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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국제도시 비전을 위해서는 미호강의 안전부터

  • 웹출고시간2023.08.01 16:26:19
  • 최종수정2023.08.01 16:26:19

정초시

충북도 정책수석보좌관

오송은 청주의 변방에 있었으면서 미호강을 끼고 있어 자연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되는 지역이다. 그러나 교통망의 획기적 변화는 오송을 전혀 다른 도시로 바꾸어 놓았다. 2010년 경부고속철도 승차역과 충북선 환승역으로 지정되었으며, 급기야 2015년 경부 고속철도와 호남고속철도의 분기역으로 결정되면서 오송은 전혀 새로운 도시로 성장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오송에는 식약처를 비롯한 6대 바이오관련 국책기관, 연구기관과 대학캠퍼스 및 기업들이 자리 잡고 있어 바이오와 화장품 등의 연구와 산업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최근 K-Bio 스퀘어 선정, KAIST 오송 바이오캠퍼스 설치계획, 카이스트 부설 AI 바이오 영재고등학교 신설, 국제학교 추진, 바이오 소부장특화단지로 지정되는 등 오송은 명실 공히 산업적·연구·교육 기능을 갖춘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충청권 광역철도가 개통된다면 충청권이 하나의 시장으로 형성되면서 오송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최근 충북 경제자유구역청은 오송을 국제도시로 선포하고 국제도시가 갖추어야할 요소들을 하나씩 점검하며 준비해나가고 있다. 국내 최고의 도시에서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원대한 비전이다. 오송을 산업단지라는 작은 개념에서 인적·물적 국제적 교류가 가능한 도시로 대전환을 이루겠다는 표현이다.

그런데 최근 큰 일이 생겼다. 미호천교 임시 가설제방이 붕괴되면서 궁평2 지하차도가 미호강 급류에 휩싸여 침수되어 14명의 사망자와 10명의 부상자가 나왔고, 미호강 주변 일대가 크게 침수되어 가옥과 농작물 등이 크게 훼손되는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지금 단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희생자들을 위로하고 철저한 원인규명과 책임의 소재를 밝히며 사회적 보상체계의 마련 등 사후수습에 전념하는 모습이다.

우리는 분명한 교훈을 얻었다. 인간의 생명의 가치는 가장 고귀하며, 이것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안전가치를 최상의 위계에 두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 홍수 피해를 경험하면서 물 관리에 있어서 치수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많은 희생을 치루면서 값비싼 교훈을 얻었다. 치수계획은 장기적이고 구체적이어야 하며 근본적 원인분석과 더불어 대책을 세워야 한다. 치수는 충북도민 모두에 해당되기 때문에 그 절차에 있어서도 가능한 한 많은 도민의 소리를 경청하면서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네덜란드는 말 그대로 저지대 땅이라는 뜻이다. 약 25%의 국토가 해수면보다 낮은 저지대에서 간척으로 만든 땅이다. 게다가 라인강의 하류에 위치하고 있어 독일 등 상류지역에서의 홍수로 큰 피해를 입는 지역이어서 지리적으로도 매우 불리하다. 1953년 대홍수 사건으로 1천835명이 사망하면서 네덜란드는 치수관리에 대한 근본적 대책으로 댐과 제방 보수 및 축조, 물 방류시설 구축 등 1958년부터 '델타 프로그램' 수해대응 국책사업을 계획하고 최근까지 시행해 오고 있는데, 2021년 독일 대홍수에도 한 명의 사망자도 없었다고 한다. 이러한 기반 위에 암스테르담, 로테르담 등 세계적인 도시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난리를 겪으면서, 침수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오송이 국제도시로 성장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오송은 구릉지대의 평야이지만 하천보다 낮은 저지대에 있기 때문에, 항상 침수 위험이 있는 지역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오송을 둘러싼 미호강과 병천천 등 지류하천에 대한 치수계획, 더 멀리는 미호강 전반의 완전한 치수계획이 없이는 오송 국제도시는 몽상에 불과할 것이다. 오송이 국제도시로의 대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강이 가지는 안전과 풍요로움의 가치를 최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가장 안전한 강을 만들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가장 아름다운 강으로 조성되어 미호강이 오송 국제도시의 창의력과 상상력의 원천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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