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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 개최 명암 - 준비와 호응 부족

대회 기간 내내 청주 개최 당위성 '의구심'
'초슬림' 조직위 불구 도청 업무공백 가중
관람객 5만7천명…목표치 절반도 못 채워'

  • 웹출고시간2016.09.08 21:07:57
  • 최종수정2016.09.08 22:51:01

편집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2016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이 마무리됐다. 무예의 성지로 거듭나겠다는 충북도의 구상은 한낱 욕심으로 끝난 분위기다. 성과보다는 미흡한 부분이 크게 두드러졌다. 1천억원의 경제 파급효과가 기대된다는 도의 전망은 체감은커녕 공감도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했다. 열악한 인프라도 극복하지 못했다. 무예마스터십을 놓고 전시행정의 또 하나의 표본에 그쳤다는 혹평이 나오는 이유다. 본보는 총 3회에 걸쳐 무예마스터십의 총평을 다룬다.

무예마스터십 태권도 경기가 치러진 지난 5일 청주체육관 모습. 관중석이 텅텅 빈 경기장에서 한 태권도 선수가 나홀로 품새 경기를 펼치고 있다.

ⓒ 최범규기자
[충북일보] 2016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은 시작부터 좋지 않았다.

추진 단계부터 개최 당위성은 설득력을 얻지 못했고 예산 확보에 애를 먹었다. 그만큼 준비도 부족했다. 대회 취지나 의미는 그럴싸했으나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각은 대회기간 내내 냉랭하기만 했다.

◇무예마스터십 탄생 과정

무예마스터십은 지난 2013년부터 추진됐다. 줄곧 추진해오던 충주의 무술축제를 '무술올림픽'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겠다는 구상에서 시작됐다.

그해 9월 (가칭)무술올림픽 기본계획 연구용역이 완료된 '세계무예마스터십'으로 대회 이름이 바뀌어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2015년 1월 추진계획을 수립한 뒤 2월 중앙 투자심사를 거쳤다. 10월 23명으로 꾸린 조직위 사무국은 이후 99명으로 확대됐다.

올해 1월 분야별 세부실행계획이 수립된 뒤부터는 각종 기관·단체의 지원 협약이 이어지며 대회 붐 조성에 박차를 가했다.

◇시작부터 '험로'…예산 확보·업무공백 불만

무예마스터십 개최의 당위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무술의 본고장이라는 명성을 충주가 선점한 상황에서 청주 개최는 의아하기만 했다.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세계무술연맹'이 충주에 있는데다 전통무예 교류·발전 연구사업과 세계 무예산업을 총괄·조정하는 유네스코 산하 국제무예센터(ICM)도 2018년 충주에 들어설 예정이다.

때문에 한 때 충북도의회 일부 의원들은 충주 개최를 주장하며 예산 투입에 난색을 보였다.당초 51억원의 무예마스터십 예산은 도의회 상임위와 예결위에서 삭감과 부활을 반복하며 진통을 겪은 끝에 가까스로 확보됐다. 그러나 지난 7월 충북도는 대회 규모가 커진데 따른 추가 예산 투입을 요청하면서 도의회의 신경을 또 건드렸다.

결국 "기왕 시작한 대회니만큼 도의회가 발목을 잡는 모습으로 인식돼서는 안 된다"라는 의견이 힘을 얻으면서 예산 30억이 추가로 투입됐다.

무예마스터십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외부에서뿐만이 아니다. 도청 내 업무공백에 따른 하소연이 끊이지 않았다.

내년도 정부예산 확보를 위해 정부부처 출장이 한창일 당시 무예마스터십 조직위에 인력 파견도 확대됐다. 여기에 휴가철까지 겹치면서 도청 직원들은 평소보다 2~3배의 업무량을 처리하는데 녹초가 됐다.

대회 시작 이후 경기장 5곳과 숙소 6곳에 배치된 도청 행정인력도 연인원 2천명에 달한다. 부서별 3~4명이 매일 경기장과 숙소 행정 지원에 투입된 셈이다.

◇관람객 외면 속 흥행 '참패'

통상 국제대회에는 200억~300억원이 투입되지만 이번 무예마스터십에는 이에 훨씬 못 미치는 예산이 투입됐다. 조직위 인력도 여타 대회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나름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고는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도는 당초 이번 대회 관람객 목표를 16만명으로 설정했다. 이를 위한 초대장은 50만장을 제작, 도청 각 실·국에 배부됐다.

하지만 7일간의 무예마스터십 총 관람객은 8일 오후 5시 기준 5만7천275명에 그쳤다. 목표치에 절반도 채 채우지 못했다. 특히 첫 경기가 시작된 지난 3일 총 관람객은 9천624명으로, 전날(2일) 개막식 입장객 7천183명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기마다 관중석은 텅텅 비었다. 조직위는 청주체육관 관람객을 3일 3천847명, 4일 4천474명, 5일 3천105명 등으로 집계했지만, 실제 경기장은 민망할 정도로 썰렁했다. 이마저 상당수가 지자체별 각종 협의회나 학교 등에서 동원된 인원이다.

/ 최범규기자 calguks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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