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괭이 미정 최병채 충북시인협회 회원 닳고 닳은 아버지의 괭이 흙 한 줌 떠내기도 힘든 괭이날로 아버지가 일군 밭뙈기엔 풀이 자랄 새가 없었다 조막만큼 남은 괭이날은 아버지의 땀이었고 자식 위한 눈물이었다 아니 삶을 위한 몸부림이었다 그 괭이가 언제부턴가 나의 손에 쥐어졌다 아버지의 추억과 함께 한여름의 땀방울이 영글어 간다
벌초 大所 최진섭 충북시인협회 회원 아무리 반듯하게 대감이라 불러봐도 양반은 있었지만 대감은 눈 밖으로 갑부와 고위직 정조(貞操) 사정없이 잘린다 떼거리로 뭉치고 뭉쳐 너도나도 대왕으로 알랑대는 신하만이 체면 따위 구겨져도 이대로 죽어도 좋아 영원히 변치 말자 정해진 운명의 길 세속으로 가는 이치 육십갑자 질긴 인연 님과 놈의 사잇길 어쩌나 풀은 베어지고 잡초는 무성한데
여름 김영희 충북시인협회 회원 한여름 쏟아지는 햇볕을 몽땅 담아 두었다가 한겨울 추운 가슴들 겨우내 녹여주고 싶다
장미와 가시 김정범 충북시인협회 회원 무언가를 사랑한다는 건 죽는다는 것이다 꽃잎의 죽음이 왔을 때 비로소 너는 그를 사랑할 수 있다 사랑의 폭풍 속에서는 아무도 제 붉은 살을 온전히 간직하거나 보존하지 못한다 꽃잎이 마르고 네가 죽고 마른 가시가 단단해졌을 때 작은 사랑은 완성된다
비와 당신 이야기 사천우 전성호 충북시인협회 회원 비 내리는 밤, 당신 신호가 창문을 두드려요. 마음 한구석 조용히 잊힌 슬픈 약속 빗물에 씻기고 희미한 물결에 흩어져요. 가로등 사이 길 잃은 마음 빗방울처럼 어딜 헤맬까? 비 스며든 소리, 외로움 타고 먼 곳에서 당신 생각에 젖어 들어요. 비가 내릴수록 선명해지는 그리운 실루엣 빗물 섞인 눈물 감추다 흐려진 시야 투명한 창에 그린 당신 향한 마음 깊어져요. 비 그친 후 남은 흔적과 젖은 옷깃, 마음으로 부르는 메아리 장마 지나면 맑은 하늘 아래 다시 한번.
감기빌런 김미경 쉬라고 하는데 쉴 수가 없었다 머리에 벌침을 쏘며 오기도 하고 목구멍에 로열젤리가 잔뜩 쌓이기도 했다 슬프지 않아도 눈물이 나왔다 고슴도치가 나를 끌어안았다 나의 항변은 콜록콜록 목이 쉬도록 콜록콜록 눈물을 흘리면서도 콜록콜록 바람은 치명적이다 열정을 따라 떠났던 그녀도 치명적이다 쉼 없이 일만 하는 나는 그녀의 도플갱어가 되었다 붉은 것은 거부할 수 없는 붉음 콜록을 잠재우는 민간요법은 히말라야 핑크솔트 하루 종일 병원 놀이를 하여도 똬리를 튼 빌런, 내가 되었다
우산 서승석 충북시인협회 이사 단양문인협회 회장 우산은 능선의 날개를 접은 산 그 산은 햇살에 잠들어 빗물에 기지개 켠다 그 산의 줄기는 작아도 비바람에 주눅 들지 않아 비에 옷자락 풀어 그대 품에 안길 때 빗길 골목에 나도 산이다 우산은 햇살에 잃은 사랑 그토록 가뭄에 앓은 가슴 펴 그대의 손 잡아 난 빗물에 속은 눈물의 연인, 손잡이 동행의 산이다 고운 손길을 놓은 임이여 무지개 떠 쨍한 햇살에 나를 또 버리려오 빗길에 임 기다리는 외출의 동반자 짝의 산 우산을
다육이 나문자 충북시인협회 회원 아침에 눈 뜨면 지난밤 잠은 잘 잤나 궁금해지는 춥지는 않았었나 덥지는 않았었나 궁금해지는 마음 어쩔 수 없어 맨발로 뛰어나가 밤사이 아프진 않았나 걱정하게 되는 내 마음 언제부터인가 너와 나 무언으로 통하는 순진무구한 사랑이 고이 싹트고 있었구나
내소사 서용례 충북시인협회 회원 산문 안으로 이어진 길을 걸어가다가 그대 보고 싶은 속마음 바람이 알았는지 전나무길 따라가는 길에 진언이 산딸기로 무수히 떠 있고 달빛 따라 조근조근 들려주는 내소사 꽃살문 부처님 말씀 한숨 쉬지 마라 맑은 눈을 가져라 천천히 걸어라 돌탑에 작은 돌멩이 올려놓고 작은 새가 총총 걸어 그 모습 따라 발걸음 세워봅니다
백두산 친구 장병학 한국아동문학회 중앙위원장 충북시인협회 회원 꿈에서도 오고 싶었던 우리 민족의 상아탑을 찾았다 중국인들은 연중 흰 눈으로 쌓여 아름다운 은세계라 장백산이라고! 오뉴월에도 하얀 옷 입은 은빛 천지에 내려가 하얀 눈덩이 말아가며 “우리의 소원은 통일……” 평화 통일의 노래를 목이 터지도록 불러 본다 팔월 뙤약볕에서는 하얀 눈덩이도 숨이 차 검푸른 천지로 변해 백두산 깊은 물길도 한눈에 잡힌다 그 옛날 고구려, 발해가 용맹 떨쳤던 우리 땅이었는데 어찌하여 백두산까지 분단되어 다른 나라 땅으로만 올 수 있나? 그리운 백두산 친구야! 힘겹게 친구를 만나니 내 마음은 기쁨보다 슬픔이 앞을 가린다 북녘땅 장군봉도 어서 오라고 나에게 메아리쳐 보지만 다정한 친구인 네게 못 가는 심정 가슴이 찢어지고 목이 메인다 그리운 친구 백두산아! 삼천리 금수강산 곳곳에 평화 통일의 씨앗 한 아름 뿌려다오.
[충북일보] 청주시가 이달 말까지 옛 청주병원 건물을 철거하겠다고 1일 밝혔다. 시는 현재 진행중인 옛 청주병원 건물 철거작업을 오는 25일까지 완료하고, 7월부터 본격적인 신청사 건립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시는 7월 이전까지 매장유산 정밀발굴 조사와 신청사 건립사업 시공사 선정 등을 추진키로 했다. 청주시의회에서 요구하던 의회동 위치 변경은 시의원들의 동의를 받아 기존 설계대로 공사할 예정이다. 당초 시의원들은 의회동이 신청사 본청이 될 건물의 뒤편에 자리잡고 있어 이를 좀 더 남측으로 이동·건립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시는 행정적 절차의 어려움을 들어 시의원들을 설득하고 원안대로 건물을 짓기로 했다. 다만 시청 본청 건물과 시의회 건물을 연결하는 다리를 만든다는 것이 시의 계획이다. 본격적인 신청사 건립사업 공사가 7월부터 추진되면 시는 오는 2028년까지 신청사 건립사업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 관계자는 "통합 청주시가 출범한 이래 오랜 염원이었던 통합 청주시청사 건립사업이 본궤도에 진입했다"며 "신속한 사업추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청주시 신청사는 상당구 상당로 155(북문로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오는 2026년 2월 실시 예정인 전국 신협 개별 이사장 선거를 앞두고 과열 혼탁 양상이 우려되자 신협중앙회 차원에서 불법선거 근절을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신협중앙회와 충북본부에 따르면 내년 2월 치러지는 신협별 이사장 선거는 오는 2029년 예정된 전국동시신협이사장 선거를 앞둔 마지막 개별 이사장 선거다. 충북도내의 경우 80여개 신협 중 40여개 신협의 이사장 임기가 내년 2월 중 만료된다. 이중 다수 후보자가 등록하는 신협은 경선을 치르게 돼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치열한 선거가 전망되면서 투표수 확보를 위한 조합원 가입과 출자금 대납 등 불법선거운동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신협 관계자 A씨는 "최근 조합원 가입을 유도하는 모집책을 통해 가입한 경우 또는 출자금 대납을 통해 조합원 가입을 했다는 이들의 제보가 늘고 있다"며 "먼저 가입 후 통장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면 입금하는 방식도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신용협동조합법에 따르면 조합원은 출자좌수에 관계없이 평등한 의결권과 선거권을 갖는다. 1인 1 투표제다. 다만 조합원 자격 유
[충북일보] 이영석(60) 충북예총 회장이 27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이달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이영석 신임 충북예총 회장은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지는 만큼 더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기쁜 마음으로 시작하고 있다"고 취임 소감을 전했다. 이영석 회장은 선거 공약으로 △예술인의 권익과 위상 정립 △창의성과 혁신을 위한 미래기반 구축 △충북예술의 글로벌 강화 △지속가능성과 통합적 비전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어느 한 가지부터가 아니라 모든 부분이 유기적으로 만들어져야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예총의 위상을 세우기 위한 뿌리 찾기 일환으로 70년사를 발간하고, 원로 예술인의 발자취를 후배예술인들이 바라보며 귀감을 삼을 수 있도록 명예의 전당격인 충북예술원을 설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열악한 충북예총 재정현황 개선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자생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지원금만에만 의존하지 않고 공모사업이나 지자체 위탁사업 등을 통해 수익사업까지 이어갈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자립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디지털시대속에 순수예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