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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광호

청석고등학교 교사

고대 중국 월나라 미녀 서시(西施)의 이야기는 상쾌하다. 그 미모가 얼마나 대단했던지, 어느 날 서시가 냇가로 빨래를 하러 갔더니, 빨래터 주변을 유영(游泳)하던 물고기들이 시쳇말로 '헉, 섹쉬한데!' 하며 정신줄을 놓고 바라보다 물속으로 가라앉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서시는 '침어(沈魚)'란 이름까지 얻게 됐단다.

이쯤 되면 뭐든 '가장 크고, 가장 넓고, 가장 많게'를 고집해 왔다는 중국인들의 과장이 밉지만은 않다. 어찌 그런 기발한 상상이 가능했을까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까닭이다. 그런데 얘기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참으로 맛깔스런 과장이 하나 더 붙어 전해진다.

서시에게 가슴앓이 병이 있어 얼굴을 노상 찡그리고 다니는 버릇이 있었는데 그 모습조차 매혹적이었단다. 같은 마을에 사는 추녀가 자신도 그럴까 싶어 매양 흉내를 내고 다니니, 동네 부자들은 대문을 걸어 잠그며 집안으로 틀어박히고, 가난한 자들은 식솔들을 거느리고 마을을 떠났다는 것이다.

중국 4대 미녀 중 한 여인이라니, 이런 과장된 일화들은 모두 그녀의 아름다움을 부각시키기 위해 바쳐진 꽃 장식들일 터였다. 특히 그녀의 병에서 비롯된 버릇마저 그녀를 돋보이게 했다면, 버릇이 단지 버릇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한 개인에게 중요한 의미까지 부여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우리도 버릇에 대해 한 번쯤 짚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좋은 버릇이든 그렇지 못한 버릇이든 누구나 문신처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다리를 떠는 습관은 왠지 정서가 불안해 보인다. 입만 벌렸다 하면 남의 흉을 보는 사람은 불편하다. 툭하면 상대방을 속이는 고약한 말버릇을 가진 이도 불쾌하다. 불평불만을 입에 달고, 비분강개로 마음의 병을 초래하는 이는 민망하다.

반대로 새벽이나 잠자기 전에 독서 습관을 가진 이는 과묵하다. 음악 감상이나 명상을 통해 자신의 정서를 순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얼굴이 밝다. 늘 남에게 봉사하는 데서 보람을 찾는 이, 언제나 미소 지으며 밝은 얼굴로 인사하고, 다정하고 친절한 태도가 몸에 밴 사람을 만나면 반갑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처럼 나쁜 버릇을 버리고 싶다 해서 곧장 떼어 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없던 버릇이 하루아침에 생겨나지도 않을 일이다. 쉽게 고칠 수 있거나 바뀌지 않는 것이 버릇의 속성이다. 좋지 않은 습관을 평생 멍에처럼 짊어지고 산다고 가정해 보라. 참말로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기에 자신에 대한 진지한 진단과 성찰 후에 오랜 시간을 투자하여 좋지 않은 버릇을 떨쳐버리고 좋은 습관을 지닐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각자가 좋은 버릇을 계발하고 체화하여 자신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행동 또한 긍정적으로 바꾸어 인생을 한 단계 고양시킬 필요가 있다. 좋은 버릇은 인간을 빛나게 만들고 향기롭게 변화시킨다. 그 빛과 향기는 강한 전염성을 가지고 전파되어 인간관계 형성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바람직한 버릇을 지닌 사람들이 많아지게 되면, 서시 마을의 장자는 다시 문을 활짝 열고, 마을을 떠났던 이들도 기꺼이 가솔들을 이끌고 다시 돌아오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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