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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1.07 15:27:51
  • 최종수정2024.01.07 15:27:51

박영순

'커피인문학' 저자

한 해가 시작될 때는 방에 누워도 길 떠나는 나그네가 된다. 겪지 못한 시간이 순례길처럼 다가오는 탓이다. 설렘과 비장함이 교차하는 이 무렵 커피애호가는 두 손을 모은다. 좋은 커피를 가려내는 지혜를 달라고… 커피를 행복하게 누리기 위해선 소비자가 앞장서 그릇된 풍토를 바꿔야 한다. 파는 사람들이 스스로 바뀌기는 하세월인 까닭이다.

커피를 구입할 때 성분표기를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면 좋겠다. 품질과 맛이 좋은 커피는 '아라비카', 카페인의 함량이 많고 맛이 좋지 않아 싸게 팔리는 것은 '로부스타'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커피 100%'라고 적혀 있다면, 둘 중 어떤 것일까? 비싼 아라비카라면 이를 홍보하기 위해 애써 '아라비카 100%'라고 적는다. 반면 값싼 로부스타라면 '커피'라고만 적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금이라도 비싸게 팔려는 속셈으로 '스페셜티 커피'를 악용하는 있으니 경계할 일이다. 품종은 차치하고 산지마저 제대로 표기하지 않은 채 '세상 1%의 커피', '프리미엄', '하와이 코나' 등 요란한 수식어를 붙여 파는 상품은 실상 '귀한 커피'가 아니다.

1966년 네덜란드 태생의 알프레드 피트가 미국 캘리포니아에 '피츠커피'를 만들어 산지와 품종을 정확하게 밝혀 소비자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스페셜티 커피의 정신'이 현장에서 처음으로 실천된 순간이다. 품종과 함께 커피를 재배한 지역(마을이나 농장)이 표기되지 않았다면, 결코 스페셜티 커피가 아니다.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콜롬비아 수프리모, 케냐 AA, 게이샤 등 근사해 보이는 표기들만 적혀 있는 상품에 속지 말아야 한다.

캡슐커피 역시 상술을 조심해야 한다. 캡슐 낱개 포장에는 제조일자가 표기되지 않아 기계에 장착할 때마다 찜찜하다. 팩포장지에만 표기하도록 한 제조일자를 낱개포장에도 적시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 일부 수입 캡슐커피들은 소비자이 손에 쥐었을 대 이미 제조한 지 한 두 달 지난 것이 많다. 커피는 볶이고 갈려진 순간부터 산패한다. 제조한 지 이토록 지난 커피들이 신선한 커피보다 몸과 정서에 좋을 리 없다.

캡슐커피가 배에 실려 오랜 시간 대양을 건너오느라 '건강함'이 떨어지고, 지구환경에도 해로운 탄소배출을 증폭시키는 점도 소홀히 넘길 일이 아니다. '스페셜티 커피 마케팅' 역시 캡슐커피에서 더욱 요란하다. 커피를 수확한 구체적인 땅뙈기를 밝히지 않은 캡슐커피라면, 제 아무리 스페셜하다고 우겨도 용납해선 안 된다. '값이 비싸면 좋은 커피겠지'라는 순진한 생각을 악용하는 심성은 소비자뿐 아니라 재배자에게도 가혹하다. 우리가 아무 커피에나 비싼 값을 치르면, 상인들이 커피에 제값을 치를 리 없기 때문이다.

소비량이 급증하는 디카페인 커피를 마실 때에도 생두의 품종과 등급, 카페인 제거 공법의 유형 등 여러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디카페인 커피가 일반 원두 커피보다 비싸게 팔리는 것을 재료가 좋기 때문이라고 잘못 인식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카페인 공법에 따라 생두를 증기로 찌거나 물에 오랜 시간 빠뜨려 두는 탓에 향미 성분이 손실되는 바람에 디카페인 커피를 만들 때에는 고급 생두를 사용하지 않는다. 카페인을 제거하는 공정이 추가되기 때문에 비쌀 뿐이다. 하지만 '건강한 커피'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 디카페인 커피도 '스페셜티 커피'에 비유되는 좋은 상품이 생산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커피를 까다롭게 골라야 구태에 익숙한 판이 바뀐다. 아는 만큼 커피가 건강해진다. '깐깐하게 구는 것'이 갑진년 새해에 커피애호가에게 요구되는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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