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아름다운 건 박별 충북시인협회 청주지회장 밤이 아름다운 건 한낮의 아픔이 스러지기 때문 사번스런 엄마의 손길도 잠시 누워 쉬기 때문 밤이 아름다운 건 그대 사랑 떨리던 몸짓 영화처럼 되돌려보고 또 한 번 꿈의 신새벽을 끝까지 기다리고 있기 때문
백로 김현순 충북시인협회 회원 물속 하늘도 흐린 날 잿빛 침묵이 땅거미처럼 내려앉는 시냇가 일순간 마력으로 끌어당기는 환한 빛 있어 그 해밝은 쪽 바라보니 어디서 왔는지 때 묻지 않은 오래전 새하얀 꿈이 눈부시게 펼쳐진 오늘이 되어 찰나에 내 곁으로 나타났다가 신묘한 꿈에서 깨어난 조용한 새벽처럼 미지의 자리로 홀연히 사라졌다 귓가에 흐르는 물소리만 남겨놓은 채
동지(冬至) 박찬승 충북시인협회 이사 작은 설 亞歲日에 팥죽대접 나눔풍습 새알심 풍족함은 가족인심 담겨있고 대문 앞 팥죽 뿌려서 액운을 몰아냈네 장독대 박샘옆과 외양간전 팥죽치성 중,노동지 동지염원 가족건강 가축번성 태양의 붉음의 시작 우리만의 유월절 천지신 팥죽봉신 조상님전 제향차례 작은 설 애동지엔 자녀들 좋지않다 팥고물 시루켜떡을 팥죽대신 먹었다네 새 태양 동지날에 팥죽먹어 액운떨이 올 동지 노동지라 새알심도 더 풍족히 양기를 흡족히 담아 음기를 덜쳐내세
노래여 노래여 지은경 신문예총회장·문학박사 '죽지 말고 잘 살아야 한다' 강가에 나와 강물을 들여다보며 방생한 내 분신의 이름을 불러본다 하늘 한번 쳐다보며 훨훨 날아가 잘 살아야 할 텐데… 지금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을까 궁금하고 걱정이 되어 날개 달아준 네 이름 불러본다 시집갈 때, 어머니 내 두 손을 꼭 잡고 하신 말씀 '가서 잘 살아야 한다' 살아보지도 않고 눈물만 흘리던 난 지금 눈물 같은 시를 쓰고 있다 내 분신, 내 詩들아! 어디에 있던 죽지 말고 꼭 살아서 누군가의 눈물을 닦아주는 노래가 되어야 한다
함박눈은 내리는데 ~ 김종례 충주문인협회 이사 하얀 은어 떼들 들러리로 앞장세우고 면사포 끌고서 소리 없이 님 오시는 날 이름 모를 아이들 불러 모아서 세월의 빗장을 열어젖혀 보리라 송사리 없는 검은 하천을 씌우시고 불도저 종일토록 우는 벌판도 덮으시며 모서리 없는 우주의 솜이불 지으시네 동구 밖 삽살개가 반갑다고 짖어대고 측백목에 숨어 울던 고 귀여운 참새 떼들 오늘 다시금 그리워지는 연유 무엔가 저녁연기 골목 안에 자욱이 잦아들면 타다 남은 청솔잎에 눈 시려 울어대던 그 영문이 다시금 궁금해지는 해거름에 내일 아침이면, 소복이 눈 모자 얹고 올 수국 같은 아이들을 기다려도 좋으련만 ~ 전설 같은 겨울 동화 도란도란 들려나 줄 추억 같은 겨울 놀이 왁자지껄 놀아나 줄 아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어느 강의실 김영희 충주문인협회 회원 학생들 앉은 책상에 볼펜 대신 빨대 꽂은 커피잔 학생 앉은 책상마다 노트 대신 켜져 있는 노트북 조는 젊음 몇몇 너머에 파랑 노트에 볼펜 들은 시니어 눈빛 가을 별빛 같아라
가을 시 민용태 고려대 명예교수 스페인 왕립 한림원 위원 가을 시를 쓰는 내 손가락을 본다. 마른 가지 손가락이 컴퓨터를 맡고, 나는 그저 나무 위에 올라앉은 가을. 서글프리만큼 고운 초승달을 본다, 그믐달 닮은 초승달은 현기증 나게 아름다운 소녀의 속눈썹 내 시는 다 잃고 우는, 웃는 산골짜기 물소리
하늘재 오미아 충북시인협회 회원 청량한 하늘 아래 시원한 바람길이 열리는 525m 그다지 높지 않은 고갯마루길 계립령이란 이승과 저승의 고갯길 경순왕 아들 마의태자의 염원이 있어 소원하는 것들은 하늘에 닿아라 미륵대원지 입구에 의미를 부여하며 돌탑 성은 세월을 이기고 서 있다 아들을 하늘로 보낸 어머니의 소리 어머니를 부르는 한 남성의 소리 아픔을 겪고 있는 여인의 소리 백두대간을 향한 초로의 여인 배냥속은 날 산 벗들에게 보시할 양식의 흔들림 사각사각 소리는 무량의 기쁨인가 겨울 산행길을 걸어간 흔적들 내 발자국을 포개면서 오르고 있다 떡갈나무 해송들은 눈꽃으로 빛을 발하고 과거와 현재 미래 속으로 햇살이 석양을 따라온다
선심善心 최춘호 충북시인협회 회원 늙은 할머니 한 분 힘겹게 큰 보따리 들고 걸어간다 선심 땅에 내팽개치고 깔깔대며 할머니를 스쳐 지나가는 피 끓는 젊은 학생들 한 패거리 땅바닥에 버린 그 선심 아직 마음 젊은 칠십 살의 용기 얼른 주워 내가 사용했다 "어디까지 가세요! 제가 들어다 드릴게요."
누구세유 심억수 충북시인협회 회원 어머니는 신호음이 한참 울린 후에야 전화를 받는다 “어머니 저 병성이 애비유”하면 자식 목소리도 알아듣지 못하시고 “누구시유” “누구시유”하신다 “큰애유”하면 “누구라구유” “잘 안 들려유” “크게 말씀하시유”하신다 가끔 드리는 전화에 어머니는 “누구세유, 누구세유”만 되풀이하신다 “어머니, 별일 없지유” 소리치면 “누구세유, 누구세유”하다 전화를 끊는다 다시 전화를 걸면 “지금은 받을 수 없습니다. 뚜 소리 후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라는 안내 말에 울컥 힘없는 어머니 음성이 귓가에 맴돈다 “누구세유” “누구세유” “누구세유”
[충북일보] 최근 청주에서 고령 운전자가 대형교통사고를 내 고령운전자의 운전면허반납제도가 유명무실한 것 아니냐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충북지역의 65세 이상 고령운전자 운전면허반납률은 1.6% 수준으로 기록됐다. 고령운전자 중 운전면허를 반납하는 사람이 100명 중 1명 꼴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나머지 99명은 운전면허를 소지한 채 운전대를 놓지 않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충북 전역에서 고령운전자 면허 자진반납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한 지 벌써 5년이 됐지만 반납률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각 지자체가 지난 2021년부터 고령운전자들의 운전면허 반납을 독려하고 나섰지만 2022년도에 1.9%가 최고기록이다. 이후 2023년 1.79%, 2024년도 1.6%로 오히려 점점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충북지역의 운전면허 반납률은 타 지자체보다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부산광역시가 3.5%, 서울 2.9%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인근 지자체인 대전의 2.5%보다의 절반 정도다. 그렇다보니 충북지역 고령운전자들의 교통사고 발생 건수 역시 당연하게도 늘고 있다. 실제로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국가 인공지능(AI)컴퓨팅 센터' 유치전에 충북도가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도는 센터 유치에 성공하면 청주 오창에 들어서는 다목적 방사광가속기와 연계해 데이터 허브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충북도는 지난 2월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국가 AI컴퓨팅센터 구축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의향서를 제출했다고 30일 밝혔다. 현재 도는 컨소시엄 구성을 위해 국내·해외 클라우드, 통신, AI 기업 등과 접촉하고 있다. 센터 구축 사업에는 기업이 단독 또는 이들 기업 등과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달까지 컨소시엄 구성을 마친 뒤 참여 기업과 협의해 사업 계획서를 수립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센터 건립 부지도 확정한다. 청주와 충주 등 도내에서 전력 공급이 풍부한 지역을 대상으로 최적의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다. 이어 정부가 오는 5월 공모에 들어가면 지침에 따라 계획서를 최종 작성해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도는 충북이 국가 AI컴퓨팅센터 건립의 최적지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데이터 수요가 가장 큰 수도권과 가까운 데다 국토 중앙에 위치한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충북일보] 이영석(60) 충북예총 회장이 27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이달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이영석 신임 충북예총 회장은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지는 만큼 더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기쁜 마음으로 시작하고 있다"고 취임 소감을 전했다. 이영석 회장은 선거 공약으로 △예술인의 권익과 위상 정립 △창의성과 혁신을 위한 미래기반 구축 △충북예술의 글로벌 강화 △지속가능성과 통합적 비전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어느 한 가지부터가 아니라 모든 부분이 유기적으로 만들어져야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예총의 위상을 세우기 위한 뿌리 찾기 일환으로 70년사를 발간하고, 원로 예술인의 발자취를 후배예술인들이 바라보며 귀감을 삼을 수 있도록 명예의 전당격인 충북예술원을 설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열악한 충북예총 재정현황 개선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자생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지원금만에만 의존하지 않고 공모사업이나 지자체 위탁사업 등을 통해 수익사업까지 이어갈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자립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디지털시대속에 순수예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