마 출신으로 구성된 보병22연대의 기수가 되어 여순공격에 참여하였는데 러시아군의 총상을 8발이나 맞고 오른손이 잘려졌다. 총검에 무수히 찔려 시체로 오인당해 화장터로 옮겨지는 도중에 산 것이 확인되었다.

시라키와 요시노리

귀환한 뒤 요양 중에 집필한 참전기록인 「육탄」이 1906년에 간행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 책은 근대 전쟁문학의 선구로서 영국 미국 독일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15개국에서 번역 소개된다. 그는 소장으로 퇴역해서 「대장 시라카와」 「장군 노기」 「연막」 등을 썼는데 소설 주인공 시라카와 대장과 같은 묘지에 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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