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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옥

수필가

딸아이가 결혼을 앞두고 제 쓰던 물건들을 정리하는 걸 보았다. 초등학교 때 쓰던 저금통을 비롯, 머리핀 등 아까워 버리지 않고 있는 것들이 많기도 했다. 친구나 가족과의 추억이 서려있는 물건들이라 해서 신혼집으로 전부가져갈 수는 없는 일, 버릴 건 버려야한다. 이십 팔년 동안 나의 딸로 살았던 정든 물건들이 마대자루에 담겨 폐기물로 나갔다. 이젠 아내로 주부로 살아야할 새 물건들로 교체될 것이다.

남편의 손지갑이 돈이 보일 정도로 네 귀퉁이가 닳아서 새 지갑으로 바꿔주었다. 그런데 헌 지갑을 계속 쓰는 것이 아닌가.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잔소리했더니 헌 지갑 속에 들어있던 물건들을 새 지갑으로 옮겼다. 하지만 길이 나 익숙하기까지 헌 지갑이 손에 익숙해서 좋았다는 말을 몇 번 했다. 때론 새것보다 헌 것, 손때가 묻은 것, 그래서 정이 묻어 있고 익숙하여 더욱 소중히 여기는 물건들이 있다.

요즘은 옷이 헤어져 입지 못하는 경우보다 유행이 지나 못 입는 경우가 더 많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옷값을 톡톡히 하면서 오래오래 입는 옷이 있다. 내게도 색상, 질감,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 오래 입은 옷이 있었다. 그런데 의자 귀퉁이에 걸리자 더 이상 입지 못하게 손상돼버렸다. 그 원피스를 의상실에서 맞출 당시 여분의 천을 챙겨놓은 것이 생각나 수선해 보려고 꺼냈다. 하지만 새 천은 그대로인데 헌옷은 탈색이 돼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생베조각을 낡은 옷에 붙이는 자가 없나니 기운 것이 그 옷을 당기어 헤어짐이 더하게 됨이요…"라는 성경구절이 생각났다. 이어서 성경은 "새 포도주를 낡은 부대에 넣으면 부대가 터져 포도주도 쏟아지고 부대도 버리게 되니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둘이다 보전된다."고 말씀한다.

새로운 것만 중요시하고 전통을 무시하라는 말씀으로 이해하진 않을 줄로 안다. 새것이라고 무조건 받아들여서도 아니 되겠지만, 전통이라 하면서 무조건 지키려고 고집 부려선 더욱 아니 된다. 전통이란, 오늘을 사는 사람들의 문제의식과 가치기준에 어긋나지 않으면서 보존가치가 있을 때 전승되어야한다. 예수님 당시, 사람들의 삶의 형태와 신앙적 요소들은 심각한 문제들이 있었다. 이와 같이 신념은커녕 타락한 종교지도자들의 횡포로 인하여 구원자 메시야가 나타나기를 갈급하고 있었다.

발효 중인 포도주와 생베는 새로운 삶의 양식을 의미한다. 당시종교지도자들에게 획기적 개혁의지를 담고 외치는 예수의 출현은 충격이었다. 하지만 예수의 새로운 복음실천운동은, 부패하고 타락한 종교의식을 채택하지 않고 그 자체만을 발전시켜 나간다. 더 이상 효용가치가 없는 낡은 체제를 새로운 체제에 이용하려하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게 돼서 둘 다 쓸모가 없어질 경우를 조심하라는 말씀이다.

생베로 낡은 옷을 기우면 기운 것이 옷을 당기어 헤어짐이 더하게 되고,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둘 다 보전 된다는 말씀처럼 버릴 것을 버리지 않으면 집착이 되기 쉽다. 추억은 추억으로 남기고 버려야한다. 새로운 한해가 시작됐다. 내게 구태의연한 낡은 양식은 없는가. 버리지 못하며 끌어안고 집착하는 것들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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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