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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7.23 19:12:01
  • 최종수정2024.07.23 17:54:03
[충북일보] 고등학교를 자퇴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대학 입시를 위한 선택이 많다고 한다. 모순도 이런 모순이 없다. 대한민국 공교육의 씁쓸한 현주소를 보는 것 같다. 지난해 자퇴나 유학 등으로 고교를 그만둔 학생이 전국적으로 2만7천 명을 넘는다. 충북에서도 800명을 넘어 심각하다. 교육부 초·중등 교육정보 공시 서비스 '학교알리미'에 올라온 올해 5월 공시를 보면 그렇다. 충북에서는 지난해 기준 3만9천580명의 고등학생 가운데 826명(2.1%)이 학교를 떠났다. 2019년 781명(1.8%), 2020년 468명(1.1%), 2021년 732명(1.8%), 2022년 772명(2.0%)으로 증가세다.

전국적으로 지난해 학업을 중단한 고교생은 모두 2만5천792명이다. 전체 고교생의 2%다. 자퇴, 무단결석, 퇴학 등으로 학교를 떠난 학생을 모두 포함한다. 보통 2%를 넘으면 학교가 제 기능을 하기 어렵다. 현재 고교 1∼3학년은 코로나19 유행 당시 중학교 1∼3학년이었다. 학교가 문을 닫는 동안 학습 손실, 교우 관계 결핍 등이 누적된 '코로나 세대'다. 이들이 고교에 진학한 이후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학업 중단 학생은 내신 경쟁이 치열한 서울의 일부 일반고 등에 국한됐다. 하지만 확연히 달라졌다. 검정고시를 치르거나 해외 유학을 대입 우회로로 선택한 자퇴생이 많아졌다. 탈(脫)학교 흐름이 거세지고 있다. 물론 부적응이나 학폭 등의 이유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학생·학부모 사이에 '학교 교육이 대입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의 만연에서 비롯된다. 고교 과정 없이도 수능만 성공하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는 그릇된 판단이다. 궁극적으로 학생들이 학교를 '왜 다녀야 하나'를 묻기 시작한 셈이다. 오직 대학 입시만을 위한 획일적인 교육에 염증을 느낀 학생들의 의지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 사이에서 공교육 무용론은 공공연하다. 공부는 학원에서 하고 학교에선 부족한 잠을 보충하는 이상한 현실이 됐다. 고교 3학년 땐 더 심한 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수업 중인 과목과 다른 학원 교재를 보거나 인터넷 강의를 들어도 묵인되는 분위기다. 공교육은 사실상 껍데기에 불과한 처지가 됐다. 자퇴생들이 학교 대신 대입 우회통로로 이용하는 건 검정고시다. 내신과목의 86%가 고 1~2학년 때 결정된다. 1학년 성적이 전 학년 성적에 크게 작용하는 셈이다. 1학년을 마친 뒤 내신점수가 시원찮을 경우 자퇴하는 학생이 많은 이유다. 그러나 검정고시는 교육 소외 계층 해소라는 취지로 시행되는 제도다. 이런 검정고시가 불리한 내신점수를 만화하기 위한 자퇴생들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재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교육 정상화 측면과도 거리가 있다. 교육당국은 자퇴생 증가원인을 면밀히 살펴보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무슨 이유가 생겨도 공교육을 포기할 수는 없다. 학교는 입시 외에도 많은 역할을 한다. 그렇게 단순한 공간이 아니다. 입시 교육 말고도 인격을 함양하고 올바른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목적도 있다.

학교가 학업 중단 학생들을 붙잡으려면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 학생들의 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학교다운 학교가 돼야 한다. 정부와 학교는 자퇴생이 급증한 이유부터 면밀히 살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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