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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1.19 15:12:45
  • 최종수정2025.01.19 15:12:45

김승호

충북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

얼마 전 한 교원단체가 진행한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했다. '학생 수 감소 위기'가 주제였다. 나는 '위기'라는 표현은 현실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위기는 가능성을 어느 정도 포함한 단어다. 학생 수 감소는 그럴 수도 있는 가능성의 단계가 아니라 이미 정해진 미래다. 최소 19년간 말이다.

2024년 출생 등록자 수가 전년도 대비 3.1% 늘어났다. 그러나 숫자를 따지면 24만 명을 조금 웃돌 뿐이다. 2014년 43만5천 명에 비해 10년 만에 출생자 수가 20만 명 정도가 줄어들었다. 2024년 기준, 충북에서 두 번째로 큰 충주시 전체 인구가 20만 명 정도 된다. 30년 전인 1994년에는 72만1천 명이 태어났다. 3분의 2가 줄어들었다.

학생이 줄어든다지만 학교는 아직 체감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두 가지 때문이다. 하나는 시간 차이다. 출생아 수가 줄어들었다지만 실제 학교에 영향을 미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초등학교 입학 기준으로는 7년, 중학교는 10년, 고등학교는 13년이 걸린다.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만 비교해도 시간 차가 있는 셈이다.

두 번째는 공간 차이다. 여전히 신도시 중심으로는 과밀학급 현상이 발생하고 학교가 부족하다. 학교를 기준으로 보면 학생 수의 부익부 빈익빈이 일어난다. 아이들이 많은 곳은 자녀 키우기 좋은 곳으로 소문이 나서 점점 더 밀집하여 학생 수가 많아지고, 적은 곳은 점점 더 줄어든다.

이처럼 시간과 공간 차이는 학교를 둘러싼 다양한 목소리를 낳는다. 초등학교는 감소로 인한 과원 대책 마련이 필요해지고 있는데, 고등학교는 올해 고교학점제 전면 실행을 앞두고 교사들의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소멸 지역에서는 학교를 중심으로 지역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는 반면 밀집 지역의 과밀학교는 절대적인 공간이 모자라 아이들의 활동 공간이 부족하다.

이러한 현상을 감안하면, 오늘 시급한 문제는 내일은 자연스레 해결된 문제일지도 모른다. 예컨대 10년 후의 대학입시는 현재의 경쟁이 아니라 줄어든 학생 수를 감안한 모델이 고려되어야 한다. 반대로 오늘 고민하지 않으면 내일은 더 큰 사안이 될 문제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교사 채용 문제다.

학생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교사 수를 줄여야 한다는 얘기들이 나온다. 교사 수를 줄이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신규 교사를 채용하지 않는 것이다. 기존의 교사들을 줄이는 방안은 현실적이지 않다. 일을 일찍 그만두게 하고 연금을 오래 지급하는 방식을 시민들이 선호할 리 없다. 한편 학교에 젊은 교사들이 가져오는 활력이나 새로운 아이디어, 그들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정서적 친근감 등을 고려하면, 교사 수를 줄이기 위해 신규 교사 채용 규모를 줄이는 것도 마냥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지금의 단일한 양적 기준에 맞춰 교사 수를 배정해야 한다면, 시공간의 차이로 생겨나는 다양한 요구에 학교는 무력할 가능성이 높다. 학교에 대한 다양한 요구는 곧 교사에 대한 다양한 요구이다. 이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교사 체제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어떤 교사가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한 산정도 다시 되어야 한다. 전문교사체제나 교사 재훈련 등의 문제가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최근 교육감협의회에서 윤건영 충북교육감은 "교사 정원 기준을 다차원적으로 재구성되어야 한다"며 교원정원 제도 개선을 주장했고 이에 따라 특별위원회가 만들어졌다. 교육계와 교육에 관심이 있는 시민들이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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