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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7.27 14:35:01
  • 최종수정2015.07.27 14:34:59

임미옥

작가

간밤에 빗소리가 들렸다. 거친 포르테군무 리듬이었다. 무심천 상류의 개천 풀들이 일제히 엎드려져 쓸린걸 보니, 밤사이 불어난 물줄기가 빠르게도 지났는가 보다. 시원하다. 계란프라이를 해도 될 것같이 달궈진 아스팔트에 물을 뿌려대더니만, 한차례 쏟는 빗줄기의 위력이 주는 시원함을 수 백 만대 에어컨에 어찌 비교하랴. 쩍쩍 갈라지는 논바닥에 양수기로 물대는소리가 덜덜 거리더니 가슴이 뻥 뚫린다.

한방이면 되는 것을…. 맞짱 뜰 자 그 누구랴. 변명한마디 못할 완전한 제압이다. 성난 해일 한 번에 토네이도 한차례에 사람들은 꼼짝 못한다. 부글부글 끓다 폭발한 땅덩이가 입을 쩍 벌려 도시 하나를 냉큼 삼키곤 입 싹 씻고 침묵해도 할 말이 없다. 언제 다시 폭발할지 사시나무 떨 듯 살피며 연구하고 연구해봐야 또 당한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대단하다지만, 한방 자연의 힘에 속절없이 무너진다.

제압하고 당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세상은 요란하다. 산에선 칡덩굴이 소나무를 감고, 들에선 노루가 쫓기고, 공중에선 독수리가 참새위로 가만히 원을 그린다. 물에선 새우가 쏘가리에게 당하고, 기어 다니는 두더지에게도 위용부릴 개미가 있다. 그렇게 이유 없이 쫓겨 다니다가 더 빠른 자들에게 처참하게 당하는 걸 보면 약자들이 안쓰럽기 그지없지만, 고래와 새우관계라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겠다.

인간세계도 다르지 않다. 먹히고 먹는 치열한 경쟁사회 구조를 내 힘으론 어쩔 수 없어 포기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내가 횃불이면 그대는 해요, 내가 논에 겨우겨우 물을 갖다 대는 도랑물이라면 당신은 때맞추어 시원하게 죽죽 내려주는 비요….' 다소 어울리지 않을 수 있지만 '요' 임금이 '허유'에게 천하를 주겠노라며 설득하는 한 대목이 생각남은, 횃불과 해, 도랑물과 비, 이처럼 비약적이진 않아도, 능력, 재능, 외모, 성품에서 나보다 잘난 사람이 가까이 있어 행복하지 않아서 일게다.

스티브잡스처럼 나와 현격한 차가 나면 포기하겠는데 동급위치에 있는 그를 노력으로 능가하지 못하면 기분이 나쁘다. 더구나 받아들이기 싫을 만큼 만만히 볼만한 상대가 아주 가까이에서 신경을 툭툭 건드리면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그리되면 조금정도 앞선 누군가를 시샘하느라 행복을 갈취 당한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얄밉게 잘난 그를 시기질투하게 되고, 그런 내 자신이 치졸하여 불행을 느끼게 된다.

타고난 영감은 1프로이고 노력이 99프로라는 교과서적인 말이 다 적용되는 건 아닌가 보다. 실력과 재능을 갖추어 쉽게 가는 것도 부러운데, 그는 인화까지 좋아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다. 목표를 향하여 나는 겨우겨우 가는데 쉽게도 가면서 인기까지 있는 그를 어떻게 인정하란 말인가. 허유는, 말술이라도 사고 싶을 것 같은 찬사를 요임금으로부터 들었을 때, 천하란 그렇게 물건을 주고받는 것처럼 사사로이 주고받는 것이 아니다. 자연의 덕으로 하늘의 덕으로 해야 한다면서 거절한다.

자연의 덕으로 가야 하는 것을…. 노력만으로 가려 했던 건 아닐까 돌아본다. 해는 떠오를 때마다 이빛으로 세상을 비춰야지 하지 않고 자연히 떠오를 뿐인데 사람이 빛을 향해 몰리고, 비 역시 세상을 충분히 적셔야지 하지 않고 내리는 것뿐인데 사람들은 거기서 물을 얻는 것처럼 성공도 인기도 노력만이 아닌, 자연의 덕으로 해야 하는 것을…. 잘되고 사람이 그에게로 모인다면 그는 자신에게 베푸는 자연의 덕이라는 진리를 깨달았는지도 모른다. 자연은 공평한 것이니, 눈을 돌려서 반드시 있을 내게 베푼 덕을 찾아 그 덕으로 간다면 자유를 누리며 행복할 수 있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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